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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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와 경쟁할 그랑프리 출전 선수들 - 1

기사입력 2008.06.19 00:27 / 기사수정 2008.06.19 00:2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김연아(18, 군포 수리고)는 지난 12일에 본인의 해외훈련장인 캐나다의 토론토로 출국했습니다.

10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번 ISU(국제빙상연맹)그랑프리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70여 일간을 국내에서 머무르면서 매일 이루어지는 재활을 통해 김연아는 부상의 악몽을 거의 떨쳐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이번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 대한 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국내 피겨 팬들에게는 당연히 김연아가 어떤 대회에 참가할 것이냐에 많은 관심이 모였는데 김연아는 그랑프리 1차대회인 미국의 'Skate America'와 3차대회인 중국의 'Cup of China'대회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정에 대해 전지훈련 중인 김연아 측은 Skate America가 열리는 장소인 미국의 시애틀 주 애버렛시는 훈련장인 캐나다의 토론토와도 비교적 가까워서 대회가 임박해 오는 날까지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점을 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김연아도 토론토로 출국하면서 첫 번째로 참가하는 그랑프리 대회가 미국에서 열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이 유럽과 일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피겨 최대 시장은 미국입니다. 1차대회인 미국과 2차대회인 캐나다의 경우는 북미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배정을 짠 모습이 역력하게 나타납니다. 원래 그랑프리 대회가 각 대륙별로 열리는 것도 홈 어드밴티지 속성이 강한 것이니 이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번 김연아가 출전하는 첫 번째 그랑프리대회에서는 김연아의 모습과 더불어 현재 미국 피겨스케이팅을 이끌고 가는 선수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볼 선수는 2006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키미 마이스너(ISU 8위)와 일본계 미국 선수인 미라이 나가수(ISU 15위)입니다.

 

  

키미 마이스너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ISU 1위)가 라이벌 구도를 이루기 전에 여자 싱글 부분에서 여왕으로 잠시 동안 군림했던 선수입니다. 선한 인상에서 풍기는 우아한 연기와 트리플 악셀을 뛰는 기술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언론들은 한동안 미국선수로서 오랫동안 마이스너가 세계정상을 차지해주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2007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AP 통신에서는 키미 마이스너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습니다. 그리고 마이스너에게 최대의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로 아사다 마오를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김연아는 당시 최고의 다크호스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미국언론들의 관심과는 달리 마이스너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그 유명한 '록산느 탱고'의 선율을 타고 71.95라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이때 마이스너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에서 최종순위 4위를 기록하며 점차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2월 달에 있었던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에서는 점프에서 계속 넘어지며 파이널 진출 6명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 대회의 충격으로 인해 긴 시간 동안 동고동락한 그레고리 코치와 결별하며 새로운 코치와 함께 재기의 몸부림을 쳤지만 2008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마이스너는 최종순위 7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서서히 지는 해인 마이스너에 비해 15살의 '떠오르는 태양'인 미라이 나가수는 주니어 대회에서 같은 국적의 레이첼 플렛(ISU 18위)과 함께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입니다. 어느 전문가들은 주니어시절의 아사다 마오와 비슷하다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나가수의 장점은 주니어선수답지 않은 스핀이 있다는 것과 유연한 비엘만 스핀(한쪽 다리를 머리 뒤까지 올린 다음 두 손으로 스케이트 날을 잡고선 도는 스핀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아직 점프의 정확성과 착지가 안정적이지 못하며 안무의 표현능력과 스파이럴 부분도 많이 발전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16살의 레이첼 플렛도 나가수만큼이나 미국이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만큼 적어도 하나의 메달정도는 미국에게 돌아가지 않겠냐는 예상이 지금부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아직도 미국의 에이스인 마이스너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미국피겨스케이팅 계에서 거는 기대의 정도를 본다면 미라이 나가수도 결코 만만치 않게 여겨집니다.

또한, 김연아와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는 일본의 안도 미키(ISU 4위)와 나카노 유카리(ISU 5위)입니다. 그랑프리 대회는 세계랭킹 1위부터 3위의 선수들이 같은 조에 배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연 세계랭킹 4위인 안도 미키가 어느 선수와 경쟁을 가지는가에 대한 의문은 김연아로 결론이 나왔습니다.

키미 마이스너와 같이 안도 미키도 2007 세계선수권 우승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새롭게 책정된 규정으로 인해 점프의 도약과 착지를 고칠 필요성을 느낀 안도 미키는 이것을 시도했지만 어느 선수들도 익숙해진 점프를 단기간 내에 가다듬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결국, 작년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진출하지 못한 안도 미키는 2008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종아리 근육 파열로 인한 부상으로 인해 프리스케이팅 연기 도중 눈물을 쏟아내며 기권하고야 말았습니다.

안도 미키 역시 부상의 회복 여부에 따라 자신의 연기에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록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안도 미키지만 한때 쿼드(4회전)살코를 구사할 만큼 절정의 기량을 가졌었습니다.

꾸준하게 자신의 연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나카노 유카리도 무시 못 할 존재이지만 본인의 기량을 최상으로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언제든지 김연아에게 가장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선수는 바로 안도 미키입니다.

그러나 현재 김연아가 구사하는 각종 기술들과 가산점이 붙는 점프의 정확성, 스핀과 스파이럴, 그리고 이나바우어 다음으로 이어지는 더블 악셀의 레벨 등등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안도 미키와 나카노 유카리, 그리고 키미 마이스너 등등은 김연아에 비해 점수 상으로 한참 떨어져 있는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배정이며 미국 대회를 통해 김연아가 다져가야 할 부분은 지금까지 완성해온 절정의 기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해가는 것입니다.

키미 마이스너와 안도 미키의 경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자신이 가졌던 절정의 기량을 오랫동안 유지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하는 점입니다. 김연아는 부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인 올 세계선수권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절정의 기량을 다시금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사진=김연아 (C) 장준영 기자, 표 이미지 작성=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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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등장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 피겨의 미래를 빛낼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필자가 미래에 한국 스포츠가 국제적인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 한 종목이 바로 피겨스케이팅이었습니다.
 
최근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피겨 팬들과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정보와 균형 있는 칼럼을 섞은 새로운 형식의 기사로 '피겨 인사이드'를 구상했습니다. 피겨 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의 소통을 나누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 '피겨 인사이드'의 취지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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