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7월 21일 오후 3시부터 일본 오사카조홀(大阪城ホール)에서 종합격투기대회 《드림 5》가 열린다. 드림은 K-1의 주최사인 FEG가 구 프라이드 운영진과 합작으로 기존의 종합격투기대회 히어로스를 개칭한 것으로 3월 15일 라이트급토너먼트 16강을 주제로 한 1회 대회가 열렸다. 지난 네 차례 대회의 평균 관중은 19,086명이다.
라이트급 4강 토너먼트를 중심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체급 세계 10강인 현 슈토 -76kg 챔피언 아오키 신야(16승 2패 1무효)와 UFC 타이틀전 2회 경력자 우노 카오루(25승 4무 10패)가 준결승에서 격돌한다. 준준결승에서 아오키는 2000년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9kg 2위 경력자 나가타 가쓰히코(종합격투기 4승 3패), 우노는 전 슈토 -70kg 환태평양챔피언 이시다 미쓰히로(16승 1무 4패)에게 각각 조르기로 승리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아오키는 다양한 격투기와의 교류를 통해 유도에는 보기 드문 관절 공격과 조르기 등으로 승리를 거둬 일본 청소년강화선수에 선발되기도 했지만 격투관의 차이로 결국 유도와 결별한다. 이후 나카이 유키(종합격투기 8승 2패)에게 브라질유술을 배웠다. 별칭인 ‘도비칸유단’은 도약관절기 10단이라는 뜻이다.
유도와 브라질유술, 삼보와 그래플링(실전레슬링, 유술+레슬링)에서 2003년 ADCC 실전레슬링 세계선수권 일본예선 참가·일본 삼보선수권 -82kg 3위·유도 일본 체육계 학생 체중별 선수권 -81kg 우승, 2004년 이사미배·하기배 브라질유술대회 우승, 2004년 브라질유술 일본 무제한급대회 우승·삼보 일본선수권 우승·브라질유술 일본선수권 무제한급 우승·2004년 브라질유술 국가연합대회 보라띠 부분 -79kg 우승, 2005년 ADCC 실전레슬링 세계선수권 -77kg·무제한급 본선 참가, 2005년 10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그래플링대회 -77kg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2003년 11월 24일 DEEP 웨스트초푸(퓨처 킹) 토너먼트 우승으로 종합격투기 선수로도 가능성을 보인 아오키는 2006년 3월 대학졸업 후 경찰관 자격으로 경찰학교에 입학했지만 2개월만에 퇴직하고 MMA 선수로 전념한다. 그 성과는 2006년 2월 17일 슈토 역대 최단기간인 384일 만의 챔피언 등극이었다.
2006년 11월 5일 프라이드 부시도(武士道) 13에서 전 스트라이크포스 라이트급 챔피언 길버트 멜렌데스(14승 2패)와 대결 예정이었으나 멜렌데스의 팔꿈치 활액낭 부상으로 무산됐다. 아오키가 대체선수에게 조르기로 승리한 것을 본 멜렌데스는 프라이드 연말대회 대결을 공개 제의했으나 확인 불명의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라이트급 10강인 멜렌데스와의 경기는 무산됐지만 결국 아오키는 2006년 프라이드 연말대회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전 슈토 -70kg 챔피언 요아킴 한센(17승 1무 7패)에게 종합격투기 역사상 최초(로 여겨지는)로 ‘고고플라타’라는 조르기 기술로 항복을 받아내며 세계격투계에 화제가 된 것이다.
2008년 1월 세계최대최고 프로레슬링단체 WWE의 스맥다운대회에서 언더테이커(본명 마크 캘러웨이, 1965년 3월 24일생)가 변형을 구사하기도 했던 이 기술로 아오키는 2008년 6월 15일 드림 4 라이트급 준준결승에서 앞서 언급한 나가타에게도 기권승을 거뒀다. 한센전과 달리 그라운드의 하위가 아닌 상위에서 기술을 구사, 항복을 받았는데 상대를 깔아놓고 고고플라타로 승리한 것 역시 종합격투기 최초로 추측되는 일이다.
그래플링 전문 경력에 슈토 챔피언의 명예가 더해졌고 고고플라타 시연 등으로 높아진 명성은 자신의 별칭과 이름을 딴 교육 DVD 《도비칸유단 아오키신야》 1편(2006년 3월 18일)·2편(2008년 2월 20일)의 출시로 이어졌다. 현재 종합격투기에 전념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오키의 지향점은 그래플링이다. 유술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레슬링도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4월 8일 프라이드 34에서 팔 관절 공격으로 승리를 거둬 프라이드 -73kg 토너먼트 참가 자격을 획득했으나 프라이드가 UFC 소유사 ZUFFA에 인수되면서 대회가 취소됐다. 2007년 일회성 연말 종합격투기대회 야렌노카에서 정부경(3패)에게 판정승을 거두면서 MMA 데뷔 후 최초로 대한민국 선수와 인연을 맺었다.
멜렌데스와는 2번 기회가 있었으나 대결하지 못했다면 K-1 히어로스 -70kg 토너먼트 2연속 우승자 제이지 칼반(본명 제지아스 카우반칸치, 14승 1무 2패 1무효)과는 2007년 야렌노카·2008년 3월 15일 드림 1·2009년 4월 29일 드림 2, 3번의 경기가 추진됐다. 칼반의 무릎인대부상으로 야렌노카에서의 대결은 무산됐지만 드림에서 1승 1무효로 우위를 점하면서 라이트급 10강 중에서도 상위 5위 안에 드는 선수로 인정받게 된다.
