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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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히트 시위' 정진호, 두산 외야 경쟁 재점화할까

기사입력 2017.06.08 06:00 / 기사수정 2017.06.08 02:13

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영 인턴기자]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대신 선발로 나선 백업 선수가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두산 베어스 정진호의 이야기다. 정진호는 햄스트링 통증으로 빠진 박건우 대신 경기에 나서 그의 공백을 지우는 만점활약을 펼쳤다.

정진호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렸다. 정진호는 이날 KBO리그 통산 23호, 올 시즌으로는 넥센 서건창(4월 8일) 이후 2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특히 6회 이전에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해 KBO리그 역사상 최소 이닝 사이클링히트 달성이라는 겹경사도 누렸다. 시즌 타율은 종전 2할3푼3리에서 3할1푼3리로 훌쩍 뛰었다.

시작이 좋았다. 정진호는 첫 타석부터 팀의 첫 번째 득점을 올렸다. 민병헌의 아웃 뒤 2루타를 치고 나간 정진호는 후속 에반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큼지막한 3루타를 때려냈고, 뜨거운 타격감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계속됐다. 4-3으로 리드하던 4회말 1사 뒤 안타를 치고 나갔고, 에반스의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양의지의 적시 2루타로 홈을 밟았다.

대기록의 완성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진호는 앞선 세 타석에서 단타, 2루타, 3루타를 모두 달성해 홈런 하나만 더하면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정진호는 5회말 2사 1루 상황 바뀐 투수 최충연을 상대로 3볼-1스트라이크에서 5구 빠른 공을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로써 사이클링히트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이어 정진호는 9-7로 앞서던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좌익수 앞 안타를 추가해 자신의 대기록을 자축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없었다. 정진호는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하기에 앞서 2회초 조명에 가린 이지영의 타구를 빠르게 처리하지 못해 다소 어이없게 삼성에 2점을 헌납해야했다. 하지만 사이클링히트 포함 5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실수를 완벽하게 덮었다.

올시즌 두산이 치른 55경기 중 절반 정도인 24경기, 50타석 밖에 들어서지 못한 정진호를 주전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선발로 나선 것은 7일 경기 포함 12경기에 불과하고, 주로 대주자로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역시 31경기 32타석에 들어서는 데 그쳤다. 2013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 2014년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왕에 오를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두산 외야진이 견고했던 탓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사이클링히트를 했다고 해서 단번에 주전을 꿰차기는 어렵다. 여전히 민병헌은 건재하고, 김재환과 박건우도 시즌 초반 부진에서 회복하며 제 역할을 십분 해내고있다. 하지만 이날 정진호의 사이클링히트가 견고했던 두산 외야진을 흔들고,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혀갈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알리는 장면이었음은 분명했다.
 
jjy@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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