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16 15:23 / 기사수정 2008.06.16 15:2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 FIVB 월드리그 남자배구 대회에서는 올림픽예선전에 뛰었던 한국 최고의 레프트 거포인 이경수(29, LIG 손해보험)가 허리부상에 대한 치료와 재활로 인해 대회에 참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이경수 개인에게나 한국배구 전체를 생각해서라도 옳은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경수가 없었을 때, 그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차기 레프트 거포들이 더욱 성장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대배구를 생각할 때, 레프트 윙스파이커들은 예전과는 달리 빠른 플레이를 요하고 있으며 후위에 물러서면 리시브를 받아 올릴 수 있는 수비력도 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갈 수 있는 레프트 공격수들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까지는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한 이경수가 그 몫을 충분히 해주었지만 언제까지 이경수에게 의지할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월드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신영수(26, 대한항공)와 김요한(23, LIG 손해보험)의 성장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입니다.
작년 월드컵대회부터 본격적으로 레프트 주전선수로 참가한 신영수는 공격의 높이와 파워에서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성적인 성격에서 오는 소심한 플레이로 인해 한번 범실이 일어나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점이 신영수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지난 14일과 16일에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2연전에서 신영수는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빠른 공격이 대세인 점을 올림픽예선전에서 체험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최태웅 세터의 한결 빨라진 토스를 기반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며 러시아의 높은 블로킹을 피해 나갔습니다.
또한, 신영수는 2단 연결로 올라온 볼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한결 발전했습니다. 상대방의 블로킹을 보고 일직선으로 밀어쳐서 터치아웃을 만들어내는 점과 볼만 보면서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블로킹을 보고 빈 사이를 노려서 볼을 때리는 기교는 결정타로 이어졌습니다.
올림픽예선전에서도 한국팀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바로 중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결정타의 부재였습니다.
2단으로 연결된 볼은 많은 블로커가 달려들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기교를 필요로 합니다.
신영수는 올림픽예선전에 비해서 한층 빨라지고 상대방의 높은 블로킹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선수로 발전돼 있었습니다. 라이트에서 다량의 득점을 일궈내는 한국대표팀의 주포 문성민(22, 경기대)과 함께 레프트의 신영수도 살아난 점은 러시아전의 선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장광균(27, 대한항공)과 교체되어 들어온 김요한(23, LIG 손해보험)의 발전도 한국배구의 미래를 생각할 때 분명히 필요한 사항입니다. 김요한에 대한 논란은 지난 2007~2008 V리그부터 꾸준하게 제기되어 온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박기원(LIG 손해보험) 감독은 김요한의 가능성을 누구보다도 크게 점쳤습니다. 한국선수로는 드물게 어깨가 넓고 팔이 긴 김요한은 배구선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체격을 가졌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LIG 손해보험에서는 공격수보다 세터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박기원 감독은 이경수의 대를 이를 제목이라며 망설임 없이 김요한을 선택했습니다. 좋은 체격조건을 갖춘 만큼 김요한을 큰 제목으로 키운다는 것이 박기원 감독의 의지였습니다.
비록 계약금 문제로 팀에 늦게 합류해서 시즌 초반과 중반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요한이지만 시즌 후반에 들어서면서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 점은 그가 거품에 가득 찬 선수가 아니라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재평가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김요한은 좋은 공격수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며 문성민과 신영수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약점이 많은 선수입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큰 것만큼 앞으로 많은 국제대회의 경험을 발판삼아 공격의 세기를 키우고 완급을 조절하는 기술들도 배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깨가 넓은 이상적인 상체와 이를 받쳐주는 안정적인 하체까지 지닌 김요한은 레프트 공격수로서 다양한 각을 때릴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많은 연습과 실전을 토대로 레프트에서 깊은 각을 살릴 수 있는 공격력을 갖추어야 하며 레프트 공격수들의 필수인 스피드 역시 배가시켜야 합니다.
이경수 이후로 괄목할만한 레프트 거포가 안 나온다는 우려의 말은 신영수와 김요한 등의 재목으로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올림픽예선전 진출 실패 이후, 한국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은 국제배구에 경쟁력을 갖춘 강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꾸준하게 성장해나가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강서브의 정착과 리시브의 안정화가 따라야겠지만 세터의 빠른 토스를 곧바로 득점으로 추가시킬 수 있는 레프트 거포의 양성이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진= 김요한 (C)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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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클로즈 업 V. 아기자기함과 다이내믹, 그리고 볼을 쫓아가며 몸을 던지는 투혼이 바로 배구의 매력입니다. 한국배구는 프로리그가 시행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많은 계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국배구의 잠재력은 분명 살아있습니다. 한국배구를 위한 진솔한 장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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