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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릭션 밴드] 표도르對실비아 - 메이저 챔피언 경력자 대결

기사입력 2008.07.19 15:46 / 기사수정 2008.07.19 15:46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7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혼다 센터》에서 종합격투기(MMA) 대회 《어플릭션 밴드》가 열린다. 2005년 설립된 미국 의류제조회사 《어플릭션》과 MMA단체 《아드레날린 MMA》의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체급별 세계 10강 8명이 출전하는 호화대진을 구성됐다. 혼다 센터는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애너하임 덕스의 홈구장으로 최대수용인원은 17,174명이다.

총 11경기(비방송 3, 무료 2, 유료 6) 중 무료경기는 미국 폭스스포츠 네트워크(FSN), 캐나다 유선방송 《파이트 네트워크》로 중계되며 유료경기는 북미 유료결재(PPV)와 대한민국 SBS 스포츠(유료경기+무료 1경기)로 볼 수 있다. 영국 위성·유선 방송 《브라보》는 7월 20일 녹화중계로 방영한다.

이번대회 유료제6경기, 즉 메인이벤트로는 프라이드 챔피언 예멜리야넨코 표도르(27승 1패 1무효)와 전 UFC 챔피언 팀 실비아(26승 5패)의 세계종합격투기연합(WAMMA) 헤비급 챔피언결정전이 열린다. 자타공인의 헤비급 세계최강인 표도르는 2005년 8월 25일 미르코 필리포비치(별칭 크로캅, 23승 2무 6패)와의 2차 방어전 이후 1,057일 만에 현 체급 세계 10강과 대결한다.

예멜리야넨코 블라디미로비치 표도르는 1976년 9월 28일 구소련 우크라이나공화국 루한스크시의 루빈즈네 마을에서 교사 어머니와 제강소 직공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현재도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 속해있다. 헤비급 10강인 예멜리야넨코 알렉산데르(13승 3패)는 표도르의 동생이다.

10세부터 유도와 삼보를 배우면서 격투기와 인연을 맺는다. 삼보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입대 후로 알려졌지만 2005년 인터뷰를 통해 당시 군대에선 제한된 체력훈련도 스스로 챙겨야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군에서 삼보를 배울 여가는 없었다고 여겨진다. 흔히 국내에는 특수부대경력자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995년부터 2년간 러시아군 소방부대원으로 복무했다.

1997년에는 유도 러시아선수권 +100kg 우승, 컴뱃삼보 러시아·유럽선수권 우승으로 러시아 국가공인의 유도·삼보 스포츠장인의 지위를 얻었다. 영어로 ‘Master of Sports'로 번역되는 이 지위는 1935년 소련에서 시작되어 1949년 확대운영된 것이 러시아에도 이어지고 있다. 소련(러시아)선수권에서 입상하면 스포츠장인 후보 자격을 얻게 되며 자국선수권·국제대회 우승, 해당종목에 큰 업적을 남겼느냐에 따라 ’스포츠장인‘, ’국제스포츠장인‘, ’명예 국제스포츠장인‘으로 구분된다.

1998년 이후 유도선수로 1998년 러시아선수권 무제한급 3위, 1999년 모스크바 국제대회 +100kg 3위, 1999년 불가리아독립기념 소피아 국가대표대회 +100kg 3위, 2000년 네덜란드그랑프리 7위, 컴뱃삼보로는 1998년 러시아선수권 3위, 1998년 러시아군인선수권 무제한급 2위·체급 우승, 2000년 러시아선수권 3위, 2002년 러시아선수권 우승, 2002년 세계선수권 헤비급·무제한급 우승, 2005년 세계선수권 헤비급 우승, 2006년 러시아선수권 우승, 2007년 러시아선수권 우승, 2007년 세계선수권 무제한급 우승, 2008년 세계선수권 무제한급 우승이라는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2000년, 유도와 삼보로는 부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MMA 전향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미 1999년에 그래플링·복싱·킥복싱이 상당했다고 하니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은 아닐 것이다. 1999년 옥사나와 결혼하여 딸 마샤를 얻은 것도 표도르가 생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2006년 옥사나와 이혼한 표도르는 여자친구 마리나와 재혼, 2007년 12월 29일 둘째딸인 바실리사가 태어났다. 취미는 독서와 음악 듣기, 그림 그리기다.

MMA 선수로서 그의 훈련은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 철봉 같은 기초운동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12-15km를 1일 2회 달리며 연 2회 러시아의 키슬로보드스크에서 고산지대훈련을 한다. 동생 알렉산데르는 2006년 6월 이후 형과 별도로 훈련하고 있다.

표도르의 MMA 공식경기의 유일한 패배는 2000년 12월 22일 링스 무제한급 토너먼트 16강에서 전 판크라스 -101kg 챔피언 고사카 쓰요시(26승 2무 18패)에게 TKO로 진 것이다. 당시 링스는 보호대 착용 없이는 팔꿈치 가격이 금지된 대회였는데 표도르는 고사카의 팔꿈치에 머리가 찢어져 경기 속행이 불가능했다.

