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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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타고난 '노력파’'스케이터 윤예지

기사입력 2008.08.01 21:22 / 기사수정 2008.08.01 21:2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수리고)의 뒤를 잇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오늘도 빙판 위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선수는 윤예지(14, 과천중)입니다. 윤예지는 올 초에 있었던 슬로베니아 트리글라프 트로피대회 노비스 부분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국제무대에 데뷔했습니다.

피겨가 윤예지의 인생이 되기까지

윤예지가 8세였던 어느 여름, 남동생은 방학을 이용해서 스피드스케이팅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집에 홀로 있던 윤예지를 보고 어머니인 양진희씨는 딸에게도 스케이트를 가르치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케이트 강좌가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남동생은 이미 스피드스케이팅을 하고 있었으므로 딸인 윤예지에게는 피겨를 가르쳐보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타던 윤예지는 곧잘 재미를 느끼면서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피겨였지만 윤예지가 4학년이 되던 시절, 이규현 코치를 만나면서 윤예지에게 피겨는 취미가 아닌 인생이 되었습니다.

늘 성실하게 연습에 임하는 윤예지를 꾸준하게 트레이닝 시키며 지도하던 이코치는 윤예지에게 본격적인 선수로 뛸 것을 권유했습니다. 처음엔 어린 딸이 좋아하고 코치님의 의견에 동의하며 시작한 선수생활이었지만 힘든 훈련과정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피겨의 길에 들어서면서 만만치 않은 현실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그저 재미로만 느껴졌던 피겨가 힘든 훈련으로 다가오면서부터 어린 윤예지도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업어들었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에 윤예지는 힘든 훈련 때문에 선수로서의 길을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이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나면서부터 윤예지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노력하는 선수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인 양진희씨와 현재 윤예지를 지도하고 있는 지현정 코치는 모두 윤예지를 ‘노력형’선수로 평가했습니다.

윤예지는 늘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경기장에 도착해서 훈련하고 가장 늦게 귀가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을 만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선수입니다. 지코치는 "예지의 장점인 스핀은 예지가 유연성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많은 노력을 통해서 얻은 결과이다. 주니어선수들은 한참 자신들의 기량을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단계이니만큼 시니어선수들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지는 언제나 성실하게 연습에 임하고 있으며 이번 토론토 전지훈련에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달 동안 이루어진 토론토 전지훈련에서 그림자같이 윤예지를 따라다니며 지원해준 양진희씨는 "토론토에서의 하루의 일과는 항상 새벽 4시 30분에 먼저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하는 걸로 시작됐다. 예지를 깨워서 든든하게 속을 채운 다음에 오전 6시까지 훈련장에 도착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선수 중 한명이 예지가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보다 높이, 그리고 많은 회전수를 채워 뛰고 싶은 점프

윤예지는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서 트리플 점프를 보다 능숙하게 익히는 부분에 중점을 뒀습니다. 윤예지는 "이번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점프와 스케이팅 기술들을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스케이팅 기술들을 많이 익힐 수 있었으며 점프도 아직 완벽하게 랜딩은 안 되지만 회전수는 다 채우고 있다."라고 전지훈련의 성과에 대해서 답변했습니다.

윤예지는 트리플 점프로 토룹과 살코를 랜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주니어 대회의 과제인 러츠 점프와 플립, 룹 점프를 익히려고 했던 윤예지는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서 많은 성과를 얻었고 1년 이상의 시간이 드는 트리플 점프의 완성을 한층 앞당겼습니다.

지코치는 "플립과 룹, 러츠 등을 아직 완벽하게 랜딩하고 있지 못하지만 거의 완성단계에 도달했다고 본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윤예지는 점프를 하는데 있어서 본인 스스로가 부족하고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힘’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으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점이 윤예지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윤예지는 김연아의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와 세계적인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특히 윌슨은 윤예지의 안무와 새로운 프로그램을 직접 짜주었고 윤예지가 한층 성숙한 표현력을 배울 수 있도록 세세하게 지도해 주었습니다.

지코치는 윤예지에게 음악을 느끼고 해석하면서 연기하라는 주문을 강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윤예지가 트리글라프 노비스(13세 이하)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지코치는 "또래 선수들에 비해 예지는 기술적으로 앞서있다. 그러한 기술을 갖춘 예지가 별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연기를 마쳐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연아와 함께한 전지훈련, 꿈같은 기억들

지현정 코치는 김연아를 지도해본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연아와 윤예지를 모두 지도해 본 경험이 있는 지코치는 두 선수에 대한 장점을 묻는 질문에 "연아는 순발력과 점프를 타고났고 자신의 기술과 마음을 상당히 잘 컨트롤 해냈다. 비록 예지는 순발력과 점프에 있어서 연아에 미치지 못하지만 유연성과 스핀의 재능은 예지도 정말 뛰어나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서 윤예지는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인 김연아와 함께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늘 여가시간을 함께하며 돈독한 정을 나눴던 두 선수의 모습을 지켜본 양진희씨는 김연아의 인간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양진희씨는 "나에게 있어 이번 전지훈련 이전의 김연아는 그저 너무나 잘하는 선수로만 여겨졌었는데 실제의 모습을 확인하면서부터 연아의 진정한 팬이 되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 전지훈련에는 예지의 남동생도 따라갔었다. 이 아이가 장난이 좀 많은 편인데 연아에게 하는 짓궂은 장난을 모두 스스럼없이 받아주는 모습을 보고 연아를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모든 국민들이 성원해주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소탈했던 모습에 감동까지 받았다."라고 김연아의 인간적인 모습을 칭찬했습니다.

또한 "연아는 성격이 너무 털털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많다. 게다가 나이에 비해 성숙한 인품을 지녀서 실력이 뛰어난 선수이기도 하지만 인성적으로 훌륭하게 성장한 선수라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윤예지는 김연아의 기술들 중 '점프'를 가장 익히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캐나다에 머물면서 지난 5월 중순에 벌어졌던 '페스타 온 아이스'에서 만난 캐나다의 스케이터 '패트릭 챈'과의 친분도 밝혔습니다. 전지훈련 장소였던 크리켓 링크에서 2주 동안 함께 훈련했던 추억도 가진 챈과의 우정은 아이스쇼를 하면서 얻게 된 또 하나의 기쁨이었습니다.

먼 미래보다 가까운 앞날을 보며 꾸준하게 전진하는 윤예지



윤예지는 국가대표가 되는 꿈을 이루었고 노비스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목표도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플립, 룹, 러츠 점프를 정석적으로 익혀 완벽하게 랜딩하는 것이고 주니어 월드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얻는 것입니다.

양진희씨는 "이번 주니어선발전은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참가하려고 한다. 그리고 꾸준하게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예지에게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지코치는 "예지는 주니어 그랑프리를 통해 많은 경험을 축적하고 올 주니어 월드에서는 10위권 진입은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더욱 꾸준하게 기량을 쌓아서 주니어 월드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는 게 목표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해맑은 눈웃음이 보기 좋은 윤예지는 토론토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기 직전, 장염으로 고생해 병원을 찾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고 다음주 5일에 있을 주니어대표선발전 출전에는 별 무리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윤예지가 세계 노비스 대회에서 우승한 전적은 한국피겨에 있어서 새로운 쾌거였습니다. 늘 성실한 태도로 꾸준하게 노력하는 윤예지는 주니어 월드를 위해 오늘도 한걸음 씩 다가서고 있습니다.


[사진 = 윤예지 (C) 장준영 기자,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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