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가 아련한 엔딩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가 4일 방송된 28회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8.2%, 수도권 기준 8.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며 종영했다.
사임당(이영애 분)과 이겸(송승헌)은 조선과 이태리에서 서로를 그리며 자신의 삶을 살아갔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서지윤(이영애)은 민정학(최종환)과의 금강산도 진실게임에서 승리한 후 라드의 일원이 됐다. 이태리에서 사임당과 이겸의 행복한 해후를 상상하며 잔잔한 미소로 그 뒤를 따라 걷는 서지윤의 모습은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28회에 걸친 긴 여정에 어울리는 마침표였다.
방영 전부터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혔던 ‘사임당’은 배우들의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방대하게 엮은 흥미로운 이야기, 한국의 4계절을 담아낸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호평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대만, 홍콩 등에서 동시 방영되는 동안 꾸준히 1위를 유지하며 해외에서도 ‘사임당’을 향한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28회의 긴 호흡 이끈 탄탄하고 찬란했던 배우들의 열연 “믿고 보길 잘했다”
1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이영애의 컴백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임당’의 중심에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이기에 사극과 현대극을 소화해야했고 긴 호흡을 이끌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배우들은 호연으로 클래스를 선보였다. 사임당과 서지윤 1인 2역으로 오랜만의 컴백에도 무뎌지지 않는 연기 내공을 선보인 이영애는 시종일관 ‘역시’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특유의 우아하고 단아한 매력과 강단 있는 캐릭터가 어우러지며 이영애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28회 내내 펼쳐졌다. 정통 사극을 만난 송승헌은 이겸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 훨훨 날았다. 이겸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며 여심을 사로잡았고 깊어진 감정선으로 이겸의 순애보에 세밀함을 더했다. 송승헌을 향해 ‘인생 캐릭터’라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역대급 악녀 휘음당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오윤아,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민치형으로 악역의 새 역사를 쓴 최철호, 현재와 과거 모두에서 절대 악역의 포스를 내뿜은 최종환까지 악역 장인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며 몰입감을 높였다.
#박제된 ‘현모양처’ 아닌 힐링 리더십의 당찬 사임당
여성 최초로 지폐에 등재된 사임당은 모두가 알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조명된 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자 이율곡을 키워낸 현모양처의 면모가 부각됐을 뿐이다. 드라마 ‘사임당’은 여성이면서도 당대 최고의 화가로 칭송받았던 예술가이자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 사임당을 재조명했다. 남편을 대신해 가정을 이끌어가면서 아이들을 각자의 개성을 살린 인물로 키워낸 사임당의 남다른 교육관은 방영 내내 관심을 받았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사임당에게 종이 생산이라는 직업을 부여해 워킹맘의 모습을 부각했다. 특히 여성이자 양반인 사임당이 거친 유민들을 규합해 지소를 이끌어 나가고, 절대 군주인 중종(최종환)에게 “꿈을 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힐링 리더십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다.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 완성도·몰입감 UP
사전 제작된 ‘사임당’은 사전 제작과 한국 드라마 특유의 실시간 소통이라는 장점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사전 제작이었기에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영상 안에 담아낼 수 있었고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사전 제작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지적되지만 ‘사임당’은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의견을 모니터하면서 보완해나갔다. 스태프들은 재편집과 후반 작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끊임없이 내부 회의를 통해 재편집 과정을 거쳤고, 끝까지 시청자들과 소통한 덕분에 완성도와 흡입력을 높였다.
#사임당과 서지윤, 시공간을 넘어선 여성들의 공감 ‘허스토리’
사임당과 그녀의 일기를 발견한 서지윤의 이야기를 병행 배치한 ‘사임당’은 두 사람의 삶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각각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하지만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삶을 꾸려나가는 사임당과 서지윤의 이야기는 다른 듯 닮아있었다.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족쇄가 되는 조선 시대에 어진 화사가 되고 유민들을 규합해 양류지소를 이끄는 사임당의 삶과 교수가 되기 위해 비굴할 정도로 굽히며 살았던 서지윤이 진실게임에서 승리한 후 교수직 복귀가 아니라 라드의 일원이 되는 결말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사임당과 서지윤이 결국 얻은 것은 오롯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주체적인 삶이었다. ‘허스토리’를 만들어낸 사임당과 서지윤의 삶에 시청자들도 끝까지 공감하며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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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