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25 18:13 / 기사수정 2008.08.25 18:13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중국 정부와 국민들이 그토록 바라던 2008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됐고 이제 막을 내렸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겠다던 중국의 야심은 과연 들어맞았을까?
현지에서 베이징올림픽을 취재하던 대부분의 외신기자들은 자국 선수들의 경기결과와 성적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체적으로 베이징올림픽을 심층적으로 보도하려는 기미는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보여주려는데 너무 의존해 내실이 부족해 보였다'라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었다.
또한, 발전하는 단계인 중국은 서구의 국가들에 비해 국제적인 감각이 떨어져 세계인들의 눈을 맞추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세계인들보다는 중국 자국민들을 위한 올림픽이 되었다는 보도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지만 올림픽을 시점으로 '세계 제일'로 우뚝 서려는 중국의 의지는 강했었다.
무척 친절했던 자원봉사자, 그러나 필요한 정보를 주는 데에는 미흡
중국의 올림픽 행정을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다양한 계층으로 이루어진 자원봉사자들은 무척이나 친절했고 특히 전 세계로 기사를 내보내는 기자들에게는 친절의 정도가 넘칠 정도였었다. 항간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기자들의 빨래까지 해줬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손님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표면적일지는 몰라도 분명히 따스함이 배어있었다.
그러나 막상 필요한 정보나 질문을 하면 제때에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중국의 자원봉사자들 중, 영어를 못하는 이들도 상당히 존재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의사소통에 무리가 따랐고 친절을 베풀 만큼 열의는 넘쳤지만 실리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중국은 대기오염을 비롯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중국을 지속적으로 방문한 이의 의견을 빌리면 이번 올림픽 때의 베이징은 작년에 비해 한결 나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스모그로 덥수룩한 베이징의 대기오염은 적응하지 못하면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심하다. 이토록 극심한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계속 인공강우를 사용했으며 이것은 극심한 습기로 이어졌다.
개막식이 열리는 시점의 중국은 한마디로 '한증막'과 같았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졌으며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을 정도의 충동질을 느낄 정도였다. 그런데 여자양궁 개인전이 열릴 즈음 비가 내리면서 더위는 조금은 누그러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바르셀로나와 시드니, 그리고 아테네올림픽은 모두 청결하고 원만한 환경 속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올림픽위원회는 '대기 오염'을 완화시키기 위해 인공강우를 뿌리고 그로인한 습도로 ‘찜통’같은 날씨를 야기했다. 그만큼 베이징올림픽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녹록치 못했다.
올림픽의 두 기둥이었던 미국과 러시아의 몰락, 그 틈을 비집고 중국이 올라서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종합 1위를 달성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두었다. 중국이 스포츠 최강의 국가로 올라서는 데에 가장 좋은 시기였던 베이징올림픽은 말 그대로 '중국 선수들의 축제'가 되었다.
중국은 체조에서만 9개의 금메달을 휩쓸었고 역도에서 8개, 그리고 다이빙에서 7개를 가져갔다. 이 세 종목에서는 중국의 거의 독식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철옹성'을 자랑하는 탁구와 배드민턴, 그리고 사격 등에서도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홈에서 벌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전략 종목에서 메달을 휩쓴 것이 중국의 종합 1위를 가능케 했다. 그러나 중국의 올림픽 1위 달성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바로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서른 개가 넘는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종합 2위에 오른 것은 바로 베이징올림픽 1위를 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중국은 풍부한 선수자원을 활용해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들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 예를 들어 탁구를 보면 얼마나 중국의 선수 층이 두터운지가 여실히 나타난다. 그리고 대표선수로 뽑히지 못하거나 외면 받은 선수들은 두 번 다시 대표팀에 오르기가 어렵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북미와 유럽, 그리고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귀화한 중국선수들이 상당수 존재하며 한국탁구팀에도 주니어대표출신인 당예서(27, 대한항공)가 한국으로 귀화해 뛰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강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고른 종목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육상과 수영을 제외하면 뚜렷하게 강세가 나타나는 종목을 찾기가 어렵다. 투기종목에서는 이미 몰락했으며 그 밖의 종목들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한, 미국의 메달밭이라고 생각됐던 육상단거리에서 자메이카에게 완패한 것은 미국선수단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비록 베이징올림픽 최고의 스타이자 8관왕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펠프스외에 올림픽을 들썩이게 한 미국 스포츠 스타는 남자농구 팀 외에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이 종합 1위에 오른 것 외에 한국이 금메달 13개로 7위에 오르고 그 뒤를 일본이 따르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나타난 아시아 국가들의 도약이 과연 다음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합 1위의 성적과 '보여주는 올림픽'에 성공을 한 중국이지만 성숙하지 못했던 관중들의 태도와 암표 상들의 문제점, 그리고 티벳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의 탄압으로 야기된 인권 문제는 화려한 개막식과 폐막식의 불꽃으로도 가릴 수 없는 '치부'였다.
그리고 인공강우로도 해결할 수 없었던 환경 문제 역시, 베이징올림픽의 어두운 단면으로 남게 됐다.
[사진, 현장 취재 = 박형진 기자, 기사 정리, 작성 =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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