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1.28 08:34 / 기사수정 2005.01.28 08:34
"그냥 뭐 생긴 대로 살지,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나?"
"아이구…무슨 요란스럽게 피부건강씩이나…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겠다"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피부관리'는 멋쟁이들이나 하는 일종의 사치정도로만 생각한다.
여성보다는 남성, 젊은층보다는 나이가 조금 있는 층, 그리고 도시보다는 시골 쪽으로 내려갈수록 그런 경향이 짙어지는 편인데, 이 글을 읽는 독자분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이제부터라도 과감하게 바꿔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어렵게 전문용어를 쓰거나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한번 물어보겠다.
'피부란 무엇인가?'
가장 쉽게 말해서 피부란 우리 몸을 감싸고있는 마지막보루, 즉 겉 표면이다.
'피부관리'라 하면 미(美)적인 면 만을 생각하기 십상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건강관리' '약품치료'로도 얼마든지 표현이 가능할 것이다.
피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신경을 쓴다면 우리를 괴롭히는 수많은 피부병들은 물론 크고 작은 잔병까지 예방이 가능하며 더불어 '한층 나아진 자신'이라는 부가적인 선물까지 받을 수 있다.
필자 역시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지금껏 피부에 전혀 무신경하게 살아왔으며 불과 몇 개월 전부터 신경을 쓰고 공부를 해나가는 중이다. 때문에 이 글을 쓰는 이유 역시 어설픈 지식을 남기고자함이 아닌 여러분들과 같이 공부하고 노력하자는 의미임을 밝혀둔다.
제 1교시, 피부조직 꿰뚫어보기
피부를 크게 나누면 표피(表皮), 진피(眞皮), 피하조직(皮下組織)으로 나눌 수 있다.
표피는 말 그대로 가장 밖으로 드러나 있는 피부이고 진피는 그 안의 둘러 쌓인 표피 밑에 있는 두꺼운 층으로 표피보다 몇 갑절 두껍다. 탄력성 있는 섬유와 결체조직(結體組織)으로 되어있는데 여기에는 핏줄과 신경 그리고 림프와 피지선, 한선(땀샘), 모낭(털주머니) 등이 있고 병원균이 침입하면 모세혈관에서 백혈구가 나와 살균작용을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피하조직은 피부와 그 밑의 근육과 뼈 사이에 있는 부분으로 지방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피하지방조직'이라고도 한다. 피하지방은 신체의 곡선미와도 깊은 관련이 있어, 많고 적음에 따라 체형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표피조직
맨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식으로 말해보면 표피조직은 기저층(基底層), 유극층(有棘層), 과립층(顆粒層), 투명층(透明層), 각질층(角質層)의 다섯 개 세포층으로 나눌 수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투명층을 일단 제치고 설명하는 경우도 많다.
투명층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층과 달리 투명층은 손바닥, 발바닥과 같은 두꺼운 피부에만 있기 때문에 얼굴 같은 부드러운 피부를 중점적으로 설명할 때는 간혹 빠지기도 한다.
기저층과 유극층은 영양공급과 재생을, 과립층은 수분공급, 그리고 각질층은 청정과 보호라는 각각의 주임무를 가지고 있다. 무수히 많은 세포들이 계단을 쌓고있는 형식으로 아래서부터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순으로 올라가면서 맡은바 역할에 의한 결정체를 만들어나가고 각질층에 이르러 비로소 완성이 되는 것이다. 각각의 층에는 이른바 핵이라는 것이 있는데(핵이 있다는 것은 곧 세포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보면 됨) 여기에서 주목할 것이 바로 멜라노사이트(melanocyte)이다.
그렇다면 멜라노사이트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피부색과 관계된 멜라닌색소를 만들어내는 피부세포인데 문제는 멜라노사이트는 평소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으나 자외선에 노출되면 효소인 티로시나제를 생성시켜 피부를 검게 만든다는데 있다. 피부에 자외선이 안 좋은 것은 다들 알 것이다. 거기에서 이 멜라노사이트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멜라노사이트와 자외선은 절대 같이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물론 표피조직에서도 가장 아랫부분인 기저층까지 자외선이 닿게 한다는 것부터가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때문에 각층별로 관리를 잘해서 미리미리 위험요소를 방지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하겠다.
그럼 이번에는 화장품과의 연관성을 잠깐 언급해보겠다.
