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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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마운드 집중해부 (상)

기사입력 2005.01.23 09:31 / 기사수정 2005.01.23 09:31

임건순 기자

재작년인 2003시즌. 창단 첫 준우승의 돌풍을 일으키며 다시 한번 인천야구 붐을 일으켰던 SK와이번스는 작년 시즌 6위의 성적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SK, 특히 그들의 마운드를 집중적으로 해부해보고자 한다.

야구는 어차피 투수 놀음이고 마운드의 역량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게 사실이다. 아무리 타력이 좋아도 마운드의 힘이 쳐지면 좋은 성적 내기 힘들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것이 바로 이 바닥의 진리 아니던가.


지난해 팀방어율이 6위를 기록한 SK의 마운드는 그만큼 허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결국 팀의 가을잔치 실패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SK의 재도약은 순전히 마운드의 힘에 달렸다고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다수의 물음표에 어두운 그림자도 많이 깔려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우선 자세히 살펴보면서 얘기해보자.


1. 선발 그리고 용병투수 산체스

우선 이번 시즌 SK 마운드는 이승호-엄정욱-산체스-김원형 이렇게 중심 4인을 중심으로 운영이 될 듯하다. 언제나 자기 몫은 충분히 해주는 이승호에 역시 자기 몫은 성실히 해주는 김원형 그리고 풀타임 선발로서 검증은 필요하지만 욱일승천의 기세로 뻗어나가는 엄정욱까지는 믿음직 스럽다.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비룡의 에이스)- 사진출처 SK와이번스 홈페이지


하지만 중요한건 산체스인데 완급조절능력과 제구력보다는 주로 구위를 기준으로 용병투수를 선발해왔던 SK의 관행을 봐왔을 때 그는 지극히 SK스러운 용병투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좌완투수이며 빠른 공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볼때 구단측에서는 에르난데스급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체스가 부도난다면 SK의 선발진의 경쟁력은 대략 리그 중간, 산체스가 대박이 난다면 SK 선발진의 경쟁력은 리그 상위권으로 점쳐질 정도로 선택권은 전적으로 산체스가 쥐고 있다. 더구나 좌완 선발 요원이 많지 않은 한국야구에서 이승호와 같이 좌완 선발 원투펀치가 되어준다면 그 위력은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용병 마무리 카브레라


야구란 계산이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이며 그 계산이 되어야 시즌 농사를 꾸려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무리의 비중은 제1선발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작년 후반기부터 팀의 마무리를 맡아 올시즌에도 마무리로서 뛰게 될 강속구 용병투수 카브레라가 SK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큰 게 현실이다. 또한 그의 성공여부에 따라 팀의 농사가 좌우될 수도 있는 형편인 셈이다. 그러나 여지껏 용병투수가 마무리로서 시도된 적은 많았지만 한번도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은 일단 불안감이 먼저 찾아온다.

그리고 강속구외에 뚜렷한 브레이킹 구종도, 오프스피드 구종도 없는 투수라는 점도 불안감을 한층 크게 한다. 또한 직구를 받쳐줄 뚜렷한 구종이 없다는 점도 비관적인 예상을 하게 한다.

아무리 마무리 보직에 한정되어 있고 직구의 구위가 좋아도 브레이킹 구종과 오프스피드 구종 없이 통할만큼 한국야구는 만만하지 않다. 또한 최근 몇 년간 타자들의 테이크백이 비약적으로 짧아지고 간결해지면서 강속구 대처능력은 매우 많이 향상되어 있다는 점도 이 근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작년 시즌 마무리로 돌아선 이후 카브레라의 성적만을 보면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20.2이닝 자책 9 안타 22 볼넷 6 삼진 23 피홈런 1

방어율 3.91 세이브 상황에서 12번 나와 11번 성공

세이브 성공률 91%



한정된 기간이지만 이정도면 참 준수하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이 시점에서 예전에 한화이글스에서 마무리로 뛰었던 피코타가 떠오르기도 한다. 선발로서 전반기에 부도가 나 후반기에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이후 준수하다 못해 특급 성적을 냈지만 다음해 풀타임 마무리로 도전해 다시 부도가 났던 투수, 피코타.

피코타도 마무리로 전업했던 02시즌 후반기에 마무리로서 아주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3승2패 13세이브 방어율 0.90 02시즌


그것도 대부분 평균 3이닝정도의 이닝으로 세이브를 했고 후반기로만 한정한다면 02시즌 후반기 최고 마무리였으며 카브레라라 보다 더 화끈한 마무리였다. 하지만 다음해에 풀타임 치루면서 바로 부도가 난 것이다. 이런 선례를 볼 때 다시 한 번 카브레라의 귀추가 주목 된다, 마무리로 전업해 수없이 실패 했던 다른 용병 투수 특히 너무나 행보가 비슷한 피코타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처음으로 용병 마무리 성공시대를 열어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김희걸의 이적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조웅천의 35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한다면 실패시 팀 전력에 큰 누수가 생길 건 자명한 상황이므로 그의 성공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03시즌에 피코타가 부도가 나게 된 이유에는 그의 많은 나이 그리고 따뜻한 파나마출신이라는 점을 들수가 있다. 특히 당해 있었던 제주도 전지훈련이 피코타에게는 치명적이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점에서 카브레라는 좀 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용병투수로서 금단의 영역에 도전하는 카브레라 과연?)-사진출처 SK와이번스 홈페이지



3.불펜문제1-김희걸의 공백과 옆구리 투수들

현재 김희걸은 팀을 떠났고 그의 공백이 큰 것이 사실이다. 준수한 방어율과 피출루율을 기록하며 100이닝 넘는 이닝을 불펜에서 소화해줄 수 있는 송유석스러운 불펜요원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커보인다.

