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각양각색의 가족들, 그 중에서도 독특한 캐릭터였다.
MBC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설정부터 가족 형태의 변화를 다뤘다. 독립했지만 높은 전세가와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 곁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람을 가리키는 '리터루족' 현상을 드라마적으로 표현했다.
한형섭(김창완 분)과 문정애(김혜옥) 부부는 4남매 한성훈(이승준) 한성식(황동주) 한정화(오연아) 한성준(이태환)을 잘 키워 출가시켰지만, 이들은 각자의 사정 때문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함께 살게 됐다. 여기에 한형섭의 누이인 한예리(윤미라)의 딸 한정은(이수경)까지 더해져 때아닌 대가족을 이루게 됐다. 기본적으로 주말드라마는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 대가족의 화목함을 그려내곤 하는데, '리터루족'이라는 설정으로 한층 현실감을 살려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여기에 갑자기 한 집에 함께 살게 된 젊은 부부들의 갈등은 심각하면서도 동시에 재미를 줬다. 특히 양육방법에서 달라도 너무 다른 서혜주(김선영)와 강희숙(신동미)의 갈등은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전개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전형적인 '강남 엄마' 강희숙 때문에 삐뚤어진 한지훈(신기준)의 이야기는 성적위주의 교육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또 한지훈과 한창수(손보승)가 뒤바뀌었다는 사실, 이후 변화하는 두 가족의 모습은 유쾌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여기에는 신동미의 연기력이 한몫했다. 개성있으면서도 현실적이고, 현실적이지만 입체적인 신동미의 캐릭터 표현력이 없었다면 강희숙이라는 역할은 그냥 밉상으로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국민 찌질남'이 된 황동주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집안의 사고뭉치이고, 저런 캐릭터가 있을까 싶다가도 현실적으로 치졸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불륜남, 마마보이, 지질남 등의 캐릭터에 종지부를 찍는 임팩트였다.
또 드라마 '시그널', '피고인' 등에서 서늘한 역할로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오연아의 변신이 돋보였다. 중간에 합류했지만 철없고 부모에게 '갑질'하는 딸 역할로 딸을 둔 시청자의 속을 긁었고, 이현우(김재원), 한정은(이수경) 사이에서 갈등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렇게 가족 위주의 드라마지만, 다양한 위치의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M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