화장품은 한마디로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자연적으로 보호나 치료가 힘든 상태일때, 인공적인 방법으로나마 보호해주고 영양을 공급해주는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일단 영양공급과 재생역할을 해야하는 기저층과 유극층에는 고기능성제품이 들어가야 하는데 영양크림이나 앰플, 시럼, 에센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대체적으로 여기에 들어가는 화장품들은 특히 비싼 편인데, 가격을 떠나 식물로 따지면 그 뿌리를 튼튼히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먼저 따져보시기를 권한다.
수분공급이 필요한 과립층에는 에센스와 시럼, 마지막으로 피부의 최전선을 사수하고있는 각질층에는 청정과 보호를 위한 이중세안, 딥클렌징, 화장수, 밀크로션, 데이크림, 선제품 등이 요구되며 필요하다 하겠다.
■ 진피조직
진피조직 같은 경우는 무려 70%가량이 수분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 피부의 저수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으로 밑에서부터 망상층과 유두층으로 나뉘어지며 주름과 탄력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의복으로 따지면 이 옷이 얼마나 질기고 탄력과 복원력이 있느냐를 결정하는 부위라고 보면 된다.
어차피 망상층과 유두층 두 가지로 진피조직은 설명이 되니까 좀더 쉽게 설명을 해보겠다. 유두층은 표피조직의 맨 아래에 위치하고있는 기저층과의 경계 부분으로 모세혈관을 통해 표피조직에 영양을 공급하여주며 신경의 종말기관이 있는 곳이다.
망상층은 진피조직의 80%를 차지하며 콜라겐(collagen)이라고 불리는 교원섬유와 엘라스틴(elastic fiber)이라고 불리는 탄력섬유 그리고 초질로 이루어져 있다. 망상층은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피부탄력을 관장해준다.
콜라겐은 망상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있는 피부로 1.5배나 늘어날 수 있는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의 보호 및 보습, 탄력 등을 관장한다. 엘라스틴은 교원섬유를 서로 결합시켜주는 성분으로 콜라겐에 비해 유분이 월등히 많다.
초질은 수분점액성물질 히아루론산, 유황, 황산타트륨, 맥아당, 무기염류 등이 결합된 보습인자로 콜라겐과 엘라스틴 사이에 존재하며 피부의 영양, 신진대사, 수분유지, 노화방지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만큼 피부탄력 등의 역할에서는 망상층이 대부분의 열쇠를 쥐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콜라겐은 자외선이나 스트레스에 무척 약하다는 것이다. 자외선의 피부에 대한 악영향이야 많이 들어서 잘 알 것 같아 더 이상 강조를 안하겠으나 스트레스 같은 경우는 알고도 다스리기 어려운 부분이니 참으로 벅찬 부분이 아닐까 싶다.
스트레스는 유해산소나 독소를 같은 치명적인 성분을 유발시키는데 콜라겐같은 경우에는 특히 여기에 약해 노출될 경우 쉽게 파괴당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세포 역시 스트레스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주름과 탄력예방(유지)를 위해서는 자외선을 조심하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도록 노력해야하며. 화장품 같은 경우는 콜라겐합성촉진제품이나 초질강화제품이 크게 도움이 된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둬야 할것이 있다.
스트레스 같은 것은 꼭 짜증이나 분노 같은 심한 감정의 변화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잘 때 제때 못 자고, 식사 불규칙하게 하고, 심하게 몸을 움직이고, 이렇게 평균치 이상으로 몸을 혹사시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축나고 그것은 곧 그대로 스트레스로 이어져 나중에는 겉으로 드러나게 되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술집 아가씨들 같은 경우 젊었을 때는 모르겠지만 30세를 넘어가면 그 나이 때의 일반적인 여성들보다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콜라겐의 파괴도 단단히 한몫 한다 하겠다.
여성들이 임신을 하게되면 아이 한명당 콜라겐 5년치가 소모된다고 한다. 물론 사람이나 나이 또는 건강상태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그만큼 출산은 여성들을 팍 늙게 한다고 보면 된다. 건강한 피부를 오래 간직하고싶다면 이 콜라겐이라는 존재를 제대로 보호하고 강화시켜야한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각화작용: 표피세포의 자장 중요한 작용 중 하나로는 역시 각화작용을 첫 번째로 들 수 있다. 표피의 맨 밑에 있는 기저층에서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져 유극층과 과립층을 거쳐 각질층에서 때나 비듬이 되어 떨어져나가는 작용으로 보통 27일 플러스 마이너스 3일 정도를 주기로 이루어진다. 이 각화작용이 원활해야 건강하고 촉촉한 피부를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밑에서 아무리 좋은 성분이 올라오면 뭐하겠는가, 위에서 꽉 막고있으면, 그렇게되면 밑 부분까지 영향을 받아 결국에는 피부촉진대사 자체가 안 좋게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사실이다.
