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30 17:35 / 기사수정 2008.07.30 17:35
이러한 충고를 들은 소녀와 어머니는 곧바로 두 가지 운동을 실행했습니다. 그러나 소녀는 발레에는 영 취미를 붙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스케이트는 아주 좋아하고 흥미를 느꼈습니다. 바로 이것이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현정(16, 군포수리고)이 스케이트를 신게 된 사연이었습니다.
안짱다리를 고치기 위해서 시작한 피겨, 그리고 순탄치 않았던 피겨생활
김현정이 처음으로 입상한 대회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출전한 전국꿈나무대회였습니다. 쟁쟁한 초등하교 고학년의 언니들도 참가한 이 대회에서 김현정은 당당히 은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목에 걸린 은메달을 보자 김현정은 곧 피겨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처음엔 안짱다리를 고치기 위해서 시작했지만 거기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찾아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돈이 많이 드는 종목인 피겨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안 좋은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김현정의 아버지가 실직을 하게 됐고 빠듯한 생계 속에서 피겨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어머니인 전윤숙씨는 딸이 꿈을 쉽게 접지 않도록 김현정을 끊임없이 지원했습니다. 피겨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전윤숙씨가 결정한 것은 바로 몇 십만 원에서 백만 원대를 호가하는 의상 비를 손수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모 섬유상사에서 모직물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전윤숙씨는 그곳에서 직접 바느질을 한 적은 없었지만 도저히 부담하기에는 비싼 의상 비를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직접 딸의 의상을 디자인하고 만들기 시작한 전윤숙씨는 어느덧 김현정의 의상담당이 되었고 지금까지 딸이 입는 모든 의상의 제작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의상과 더불어서 스케이트도 그동안 중고만 신으며 최대한의 절약을 해왔습니다. 144cm에 자그마한 체구를 가진 김현정은 발도 유난히 작았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부츠를 찾아서 신었던 김현정은 지금까지도 자신의 발에 꼭 맞는 중고 스케이트를 신고 있습니다. 이 스케이트는 김현정이 4급 시절에 신었던 스케이트로 8급에 이르는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나오는 열정, 밴쿠버 전지훈련에서의 성과
김현정은 5월 22일에 캐나다 밴쿠버로 떠나서 두 달간의 전지훈련을 치르고 이번 달 29일에 입국했습니다. 어머니인 전윤숙씨와 동행한 이번 전지훈련은 김현정에게 큰 경험을 준 기회였습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김현정을 지도해 준 코치는 캐나다의 남자 싱글 스타인 엠마뉴엘 산두를 발굴하고 키운 조앤 코치입니다. 조앤 코치는 김현정의 작은 체구를 오히려 피겨를 하는데 알맞은 체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많은 점프를 반복하는 선수들은 점프로 인한 충격으로 인해 무릎과 발목, 그리고 허리 등에 부상을 당합니다. 특히, 키가 크고 체중이 나가는 선수들은 무게로 인해 점프의 부담이 큰 반면, 144cm의 아담한 체구를 가진 김현정은 오히려 이런 부담이 덜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조앤 코치는 김현정이 빙판을 매우 잘 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성실한 태도와 피겨를 즐기면서 하는 태도 역시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음악에 자신의 몸을 실어서 연기하는 표현력이 앞으로 더욱 필요하다는 충고까지 받았습니다.
전지훈련을 하면서 김현정은 가장 편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훈련이 임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한 시간과 연습장소가 고정되어 있으니 국내에서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편했다는 것이 이번 전지훈련을 다녀온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전윤숙씨는 국내에서 훈련할 때 가장 힘든 사항으로 ‘피겨 전용 링크’의 부재를 손꼽았습니다. 송파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현정은 비교적 가까운 분당 야탑에 있는 링크장에서 낮 훈련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링크장은 일반인들은 물론 아이스하키와 쇼트트랙 선수들과 동시에 훈련을 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환경 때문에 집중력에 저하가 오는 것은 물론, 안전성을 고려해서 점프훈련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낮 시간 동안 김현정이 하는 연습은 그저 몸 풀기 수준에서 그치고 캄캄한 저녁이 되서야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녁에는 먼 거리를 이동해서 과천이나 안양으로 향합니다. 몇 시간의 훈련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낮 시간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부분이 김현정에게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김현정은 다음달 초에 있을 주니어 선발전에서 윤예지(14, 과천중)와 곽민정(14, 평촌중)과 함께 상위 3위안에 선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입니다. 토룹과 살코, 플립을 트리플로 구사할 줄 아는 김현정은 이번 캐나다 전지훈련에서도 트리플 러츠 점프를 교정하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앞으로도 러츠 점프를 정석으로 교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힌 김현정은 주니어선발전을 통해서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고 좋은 성과를 얻는 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키는 작았지만 피겨무대에서 세계를 평정한 단신 스케이터들은 많았습니다. 144cm의 작은 체구를 약점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화시켜 계속 전진하고 김현정의 앞날은 분명히 밝을 것입니다.
[사진 = 김현정 미니홈피(본인의 허락 하에 사진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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