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이 지난 달 방문했던 칸국제영화제의 추억을 떠올렸다.
정병길 감독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악녀'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내가 살인범이다'(2012) 이후 5년 만에 신작 '악녀'로 돌아온 정병길 감독은 배우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 등이 출연한 '악녀'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으며 지난 달 프랑스 칸을 찾았다.
22일 0시 30분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된 '악녀'는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고 강렬한 액션시퀀스에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 넘치는 질주, 강렬하고 파워풀한 김옥빈의 연기" 등 프랑스, 미국, 영국을 비롯한 각국의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날 정병길 감독은 칸국제영화제 방문이 갖는 의미에 대해 "영화감독이 돼서 칸영화제를 한 번도 못가는 사람이 훨씬 많잖아요. 그런 터라 어떻게 보면 영광스러운 일이죠. 저도 제가 갔다온 게 실감이 안 나고 그러니까요"라며 웃었다.
3박 5일의 짧고 굵은 일정 속에서 영화 공식 상영과 포토콜, 레드카펫, 외신 및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정병길 감독은 "하루에 1~2시간 씩 자면서 일정을 소화한 것 같아요. 밤에는 '내가 여길 어떻게 왔는데' 생각이 들어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라며 "예쁘고 잘 생긴 친구들이 드레스, 턱시도를 차려 입고 지나다니는 모습이 신기했어요. '이 사람들은 다 배우인가?' 싶어서 물어봤는데 배우 지망생들이 많대요. 칸영화제 기간에 오면 유명한 감독, 제작자, 프로듀서들이 다 오니까 지망생들이 일부러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라고 다시 웃었다.
"칸에서 외신 기자 분들이 '한국 영화가 '악녀'를 통해서 더 발전하고 좋아질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 좋았거든요"라고 운을 뗀 정병길 감독은 '악녀'를 본 외국 할아버지 팬과의 일화를 전하며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상영이 끝나고, 인터뷰까지 마친 후에 숙소로 잠깐 돌아가고 있는데 어떤 외국 할아버지가 저를 툭툭 치시더라고요. 저한테 돈을 주는 거예요. '내 모습이 거지같아서 돈을 주는 건가' 궁금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미드나잇 스크리닝 표인 거예요."
정병길 감독은 "돈 같아서 다시 봤는데 표였어요. 그 할아버지가 '영화를 봤다. 사인해 달라'며 표를 주더라고요. 할아버지가 사인해달라고 하니까 신기했어요. 사인을 영어로 해야 하나 한글로 해야 되나 고민했는데, 한국말로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죠"라고 미소 지으며 당시를 회상했다.
'악녀'는 6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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