단일경기라면 무효 혹은 고사카의 반칙패야 맞겠지만, 무승부와 무효가 없었던 링스 토너먼트 규정상 고사카가 승자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표도르는 2005년 4월 3일 손 부상에도 프라이드 부시도 6에서 고사카와 재대결하여 TKO로 승리하는 것으로 설욕했지만 2000년 당시 자신에게 유일한 ‘1패’가 됐으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자못 궁금하다.

표도르의 첫 종합격투기 훈련팀은 볼크 한(7승 1패) 등이 속한 《러시아톱팀》이었다. 그러나 2003년 3월 16일 프라이드 챔피언에 오른 것을 계기로 팀의 경영을 맡은 블라디미르 포고딘(세계삼보연맹 부회장)과 금전적인 이유 등으로 마찰이 심해져 2003년 8월 10일 프라이드 -93kg 토너먼트 준준결승 초청경기에서 TKO로 승리한 이후 동생 알렉산데르와 함께 탈퇴했다. 표도르에 따르면 당시 포고딘은 삼보 스포츠장인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표도르는 바딤 핀켈스테인의 경영하에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종합격투기 학원 《레드데빌 스포츠클럽》을 설립했다. 이곳은 동유럽 스포츠삼보선수의 종합격투기 전향과 컴뱃삼보대회 출전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멜리야넨코 형제와 전 M-1 MFC 헤비급 챔피언 로만 젠초프(17승 12패)가 유명 선수다.

2005년에는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발차기 향상을 위해 K-1 8강 토너먼트 4회 우승경력자 에르네스토 호스트(98승 1무 19패), 전 세이킨도 -78kg 챔피언·러시아 툴라주립대학교 무에타이 교사 루슬란 나그니베다(33승 1무 3패)에게 입식타격을 배웠다. 표도르는 당시 인연으로 호스트가 속해있는 네덜란드의 포스 체육관에 여전히 정규관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입식타격 보완은 앞서 언급한 2005년 8월 28일 크로캅과의 대결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3-0 판정승을 거둔 크로캅전은 표도르가 꼽는 MMA 데뷔 후 가장 어려웠던 경기다. 두 선수의 대결은 표도르의 손 부상, 크로캅이 대결은 표도르의 손 부상, 크로캅이 케빈 랜들먼(17승 12패)에게 패한 것 등으로 지연됐다.

2007년 4월 14일에는 UFC 미들급 타이틀전 경력자 맷 린들랜드(20승 5패)에게 팔 관절 공격으로 기권승을 거뒀다. 린들랜드는 이 경기를 위해 두 체급을 올려 99kg로 계체에 임했고 표도르는 106kg이었다.

헤비급 최강자로 명성이 자자한지라 MMA와 유사한 컴뱃삼보에서 상대가 대결을 피하는 일이 잦다. 2007년 11월 표도르의 컴뱃삼보 세계선수권 무제한급 우승 당시에는 준준결승과 결승전 상대가 기권하여 준결승만 치르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준결승에서는 불가리아선수를 40초 만에 조르기로 이겼다.

2007년 일본의 일회성 종합격투기대회 야렌노카에서 2005년 K-1 아시아예선 우승경력자 최홍만(1승 1패)과 격돌하여 팔 관절 공격으로 기권승을 거뒀다. 최홍만의 MMA 2전째였던 당시 대결은 유선방송으로 중계됐음에도 20%가 넘는 국내 격투기 역사상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MMA 선수로 표도르는 2001년 링스 +90kg 토너먼트 우승, 2002년 링스 무제한급 토너먼트 우승,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2003년 3월 16일-현재, 3차 방어), 2004년 프라이드 헤비급 토너먼트 우승, 2005년 《레슬링 옵서버 뉴스레터》 선정 최우수종합격투기선수, 2005년 미국 종합격투기 언론 《셔독》 선정 동일체중가정순위 1위, 《셔독》 선정 헤비급 1위(2005년-현재), 야후 스포츠 선정 종합격투기 최우수선수(2007년 7월-2007년 11월)라는 경력을 쌓았다. 29전 중 KO·TKO승과 유술로 거둔 기권승이 각각 6회(22.2%)와 14회(51.9%)이다.

현 10강 중에는 앞서 언급한 크로캅 외에 현 UFC 잠정챔피언 안토니우 호드리구 노게이라(31승 1무 4패 1무효)와 3전 2승 1무효를 기록했다. 아직 제대로 된 패배가 없었는데다가 헤비급 2인자인 노게이라에게 2승을 거둔 것이 표도르가 체급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는 주된 이유다. 그러나 위상에 견줘 현 10강과의 대전 경험이 부족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표도르의 상대인 실비아는 1976년 3월 5일 미국 메인주의 엘즈워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별칭인 ‘메니악’은 메인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유년기부터 가라테, 고등학생부터 레슬링을 수련했으며 미식축구 준프로선수로도 뛰었다. 따라서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했다는 국내 속설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고등학교 졸업 후 건설현장근무, 원예, 석고보드 운반, 술집 경비원, 주택도색 등의 일을 했다.

