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09 19:13 / 기사수정 2008.07.09 19:13
다른 게 아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쁘아까오 포프라묵(25.태국)이 KO패를 당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쁘아까오는 지난 7일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K-1 월드 맥스 2008 월드챔피언십 토너먼트 8강전´에서 사토 요시히로의 훅에 충격의 KO패를 당했다. 이 일대 사건은 많은 격투기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했으며 지금도 많은 팬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쁘아까오는 과거 빰클린치와 니킥연타로 수많은 강자를 거침없이 격침해 왔고 1인 장기 독주 체제를 우려한 K-1측이 해당 기술들을 금지해 버릴 정도였다. 하지만, 금지당한 뒤조차도 복싱스킬 보강과 정교한 거리 조절로 다시금 정상에 등극했으니 'PRIDE에 효도르가 있다면 K-1엔 세미 슐츠가 있고 K-1 MAX엔 쁘아까오가 있다.'
는 말이 나온 것도 이때쯤이다.
그러나 영원한 강자는 정녕 없는가.
그런 쁘아까오가 작년 일본의 '은빛 영웅' 마사토에게 판정으로 패하고 올해 사토에 충격의 KO패마저 당했으니 후폭풍이 거셌던 것은 당연한 일. 쁘아까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무에타이 인생 첫 KO패"라면서 "내 문제점을 무엇인지 보고 고칠 것"이라며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사실 팔꿈치 공격이 제한된 룰에서 근거리 싸움은 쁘아까오에겐 익숙치 않다. 접근전에서 무릎과 팔꿈치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안면을 조금 내주면서 다시 거리를 확보했던 것이 종래의 패턴. 그것을 잘 알았던 마사토는 작년에 정교한 복싱스킬과 교과서적인 컴비네이션으로 쁘아까오에게 불리한 거리를 절대적으로 유지하며 판정으로 잡아냈다.
게다가 사토의 경우, 쁘아까오의 이런 특성은 더더욱 독약이 된다. 긴 리치를 활용해 절대로 거리를 내주지 않다가 근접전이 되면 어퍼와 바디 니킥으로 쁘아까오의 체력을 갉아먹는다. 체력이 달리니 계속해서 클린치에 의존하게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떨어질 때 리치가 긴 사토의 펀치나 킥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에서 하이라이트는 계속된 바디 니킥 공격으로 체력이 사실상 소진된 쁘아까오가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서있다 라이트 훅에 힘없이 고꾸라진 것. 누가 이런 힘없는 장면을 쁘아까오에게 상상이나 했을까.
사토는 "운이 너무 좋았다. 그 좋았던 운이 겸치고 겹쳐 오늘의 승리를 만든 것 같다."고 겸손해 했지만 그것은 단지 운뿐만이 아닌 쁘아까오의 패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승리였다. 오죽하면 쁘아까오가 "특별히 충격받은 공격은 없었다. 그냥 싸우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라고 말을 했을까.
영원한 강자는 없다. 더군다나 수많은 변수와 개인에 대한 분석이 점점 더 정교해지는 현대 투기 종목에선 더더욱 그렇다. 열한 명이 하는 축구도 팀의 스타일을 분석하고 약점을 찾아 약팀이 강팀을 격파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일대일의 전장인 격투기에서 '끊임없는 진화' 없이는 그 어떤 힘이나 기술도 절대적인 왕좌를 담보하지 않는다.
한 때 당분간 해당 체급에서 적수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받던 호드리고 노게이라, 반달레이 실바, 맷 휴즈가 무너진 사례를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이 사례는 결국 쁘아까오까지 확대됐다. 현재 최강자라는 칭호를 고수하고 있는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앤더슨 실바도 결코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세계고, 현대화된 격투기라는 말이다.
굳이 한 명만 제외하자면 K-1에서 서식하고 있는 '괴물' 세미 슐츠 정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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