각화작용을 촉진시키기를 원한다면 클렌징과 세안으로 노폐물을 , 딥클렌징으로 노화각질을 제거하면 효과적인데 각질탈락을 도와주거나 각질분해 기능을 가진 제품이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엠플을 써서 세포분열에 도움을 주는 영양공급으로 자연스럽게 각화작용을 유도,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여기서 잠깐! 각질화 기간이 너무 느려지면 피부두께가 두꺼워지고 색이 어둡고 칙칙하게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피부를 고려하지 않은 너무 지나친 관리는 자칫 민감성피부를 유발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참고하길 바란다.
▶ 분비작용: 피부는 한선과 피지선을 통해 땀과 피지를 분비한다. 땀은 그 구성성분의 99%가 수분으로써 피부표면에서 증발하여 체온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며, 피지는 땀과 각질층에 퍼져 피지막을 형성함으로써 방수와 항균의 작용을 한다. 이와 같은 분비작용은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러운 상태로 유지시키며 동시에 보습작용에도 관여를 한다.
피지막은 피부를 건강한 상태인 약산성으로 유지시켜 세균의 침입이나 이물질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고 피부 속의 수분이 과다하게 증발되는 것까지 억제해준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 피지와 땀이 적당량 분비되지 않게 되면 피부는 건조해지고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밀크로션이나 데이크림 등의 크림류는 이러한 피지막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인공피지막의 역할을 하여 피부를 부드럽게 가꾸어주면서 외부로부터 보호해준다.
여기서 잠깐! 약산성톤인 우리 피부가 깨지는 순간이 언제일까? 바로 세안할 때이다. 세안을 하게되면 피지와 땀 등이 씻겨져나가며 순간적으로 알카리성을 바뀌는데 때문에 솜 등을 이용해서 최대한 빨리 화장수며 로션 등을 발라줘야 한다. 무방비 상태인 피부를 빨리 최소한의 대비상태로 만들자는 것이다.
▶보호작용: 피부는 신체의 가장 겉 표면에서 외부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자극으로부터 내부의 장기를 보호해주는 보호작용을 한다. 피부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작용이라 할 수 있겠다.
피지막은 피부표면을 항상 pH 4.5∼6.5 정도의 약산성 상태로 유지시켜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세안 후에는 일시적으로 깨지기도 하지만, 보통사람의 피부인 경우 한두시간 정도가 지나면 다시 피지와 땀이 분비되어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복원력(중화능력)까지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피부이니 만큼 화장수, 선제품, 메이크업제품 등을 통해 보호받지 못할 경우까지 챙겨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흡수작용: 우리 피부는 생각만큼 외부물질을 잘 흡수하지 않는다. 화장품 등을 쓸 때 가장 괴로운 부분도 여기가 아닌가 생각되는데, 어찌보면 흡수가 잘 안되는게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만약에 흡수가 잘된다고 생각해 보라. 미생물이며 온갖 잡다한 것들이 그대로 여과 없이 침투될 것 아닌가.
때문에 피부에 좋은 화장품 같은 성분이 잘 먹게 하기 위해서는 청정제품 등을 이용, 각질 등 흡수의 장애요인들을 먼저 제거하고, 마사지, 팩, 초음파 등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어 흡수력을 증강시켜야 된다.
물론 요즘은 캡슐제품 등 피부에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효과가 작용하는 좋은 제품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기초라는 것은 어떤 부분을 막론하고 거듭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항체형성작용: 아무리 비싼 보약을 먹어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듯이 피부 역시 어떤 좋은 화장품과 제품을 쓴다해도 피부에 맞지 않으면 말 그대로 '도로아미타불' 아니 '긁어 부스럼'까지 생길 수 있다.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패치테스트(patch test)라는 것이 있다.
일종의 밴드같이 생긴 것을 팔 등 신체의 한 부분에 붙여서 이틀정도 경과를 지켜보는 것인데. 약물이나 화장품 등에 대한 특이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지라 꼭 필요한 방법이라 하겠다.
▶체온조절기능: 피부는 참으로 변덕이 심하다. 주위의 온도가 하강하게되면 모공수축과 더불어 생리기능저하 등이 발생하기도하며 이와는 반대로 주위의 온도가 상승하면 혈액의 온도상승과 땀의 분비, 모공확장 등이 일어날 수 있다. 팩이나 마사지 등은 단순히 피부만 좋게 하는 것이 아닌 이런 상황에 따른 피부의 변덕을 최대한 줄여주는 효과까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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