MMA 입문을 결심한 후 현 UFC 웰터급 선수 마커스 데이비스(14승 3패)와 복싱과 그래플링 보강을 위한 훈련을 했다. 1년 훈련 후 처음 참가한 그래플링대회에서 체급 우승을 차지하고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열린 아마추어 무제한무규칙이종격투기(발리투두) 대회에서 17초 만에 KO로 이겼다.

2000년 11월 17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UFC 28 관람을 위해 대회 시작 전에 친구와 경기장을 찾았다가 전 UFC 웰터급 챔피언 팻 밀레티치(28승 2무 7패)를 만난 것을 계기로 MMA 선수로 본격적인 활약을 하게 된다.

203cm 118kg이라는 자신의 체격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는 밀레티치에게 실비아는 체급이 맞는 연습상대가 없다는 어려움을 털어놨고 이에 밀레티치는 미국 아이오와주 베텐도르프에 위치한 《팀 밀레티치》에 합류를 권했다. 실비아는 메인주의 기반을 모두 정리한 후 베텐도로프로 이주하는 결단을 내렸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팀 밀레티치는 MMA 훈련조직 《밀레티치 파이팅 시스템》으로 확대개편됐다. 현 아이콘 스포트·엘리트XC 미들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17승 4패 1무효), UFC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 2회의 제러미 혼(80승 5무 18패), 전 UFC 웰터급 챔피언 맷 휴스(42승 7패)가 독립했지만, 여전히 실비아 외에도 UFC 라이트급 선수 스펜서 피셔(21승 5패),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젠스 펄버(22승 1무 10패) 같은 수준급 선수들이 속해있다.

1999년 MMA 데뷔 후 초반 1승 1패를 거둔 실비아는 2003년 9월 26일 UFC 44의 챔피언 1차 방어전 승리까지 17연승(12 KO·TKO)로 거칠 것이 없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UFC 44 이후 금지약물인 단백동화스테로이드 복용 적발로 챔피언자격 박탈과 6개월 출장금지, 벌금 만 달러(1,05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출장정지가 끝나고 2004년 6월 19일 UFC 48의 헤비급 챔피언결정전에서 프랭크 미어(11승 3패)를 상대했으나 팔 관절 공격으로 패했다. 미어의 팔 관절 공격 시도 중 실비아의 요골이 원래 위치보다 8cm나 벗어나는 중상을 입어 주심의 재량으로 경기가 중단됐고 미어의 승리가 선언됐다. 당시 실비아는 골절을 숨기며 경기를 속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의사의 최종판단으로 미어의 챔피언지위가 확정됐고 경기 후 지역병원의 엑스레이 촬영 결과 실비아의 골절이 드러났다.

MMA 선수로 UFC 헤비급 챔피언(2003년 2월 28일-2003년 9월 26일, 1차 방어 / 2006년 4월 15일-2007년 3월 3일, 2차 방어), 2005년 2월 5일 UFC 헤비급 잠정챔피언결정전(UFC 51, 기권패), 2008년 2월 2일 UFC 헤비급 잠정챔피언결정전(UFC 81, 기권패)이라는 경력을 쌓았다. 체급 10강 중에는 안드레이 아르롭스키(12승 5패)와 벤 로스웰(33승 5패)을 격파했다.

킥복싱을 바탕으로 한 타격으로 31전 중 KO·TKO로 17승(65.4%)를 거뒀으며 패는 하나도 없다. 반면 유술때문인 기권은 2승(7.7%) 3패(60%)다. 타격의 공격·수비는 발군이나 유술 공격력은 아주 없진 않으나 빈약하고 방어는 취약함을 알 수 있다.

표도르가 실비아를 맞아 노릴 부분도 바로 유술수비 약점이다. 반면 실비아는 183cm 106kg의 표도르보다 20cm 12kg 앞선 체격 우위를 살려 타격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표도르의 유술 공격·수비 우세가 실비아의 타격 우세보다 더 크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일단 유리하지만, 변수는 타격방어와 경험의 질적 차이다.

표도르는 고사카전을 포함, 피부상처과다로 1패 1무효를 기록한 바 있다. 타격수비자체의 문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피부내구력도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임에는 분명하다. 2006년 이후 실비아가 체급 10강과 2승 2패를 기록하는 동안 표도르는 이들과 대전 자체가 없었다.

표도르가 유술 우위를 앞세워 판정승하거나 항복을 받는 것이 가장 무난한 예상이다. 그러나 실비아의 타격우세도 확연하기에 표도르의 타격방어와 경험이라는 변수가 실전에서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마지막황제가 재위기간을 이어갈지, 메니악이 황제의 지배에 반기를 들지, 이제 결과가 나올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



[사진(C) 어플릭션 밴드 공식홈페이지]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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