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에 어울리는 초대 손님은 누구였을까.
900회를 맞은 대한민국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가 흥겨워야 할 축제 기간에 논란에 휩싸였다.
'개그콘서트'는 3주간에 걸친 대대적인 900회 특집을 준비했다. '개그콘서트'의 유수한 역사를 기림과 동시에, 위기에 빠진 '개그콘서트' 재정비를 위한 시간이었다. 대대적으로 준비한만큼 유재석, 김종민, 정준영, 김응수, 트와이스, 남궁민 등 톱스타들이 손님으로 찾아와 축하를 건넸다.
또 '개콘 900회 특집-레전드 19'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따로 편성, 18년이라는 시간을 채워온 '개그콘서트'의 레전드 코너 19개를 되돌아봤다.
여기까지는 완벽한 축제의 모양이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직후 개그맨 정종철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개콘' 900회를 축하드립니다만, 나에게는 900회 맞이 인터뷰 제안 한 번 안들어왔다"며 서운한 마음을 밝혀 논란이 시작됐다.
여기에 임혁필이 "동자야, 이런게 하루 이틀이냐, '개콘'이랑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는 댓글을 남겨 논란에 불을 지폈다. 좋은 마음으로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준 유재석을 끌어온 모양새에 지켜보던 누리꾼들도 분노한 것.
이로써 논란은 '개그콘서트' 900회를 채워야 할 진짜 손님이 누구였나를 넘어 임혁필의 유재석 언급이 정당했냐로 넘어갔다. 처음 '개콘' 제작진에 의문을 제기한 정종철도 당황할만한 일이었다.
결국 정종철은 임혁필의 댓글을 삭제하고 유재석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임혁필 역시 자신의 SNS에 사과글을 게재했다. 이어 제작진까지 "900회 특집에 더 많은 개그맨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모시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말씀을 전한다"며 사과를 했다.
물론 제작진의 사과글처럼 모든 '개콘'을 거쳐간 모든 개그맨을 특집에 부를 수는 없다는 사정도 타당한 변명이다. 900회라는 역사만큼 '개콘'을 스쳐간 개그맨이 많고, 이들을 언급만 하고 지나간다고 해도 3주라는 시간이 모자랄 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900회 특집이 논란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누가 '개콘'을 찾아야 했을까. 그것은 전적으로 제작진에 기획에 달려있긴 하다. 현재 '개콘'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만으로도 900회 특집을 만들수도 있고, '개콘' 개그만이 아니더라도 주목도가 높은 인물들로 900회를 채울수도 있다. 900회 특집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하지만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이 이번 900회특집은 '개콘'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 - 레전드 19'의 19개 코너 중 8개 코너에 출연한 정종철이 '개콘' 900회 특집에서 배제됐다는 점은 정종철에게나 시청자에게나 의문을 낳을 만한 부분이었다.
이 밖에도 개국공신인 신현섭, 전유성, 김미화, 김영철 등 많은 '개콘 레전드'들이 아예 나오지 않거나, 무대 대신 인터뷰로 축하 인사를 대신했다.
애꿎은 유재석이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자신들이 레전드로 추켜세운 개그맨이 '개그콘서트'가 900회 축제에 장에 함께하지 못한 소외감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논란은 잘못을 돌아보게 하고 교훈을 낳는다. 900회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1,000회까지 바라보는 '개그콘서트'가 이번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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