과정은 파란만장했다. 드림 1의 라이트급 16강전은 칼반이 규정으로 금지된 목 뒤에 대한 팔꿈치 공격을 가해 경기가 중단되고 결국 무효처리되고 말았다. 경기 후 아오키는 경골(목정강이)이 매우 떨리는 후유증을 겪었다. 드림 2의 재경기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지만, 당시 칼반이 늑골에 심한 타박상과 연골손상, 전방십자인대파열로 몸이 만신창이였다는 것이 후일 밝혀졌다. 칼반은 5월 16일 수술을 받고 4개월 기간의 재활에 돌입했다.
서로 완벽한 몸 상태로 우열을 가릴 필요가 있지만 3번의 추진 때마다 순조롭지 않았던 과거에도 주최 측이 네 번째 시도로 3차전을 주선하려 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토너먼트에서 아오키가 우승하여 드림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한다면 히어로스 챔피언 칼반과의 대결은 불가피하다.
종합격투기 19전 중 KO·TKO로 거둔 승패가 각각 1승(6.3%)과 1패(50%)이고 유술로 거둔 기권승은 9회(56.3%)다. 과거와 달리 타격과 그래플링에 대해 특화보다는 고른 기량이 중시되는 MMA의 현실에서 타격으로 상대에게 심대한 피해를 주는 것이 극히 드물고 유술 위주의 경기운영을 하는 것은 정상급 선수로는 보기 드문 사례다.
만 25세의 나이로 벌써 상당한 경력과 이야깃거리를 만든 아오키지만 상대인 우노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종합격투기 라이트급의 살아있는 역사다. 고등학생부터 레슬링을 수련한 우노는 유술을 보완, 1999년 ADCC 실전레슬링 세계선수권 -76kg 2위라는 성과를 냈다.
종합격투기 선수로는 1996년 아마추어 슈토 일본선수권 우승, 슈토 -70kg 챔피언(1999년 5월 29일-2000년 12월 17일, 1차 방어, 반납), 2001년 2월 23일 UFC -70kg 챔피언결정전(UFC 30, 판정패), 2003년 2월 28일 UFC 라이트급 챔피언결정전(UFC 41, 무승부), K-1 히어로스 -70kg 토너먼트 3위(2005)·2위(2006)라는 경력을 쌓았다. 링 위주의 일본격투계에서 철장종합격투기의 대표격인 UFC에서 챔피언결정전 2회를 경험한 것은 특기할 일이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일본 유일의 철창 종합격투기대회 《케이지포스》의 대회명을 짓고 고문을 맡고 있으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합격투기훈련단체 《와쥬쓰 게이슈카이》(和術慧舟會) 도쿄지부에는 미들급 타이틀전 예정자 오카미 유신(22승 4패), 웰터급선수 나카무라 게이타(14승 2무 3패)라는 UFC 현역선수 2명이 속해있기도 하다.
한때 일본 격투기의 흥행을 주도했던 우노의 위상은 다양한 외도로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연말 《이노키 봄바예》의 프로레슬링 경기 출전, 2003년 12월 7일 전일본 킥복싱연맹 주최 《후지와라 페스티벌》에서 종합격투기 2:2경기·입식타격경기 소화, 2003년 12월 15일 K-1 맥스 8강 토너먼트 우승경력자(2003) 마사토(51승 2무 6패)와 벌인 1라운드 입식타격·2라운드 종합격투기 방식의 이벤트 대결 등이 좋은 예다.
어느덧 만 33세가 된 탓에 그동안 격파한 선수 중 현 라이트급 10강은 한 명도 없었지만 이번 토너먼트 준준결승에서 이시다에게 데뷔 후 처음으로 유술로 항복하는 굴욕을 안기면서 10강의 지위를 회복했다. 종합격투기 39전 중 KO·TKO승과 유술로 거둔 기권승이 각각 1회(4%)와 13회(52%), 패배는 각각 5회(50%)와 2회(20%)다. 유술편향은 아오키와 대동소이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사한 특성의 두 선수가 대결함에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다름 아닌 체격이다. 180cm의 아오키는 슈토에서 -76kg으로 활약했다. 프라이드의 라이트급은 -73kg였지만 드림은 -70kg였기에 감량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고 UFC 웰터급(-77kg) 참가 의사를 밝히기도 했었다. 반면 우노는 ADCC에서 -76kg으로 뛰긴 했으나 종합격투기에서는 -70kg에 전념했고 신장도 172cm로 아오키와 견줘 체격적으로는 확실한 열세다.
기술적으로도 아오키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술 공격·수비, 타격 공격에서 우위고 타격방어는 대동소이하다. 우노의 풍부한 경험과 저력을 경계해야겠지만 최근만 놓고 보면 칼반과 한센에게 승리를 거둔 아오키 전적이 질이 더 높은 것도 사실이다.
장점을 발휘하여 수준 높은 그래플링 공방전이 될 것인지, 서로 장기를 피해 어색한 타격으로 우열이 가려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아오키가 우노를 이기고 13경기 무패를 기록할지, 우노가 아오키마저 격파하고 10강 재진입을 확고히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 (C) 드림 공식홈페이지]
강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