물론 아직은 이 땅의 불펜요원들이 연봉에서 푸대접 받고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어도 송유석스러운 불펜요원이 장기레이스 치루는데 있어서 영양가와 비중이 아주 높다는 점을 볼 때 과연 SK에서 김희걸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궁금하다.

좋은 스터프에 연투능력. 유일한 약점이라면 적은 인지도 밖에 없었던 김희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불펜의 과부하를 구단이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고 또 우려가 된다

비록 SK는 병풍으로 이호준과 채병용을 잃었다지만 김재현을 영입하고 조원우와 이진영을 잔류시킬 가능성이 컸던 만큼 상대적으로 약한 투수력만 보강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희걸의 내구성에 대해서 비관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김희걸과 박재홍을 트레이드한 것은 분명히 SK의 악수라고 생각된다. 분명히 김희걸의 공백은 큰 부담이 될것이라고 본 기자는 생각을 한다

이제 김희걸이 떠난 SK의 불펜의 핵심은 조웅천, 정대현,신승현 같은 옆구리 투수들에 김경태와 윤길현이 가세해 힘을 보태줘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나이에 그동안 가뜩이나 체력적으로 부치는 모습을 보여왔던 조웅천이 풀타임 내내 신뢰가는 피칭을 해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항상 잔부상때문에 풀타임 장담이 힘든 정대현, 신승현까지 더해진다면 대다수가 옆구리투수인 불펜진에서 어떻게 짜임새 있는 마운드를 만들어 낼지의 여부도 지적하고 싶다.

한국나이로 35에 접어드는 조웅천. 그동안 스태미너 부족으로 자주 체력적인 약점을 노출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과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용병 마무리 카브레라가 실패하거나 일찍 부도날 경우 짧은 기간이 아닌 장기간 마무리로서 대안이 될 수 있을지의 여부가 현재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다. 만약 그가 마무리로 간다면 불펜 문제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우선 당장 셋업은 누가 한단 말인가.

그리고 정대현 재작년과 작년 SK 불펜의 소금이었으나 역시 잔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소화능력은 쳐지는 편이며 신승현은 예전에 강속구를 잃어버린 상태이다. 그러면서 고속사이드암의 범주에서 이탈한 신승현을 생각한다면 SK 불펜은  대다수 느린 공에 변화구위주의 사이드암에 편중된 상황이다.

현재 이들이 핵심인 불펜진에서 힘 있는 우완투수와 좌완투수가 가세해 저들의 짐을 덜어주고 짜임새를 만들어 주어야하는 것이 당장 시급한 문제이다.

그래서 김희걸은 공백은 더욱 아쉽다. 좋은 스터프와 연투능력을 가지고 송유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작년 SK불펜의 핵심이었으며 카브레라가 마무리로서 실패할 이후에 마무리 보직까지 기대를 했던 선수였다는 점에서 김희걸의 공백을 현재 아주 큰 상태이다. 불펜의 대다수가 옆구리 투수점 인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공백을 메꾸지 못할 시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 올텐데 어떻게 SK가 극복을 할 것인지 의문점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까도 말했지만 야구란 계산이 되어야 하는것이며 계산이 되어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카브레라가 용병 마무리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적지 않고 풀타임 커리어가 없는 김경태가 김영수 없이 혼자서 좌완 불펜투수로 1년을 버티기도 쉽지 않을것이며, 옆구리 투수 3인방도 불안요소가 없지 않은데다 SK가 과연 경기후반에 필승 계투조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 것인지 궁금하기에 앞서 걱정이 되는게 본 기자의 생각이다.

이제 박재홍에 김재현을 보강하고 이진영이 올시즌을 뛸 수 있게 되면서 막강한 화력을 뽐낸다 하더라도 투수력이 작년 이하가 되거나 앞에서 언급했던 문제 특히 불펜에서 필승계투조 구성과 운영이 안된다면 SK는 상당히 애를 먹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가 김희걸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물론 02,03시즌 모두 합해 65이닝을 소화했으며 고질적인 잔부상이 있는 윤길현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통산방어율 6점대인 3년차 영건 송은범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해줄지가 궁금한며 이것이 SK마운드에 깔린 전반적인 물음표이자 어두운 그림자라고 생각한다.



4.불펜문제2-좌완불펜투수의 부재 그리고 김경태,고효준,정우람

김경태, 고효준, 정우람. 방금 SK불펜이 옆구리 일색이라는 점도 얘기를 했는데 이들도 그들만큼이나 더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체격 작고 공 느린 좌완투수 셋.

이 중 올시즌 1군무대에서 가장 해줄 일이 많은 선수는 김경태인데 사실 나머지 둘이 김경태보다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만약 갖춘다고 해도 김경태와 같이 있는 불펜에서 짜임새를 갖추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공이 빠르지 않고 컨트롤로 승부하는 좌완은 김경태 하나로서 족하지 않을까?

빠른 공을 가져 원포인트 릴리프 역할이라도 해줄 좌완투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고 김경태는 풀타임소화능력을 검증 받아야하고 불펜에서 좌완투수 문제는 기근 아닌 기근이라고 보여진다.



<2부에서...>




임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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