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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카데미 시상식①] 충격과 공포의 반전극, 야구판 식스센스 '엘롯라시코'

기사입력 2017.07.14 09:59 / 기사수정 2017.07.14 09:59

채정연 기자

※각본 없는 드라마인 야구! 그 중에서도 설마가 사람을 잡고,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는 유독 쇼킹한 경기들이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는 '실화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영화보다 더 극적이었던 전반기 역대급 경기 TOP3를 선정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KBO리그에서 가장 야구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더비를 꼽으라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시리즈가 '엘롯라시코'다. 엘롯라시코 속 대량 득점은 대량 득점이 아니며, 리드는 리드가 아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뒤집힐지 모르는 이들의 경기는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게 한다.

매년 명경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온 두 팀이 이번에는 이틀 연속 사직에거 연장 접전을 벌였다. 당일 경기가 끝나는 것이 아쉬웠는지 두 팀은 첫날부터 무박이일 혈전을 펼쳤고, 대략 18시간 뒤 같은 곳에서 만나 또다시 연장 승부를 펼쳤다.


"니가 해라 승리" 너무 친한 두 팀의 역대급 '리드 떠넘기기'

양 팀은 초반부터 장군멍군을 반복했다. LG가 1회 양석환이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롯데는 2회 LG의 실책을 빌미삼아 역전에 성공했다. 3회에는 강민호의 솔로포로 3-1까지 달아났다. 

4회 LG가 추격을 시작했다. 채은성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송승준이 두 번의 폭투를 범하며 다시 역전했다. 8회초 채은성의 2루타, 유강남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롯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8회말 강민호가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5-5 동점이 됐다. 

균형을 깨지 못한 두 팀은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LG는 10회초 오지환의 빗맞은 안타, 유강남과 안익훈의 몸 맞는 공으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롯데는 마운드를 노경은으로 교체했으나 이천웅의 만루포, 정성훈의 희생타가 나오며 5점을 얻었다. 많은 이들은 이때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다음 이닝부터였다. 롯데는 10회말 나경민, 황진수의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신본기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LG 마운드는 진해수로 교체됐다. 그러나 이우민의 내야안타로 만루가 됐다. 김문호가 싹쓸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경기는 10-10 원점이 됐다. 

두 친구 중 이 '크레이지 게임'의 승리자는 결국 롯데였다. 롯데는 12회 전준우의 타구를 중견수 안익훈이 잡지 못하며 상대 끝내기 실책으로 승리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던 진한 우정극의 결말이었다.


하루도 아닌 연이틀 연장 드라마 '고마해라 마이 묵읏다'

소모성 가득했던 첫 경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두 팀은 2번째 경기를 치렀다. LG가 2회 유강남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롯데가 곧바로 다음 이닝에 만회했다. 이대호의 안타, 강민호 김상호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만루 찬스를 맞았다. 황진수, 신본기의 땅볼로 2점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침묵하던 LG는 6회 찬스를 잡았다. 정성훈의 볼넷에 이어 강승호, 유강남의 안타로 만루가 됐다. 손주인의 좌익수 뜬공으로 한 점을 만회했고 불펜 박시영의 폭투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뒤이어 이형종의 내야안타, 이천웅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가 됐고 박용택의 싹쓸이 적시 2루타로 6-2로 앞섰다. 

그러나 4점 차는 이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롯데는 다음 이닝 곧바로 손아섭, 전준우의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고 이대호, 강민호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다. 뒤이어 이우민 신본기가 또 한번 타점을 올리며 결국 6-6 동점이 됐다. 7회 이천웅의 실책으로 한 점을 추가한 롯데는 역전까지 이뤄냈다. 

그러나 명불허전 '엘롯라시코'였다. LG는 8회 실책을 만회하는 이천웅의 적시타와 양석환의 추가 적시타로 8-7 역전했다. 롯데도 8회말 신본기의 동점 홈런으로 다시 8-8을 만들었다. 

경기는 또 다시 연장으로 흘렸다. 균형을 먼저 깬 쪽은 LG였다. 12회초 안익훈이 역전 솔로포를 때려내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이는 승리로 연결되지 않았다. 롯데는 12회말 이대호의 동점 솔로포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롯데는 찬스를 이어갔으나 손아섭이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되며 기나긴 연장 12회 승부가 무승부로 마침표를 찍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닌' 양 팀의 빅매치, 후반기 속편 준비 중
각본 없는 드라마,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박진감이 스포츠의 매력이라면 LG와 롯데의 경기는 그야말로 '매력 뿜뿜'이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진 끝난 게 아니라는 야구계 격언을 맞대결을 통해 실현한 두 팀이었다. 속편 '엘롯라시코' 영화는 8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잠실구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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