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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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침묵 -움직일것인가? 잠들것인가?

기사입력 2005.02.13 15:29 / 기사수정 2005.02.13 15:29

신현정 기자
시즌 개막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현재 각 클럽들의 영입경쟁이 치열하다. 그중 가장 부각을 들어내고 있는것은 수원과 서울, 그리고 소리소문 없이 실속을 챙겨가고 있는 대구이다.

우선 수원은 송종국과 김남일이라는 빅카드를 영입함으로써 올시즌 막대한 관중몰이와 더불어 벌써부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있고, 서울 역시 이기형과 이민성등을 영입해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연륜있는 선수의 부재를 해결했다. 그리고 대구는 J리거였던 오장은등을 비롯 젊지만 가능성있는 신예들을 대거영입, 올시즌 화려한 공격축구를 예고했다. 하지만 그중 유독 조용한 팀이 있으니, 바로 전북이다.



지나간 시련, 그리고 조윤환 감독의 마지막 기회

벌써 창단 11년째. 하지만 아직도 정규리그 우승컵을 한번도 안아보지 못한 전북으로써는 새삼 작년시즌의 기억이 가슴아프지 않을수 없다. 조윤환 감독의 부임이후 2003년시즌까지가 조윤환 감독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면 2004년 시즌은 조윤환감독이 생각하는 축구의 완성판이었다.

2004년 시즌을 위해 조윤환감독은 윤정환과 박규선등을 비롯하여 많은 미들 플레이어를 영입 그동안 전북의 약점으로 지적돼오던 미들의 속도를 강화하는대 성공하였다. 그리고 공격진에는 호마,에듀등의 용병들을 영입, 마그노의 빈자리를 메꾸며 화려한 공격축구를 구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윤환 감독의 꿈은 리그 첫경기 에드밀손의 부상으로 시작부터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주전 공격수의 부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다른 공격수들의 부담이 커지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남궁도가 올림픽 대표팀으로 차출됨에 따라 전북의 공격수 기근은 심화되었다. 하지만 전기리그까지만 해도 에듀와 호마가 쏠쏠한 활약을 보여줌에 따라 전기리그 2위라는 만족할순 없지만 나쁘지 않은성적으로 전기리그를 마감할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바로 후기리그. ACL대회와 리그경기를 동반운영함으로써 쌓여왔던 팀전체의 피로감과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차출로 인한 선수 공백이 결국 후기리그 전북을 무너뜨리는 독이 되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좋은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남궁도는 팀에 복귀한후 계속하여 부진한 모습을 떨치지 못했고. 박규선은 후기리그 초반 부상을 입어 장기간 리그에 불참할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 호마와 에듀의 기복이 심하고 개인적인 플레이는 팀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ACL 준결승전 전까지의 전북은 말그대로 그런대로 버티고있는 중이었던것이다. 하지만 ACL준결승에서 패하면서 전북은 그동안 버티던 오기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쌓여왔던 피로감을 버티지 못한 선수단은 급격히 무너졌고 플레이오프진출 좌절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다. 또한 회생을 노렸던 FA컵에서 마저 국대선수 차출과 주요선수 부상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채 아쉽게 무너질수 밖에 없었다.

그런 2004년을 보내고 2005년. 이제 전북의 감독으로써 마지막 해를 남겨둔 조윤환 감독이다. 부임중 반드시 정규리그우승을 해본 채 물러나겠다고 한 그의 꿈이 과연 이루어질수 있을것인지. 이번시즌에 그의 마지막 기회가 걸려있는 것이다.



트레이드, 그리고 새로운 용병

전북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FA선수들의 영입보다 유독 트레이드를 많이 감행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박재홍과 전남의 김정겸과의 트레이드다. 작년 시즌 말부터 박동혁에 의해 팀에 주전 멤버에서 밀려나 벤치신세를 지게된 박재홍의 이적설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소문중 하나였다.

현 국가대표선수를 언제까지 벤치에 앉혀둘수도 그렇다고해서 이미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박동혁을 끌어내릴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박재홍은 이적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또한 눈길을끄는것이 갓 제대한 박성배와 서울의 왕정현의 트레이드이다. 이미 제대전부터 소위 조윤환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는 평으로 트레이드가 의심되었던 박성배는 결국 제대와 동시에 타팀으로 트레이드 되고말았다.

하지만 오랜동안 전북의 선수로 뛰면 그의 복귀만을 애타게 바라던 전북의 팬들에게는 아쉽기 그지 없는 소식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두 트레이드로인해 전북의 유니폼을 입게 된선수가 있으니 바로 김정겸과 왕정현이다. 특히 리그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친 김정겸과 달리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 왕정현선수에게 전북의 팬들은 기대와 우려가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올시즌 전북의 성적을 좌지우지 할수 있는것은 이 두선수가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여주는가가 될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전북팬들의 초유의 관심사는 바로 에드밀손의 복귀 여부였다. 지나치리 만큼 조용한 전북에서 유일하게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에드밀손의 복귀는 아쉽게도 호주 전훈을 통한 테스트 끝에 계약불발이라는 안타까운 소식만을 전해왔다.

2월초 호주 전훈을 마치고 돌아온 전북은 구정연휴동안 휴식을 취한후 현재 마산에서 국내 전훈캠프를 차리고 시즌 개막전 치뤄지는 통영컵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호주를 거쳐 데리고 온 새로운 용병 또한 캠프지에 합류해 있는 상태이다.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기존 용병중 유일하게 재계약을 한 보띠와 동급의 실력을 지난 선수들이라 하나 정확한 발표가 없는 현재로써는 그저 통영컵을 통해 그선수들의 정체가 드러나기를 바랄뿐이다.



스타급 플레이어의 부재

각 포지션에 뛰어난 선수영입,전력보강 모두 강팀이 되기위한 준비의 일종이다. 전북은 조용히 선수를 트레이드하며 전력을 보강하고 신인선수들과 새로운 용병으로 신선한 변화를 꽤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지금 한가지를 잊고있다. 바로 프로축구는 관중과 함께하는 스포츠이고 관중들이 바라는것은 팀의 성적뿐이 아닌 스타라는것을 말이다.

수원이 김남일과 송종국을 영입하고 각구단이 떠오르는 슈퍼스타인 박주영의 영입에 벌써부터 목을 메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란 관중 곧 구단의 인기를 불러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성적만으로 관중을 불러올수없다는 것을 프로축구는 이미 지난 2003시즌 성남을통해 깨달았다.

전북은 현재 이렇다할 스타급 플레이어를 지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의 스타였던 최진철이 있고 현 국가대표인 박동혁과 올림픽 대표를거쳐 국가대표로 발돋움 중인 박규선과 남궁도가 있지만 최진철은 은퇴를 눈앞에 둔 상태이고 스타가 되기엔 존재감이 약한편이다. 그외 선수들은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할지라도 진짜 경기장의 주인이 되어줄 시민들에게는 아직은 생소한 존재이다.

전북은 올시즌 대어를 물어야 했다. 모두가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유명한 선수 그이름값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모기업인 현대의 자금력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지나치게 얌전했고 조용했으며 현재까지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언제까지 전북은 침묵을 지킬것인가? 지금의 침묵이 앞으로의 고함을 지르기 위한 준비인지 아니면 단지 침묵을 위한 침묵인지.팬들은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 있을뿐이다. 하지만 너무 긴 침묵은 바라보는 이를 지치게 한다는걸 전북 구단은 어서 깨달아 주길 바란다.





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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