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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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출발, KBL 2군 드래프트 현장을 가다

기사입력 2008.08.27 09:07 / 기사수정 2008.08.27 09:07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2008 KBL 2군 선수 드래프트가 26일 오후 2시에 신사동 KBL 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대외적으로 크게 홍보된 행사가 아니었고, 선수들은 참석하지 않고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드래프트여서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해보였습니다. 기자들과 일부 KBL 관계자들을 제외하고 전희철 SK 2군 감독, 김희선 KTF 2군 코치 등이 눈에 띄더군요. 

모두 25%씩의 공평한 확률로 진행된 구슬 추첨에서 1순위의 행운을 잡은 팀은 부산 KTF였습니다. 이어 2순위는 인천 전자랜드, 3순위는 서울 SK, 마지막 4순위는 대구 오리온스였습니다. 2라운드는 1라운드의 역순으로 진행되고, 그 다음 라운드는 또 다시 전 라운드의 역순으로 진행되는 방식이었습니다. 1순위의 행운을 잡은 부산 KTF의 김희선 2군 코치는 예의 환한 미소로 그 소감을 대신했습니다.

선수들이 참석하지 않았고, 소수의 사람들만 자리한 가운데 진행된 드래프트여서인지 굉장히 편하고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드래프트는 진행되었습니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전자랜드는 이미 2군 선수 구성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명을 하지 않을 것을 공언한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드래프트는 부산 KTF, 서울 SK, 대구 오리온스의 3팀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1순위의 주인공 박준용 선수는 바로 지난 시즌까지도 대구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선수입니다. 부산 KTF로서는 백업 가드가 다소 부족한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운동을 쉰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다는 이유도 있겠구요. 선수 본인으로서도 은퇴로 내몰린 상황에서 2군 제도를 통해 제 2의 농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 다행스럽지 않나 합니다.

이어서 3순위의 정락영, 5순위의 최고봉, 9순위의 정훈종, 11순위의 박진열, 20순위의 박재일까지 많은 은퇴 선수 혹은 미계약 선수들의 지명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20위로 지명된 박재일 선수의 경우는 마지막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지명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습니다만, 마지막 순번으로 친정 팀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되었습니다.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못했던 선수들 가운데서는 단국대 출신의 박현재 선수가 가장 빠른 4순위에 지명됐습니다. 198cm의 박현재는 대학 시절 정휘량(안양 KT&G)과 함께 골밑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선수입니다. 그 밖에도 4명의 2008년 드래프트 출신 선수들이 합류하며 지난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반면 지명되지 못한 강기중(전 원주 동부), 박창근(전 목포대) 두 선수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특히나 13명 중 11명이 지명되는 높은 지명률을 보인만큼 이 아쉬움은 더 클 듯 합니다.

막판이 되면서 점점 지명률이 떨어지게 되었는데요. 4라운드부터 부산 KTF와 서울 SK도 지명권을 포기했고 대구 오리온스의 지명만이 이어졌습니다. 막판 오리온스의 관계자는 '누굴 뽑아야 할지 고민이다'는 혼잣말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이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2군 선수 드래프트는 5라운드 20순위 박재일 선수의 지명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날 지명된 11명의 선수들은 이제 제 2의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퇴, 혹은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길로 내몰렸던 선수들은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농구를 다시 하게 됐고 그 노력이나 혹은 운에 따라 1군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뽑히지 못한 2명의 선수는 아쉽지만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겠습니다.

팀 입장에서도 만약에 생길지 모르는 결원에 대비해 선수층을 두텁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혹은 빈 자리가 없어 아쉽게 영입할 수 없었던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현재는 4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2군 제도가 활성화되어 남은 6팀도 모두 2군을 창단하고 많은 선수, 많은 팀이 '제 2의 출발'을 하는 기회를 누리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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