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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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선의 싸커튜드] 12년 전 애틀랜타의 한 맺힌 패배를 기억하시나요?

기사입력 2008.08.09 13:00 / 기사수정 2008.08.09 13:00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 D조 예선 첫 경기를 1-1무승부로 마쳤습니다.

이제 우리 대표팀의 8강 진출 여부는 두 번째 경기인 강호 이탈리아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이탈리아 올림픽 팀의 전력은 대회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주세페 로시(비야레알), 토마스 로키(라치오), 세바스티안 지오빈코(유벤투스) 등의 특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우리 대표팀의 '對 이탈리아 사냥'은 절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12년 전 미국 애틀랜타에서 이탈리아에 마지막 순간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8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던 쓰라린 기억을 되살려본다면 이번 경기는 더욱 의미 있게 팬들에게 다가갈 듯합니다.

96년 애틀랜타 - 유력시되었던 한국의 8강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한국은 당시 감독 비쇼베츠가 선수들의 유럽화와 장신화를 추구하며 최초의 8강 진출과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비쇼베츠호'에는 하석주, 이기형, 윤정환, 최용수, 황선홍 등의 추억의 스타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한국은 첫 경기 가나전에서 '와일드카드' 황선홍이 얻어낸 PK를 윤정환이 성공하며 1-0 승리를 따냈습니다. 한국은 이로써 48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 승리를 기록하였고, 국민의 8강 진출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올림픽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멕시코. 승리를 기록한 대표팀은 상승세를 보이며 좋은 경기력으로 멕시코와 무승부를 기록합니다. 1승1무를 기록하며 멕시코와 공동선두가 된 한국.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8강 진출이 가능한 유리한 상황에서 2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힘이 빠진' 이탈리아와의 마지막 일전을 남겨 놓고 있었습니다.

종료 직전 한국의 '8강 꿈'을 부숴 버린 이탈리아

비기기만 해도 8강에 갈 수 있었던 이탈리아전. 한국은 먼저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됩니다. 당시 블랑카라는 이탈리아의 걸출한 선수가 분전하며 한국의 골문을 수시로 위협했고, 결국 프리킥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게 됩니다.

그러나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며 잠그기에 나선 이탈리아의 골문을 향해 계속된 공격을 시도하던 한국은 '캐논 슈터' 이기형이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지옥에서 천당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동점에 성공하고서 한국은 전과 다르게 소극적인 태도로 경기를 펼치며 시간을 흘려보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던 후반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조급하게 수비진에서 볼을 돌리던 한국 수비진은 이탈리아 공격수들의 강한 압박에 당황하게 됩니다. 당황한 수비선수들은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아찔한 상황을 맞게 됩니다.

우리 수비가 걷어낸다는 볼이 동점골의 주역 이기형의 등에 맞으며 우측면에 서 있던 이탈리아 선수에게 연결되고 만 것입니다. 결국, 이 치명적인 실책이 날카로운 크로스로 연결됐고, 블랑카는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8강과 메달의 꿈을 잠재웁니다.

12년 만에 올림픽서 재회한 이탈리아

그리고 12년이 지났습니다. 96 애틀랜타 올림픽 선배들의 울분의 패배를 뒤로하고, 올림픽 대표팀은 다시 한번 이탈리아와 '혈전'을 펼쳐야 합니다. 분명히 이탈리아는 참가국 중에서 최상위권에 꼽히는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좋은 팀이며, 온두라스와의 첫 경기에서 막강한 화력으로 3-0 대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예전처럼 이탈리아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12년 전 이탈리아는 공포의 대상이자 넘어설 수 없는 절대적 존재로 느껴졌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한국은 월드컵이라는 큰 국제대회에서 이탈리아를 이긴 소중한 경험이 있고, 이 승리의 경험은 자신감이 되어 12년 전과는 다른 경기를 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오랜 기간 발을 맞추며 메달을 노려왔던 우리 태극 전사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이번 이탈리아전에서 부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간절히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문용선의 싸커튜드는 Soccer(축구)와 Attitude(태도)의 합성어입니다. 축구를 보는 좋은 태도, 즐거운 태도, 올바른 태도, 감동적인 태도로서 많은 축구팬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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