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수원은 인천과의 하우젠컵 8라운드 경기에서 경기종료 10분여를 남겨두고 답답한 0-0 경기를 계속했다. 수원의 홈팬들은 여러 차례 좋은 상황에서 공격수들이 계속 득점에 실패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그때, 등번호 28번의 이천수가 그라운드 위로 나왔다. 아직 100퍼센트의 몸 상태가 아니기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아껴 놓던 이천수 카드를 결국 차범근 감독이 던진 것. 승리를 청부받은 이천수는 10분여 간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결국 팀의 결승골을 터트렸고, 차범근 감독은 그제야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K-리그 사기유닛의 귀환
지난해 네덜란드 폐에노르트에 입단하며 두 번째 유럽정벌에 나섰던 이천수. 그러나 이번에도 냉정하게 말해서 ‘실패’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네덜란드의 문화에도 적응하지 못한 부상을 달고 있던 선수에게 기회는 없었다.
두 번의 유럽 무대에서의 실패. 그러나 그의 특출난 기량은 변함없었다. 그가 뛴 10분간의 수원공격은 지난 80여 분의 시간보다 훨씬 위협적이고 효과적이었다. 이천수는 경기에 굶주렸다는 듯이 투입되자마자 인천의 수비들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동료에게기회를 연결했다. 그리고 결국 결승골까지 터트리며 빅버드를 열광시켰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이천수의 뛰어난 활약은 자신이 실력이 부족해서 유럽에서 실패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듯하다. 비록 네덜란드리그와 K-리그 간의 실력차이는 있겠지만, 온전치 않은 몸 상태로 폭발적인 경기를 펼치는 이천수는 분명히 최고의 선수임이 틀림없다. 더구나 그는 팀에 합류한 지얼마 되지도 않았고, 두 번째로 공식경기를 가졌을 뿐이었다.
앞으로 이천수가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고, 팀 전술에 완벽히 적응한다면 수원팬들은 몇 년 전 자신들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들던 이 선수 덕분에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가슴에 그토록 염원하던 별을 하나 더 새길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