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18 10:45 / 기사수정 2008.06.18 10:45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요즘 TV를 켜면 '피겨 여왕' 김연아(18, 군포 수리고)가 출연하는 각종 CF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스포츠 게시판들 중, 실시간 접속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종목은 축구도 야구도 아닌 피겨스케이팅입니다.
지난 5월 달에 벌어진 아이스쇼 '페스타 온 아이스'에는 많은 팬들이 공연 장소인 목동 아이스링크에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 김연아를 비롯한 해외의 피겨스타들도 새로운 스포츠 스타로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피겨 팬들의 모습입니다.
어떤 혹자들은 김연아의 성적에 따라 현재 일고 있는 피겨 인기의 거품이 상당수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연아가 아직 어린 선수라는 점과 윤예지(14, 과천중)와 곽민정(14, 평촌중) 등의 차기 시니어 대회 유망주들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피겨스케이팅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한국선수들이 세계적으로 가능성을 보이는 종목으로 피겨가 여겨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겨스케이팅 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피겨 시장성이 가능성을 보이게 되자 작년에는 4대륙대회가 고양 시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그리고 올 5월달에 벌어진 '페스타 온 아이스'는 한국피겨스케이팅 팬들이 얼마나 많이 늘어났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아이스쇼였습니다.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와 함께 피겨스케이팅 경기들 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회를 유치해놓고선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국제적인 수준의 경기를 치를 링크장이 한국에 없기 때문입니다.
2008~2009 ISU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주관하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 대회를 유치하려고 신청서를 낸 도시로 서울시와 고양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도시들이 경기장을 치를 장소로 들고 나온 경기장들은 서울시의 목동아이스링크와 고양시의 어울림 누리 빙상장입니다.
하지만, 이 두 경기장의 시설은 세계적인 시선이 집중될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치르기엔 여러모로 부족해 보입니다.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피겨 팬들은 이러한 장소 선정 건에 대해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을 신청한 도시는 고양시와 서울시뿐인 점과 서울시의 경우엔 목동 아이스링크 대신 다른 실내경기장을 아이스링크로 개조하는 일도 염두 해 둘 수는 있지만 여기에 대한 움직임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주경기장 옆에 있는 잠실실내체육관의 경우, 링크를 얼리는 데에 문제점이 많고 피겨 팬들이 가장 열망하는 장소인 올림픽공원체조경기장 같은 경우는 관할이 서울시가 아니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담당하고 있어서 절차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빙상연맹은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체조경기장은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릴 12월 달이 되면 연말을 위시한 각종 콘서트로 일정이 잡히기 때문에 방판을 얼리는 공사와 여기에 대한 기간을 생각할 때 여러 가지 난관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아닌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체조경기장은 현실상 대회유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결국 그랑프리 파이널을 치를 장소로 남게 되는 곳은 목동아이스링크와 고양시의 어울림 누리 빙상장입니다. 이 두 경기장이 지니는 국제규격의 차이점은 많은 선수가 경기를 위해 머물러야할 대기실 룸의 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설은 오래되고 낙후됐지만 목동아이스링크는 5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 대기실인 룸이 10개밖에 되지 않아 국제 규격상 20개 이상의 룸을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할 때 오히려 2500석의 작은 규모지만 20개 이상의 룸을 가진 어울림 누리 빙상장이 국제적인 규격에 맞는다는 것입니다.
고양시의 어울림 누리 빙상장이 가장 최근에 지어져서 나름대로 시설이 괜찮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관중석'에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룸의 비중과 다른 시설의 감안도 분명히 필요하겠지만 그러한 것은 컨테이너 같은 간이시설로 대체할 수는 있어도 관객석을 증축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빙상연맹에서는 동계올림픽에서만 7000석 이상의 규모를 인정한다고 밝혀 어울림 누리와 목동 아이스링크가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치르기에 별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규격을 따질 때 링크 전체적인 면적인 가로와 세로의 너비는 우선적으로 따라야겠지만 관객석의 비중을 소홀히 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기장의 조건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관객석’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랑프리 대회를 개최하는 미국의 에버렛과 프랑스의 파리, 러시아의 모스크바, 그리고 일본 도쿄의 각 경기장들은 모두만 명 내외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중국의 베이징은 '16000석' 이상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오타와는 아이스하키를 비롯한 빙상 강국답게 2만 명이 넘는 Scotiabank Place에서 그랑프리 시리즈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랑프리 대회는 ESPN의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방송되기 때문에 경기장의 규모가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를 노리는 김연아에게 힘을 북돋아 줄 많은 피겨 팬들이 국내에서 치러지는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도록 많은 좌석을 할당해줘야 피겨의 인기가 꾸준하게 유지되어 나갈 수 있습니다.
김연아 역시 2500명의 함성보다만 명에 가까운 관중의 함성을 받으며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를 이룬다면 개인에게도 더욱 뜻 깊은 순간이 될 것입니다.
첫 출발부터 나쁘면 과정도 나쁘고 결론도 좋을 리 만무합니다. 빙상연맹도 많은 관중을 동원하면서 대회를 치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나름대로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의지가 가능하다면 고양시의 어울림 누리와 목동 아이스링크에 반하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서울시와 고양시뿐만이 아니라 그랑프리 파이널을 유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체육관이 있는 도시와 단체들도 이 대회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도시들이 만 명 내외의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는데 한 시즌을 총정리하고 '왕중왕'을 뽑는 그랑프리 파이널을 고작 5000석, 혹은 2500석의 자그마한 경기장에서 치른다는 것은 여러모로 한국피겨의 위상에 바람직하지 않고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의 위상 역시 실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기 전,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는 NHK 트로피 대회는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벌어집니다. 요요기 체육관은 다목적으로 쓰여지며 링크의 고정석이 9,076에 이르고 잔여석을 설치한다면 만 명이 훨씬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회가 치러진 후에 바로 열리는 경기가 바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그랑프리 파이널대회입니다. 두 대회의 비교가 현격한 수준을 보이는 링크장에서 나타나는 점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피겨대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노력과 열의를 가지는 고양시의 경우와 목동 밖에 현재로선 특별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 서울시의 경우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떠나서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유념해야 할 문제는 이 대회가 동계전국체전도 아니고 동계아시안게임도 아니며 아이스쇼나 주니어세계선수권도 아닌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라는 것입니다.
[사진=남궁경상 기자, 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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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등장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 피겨의 미래를 빛낼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필자가 미래에 한국 스포츠가 국제적인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 한 종목이 바로 피겨스케이팅이었습니다.
최근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피겨 팬들과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정보와 균형 있는 칼럼을 섞은 새로운 형식의 기사로 ‘피겨 인사이드’를 구상했습니다. 피겨 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의 소통을 나누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 '피겨 인사이드'의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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