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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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허리부상' 이경수, 휴식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8.06.11 17:22 / 기사수정 2008.06.11 17:2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가장 암울한 시기를 거치고 있는 한국배구 계는 현재 여러 가지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논의들은 예전부터 속속들이 나오고 있었지만 문제는 그러한 논의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0일, 대한배구협회의 이사진들은 이번 남녀대표팀이 모두 베이징올림픽 진출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남녀대표팀의 감독이었던 류중탁 감독과 이정철 감독도 감독직에서 물러난 상태입니다.

이렇게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남자대표팀은 14일부터 벌어지는 월드리그에 참가하게 됩니다. 월드리그대회의 의미는 국제배구의 흐름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LIG 손해보험이 월드리그 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경수를 월드리그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해달라고 공문요청을 보냈습니다. 이번 올림픽 탈락이 가뜩이나 구단들의 비협조 속에서 이루어진 것을 생각하면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태도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경수의 대표팀 제외 건은 여자대표팀에서 일어난 김연경과 황연주의 흥국생명 구단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경수는 실제로 작년 KOVO컵 대회부터 허리 통증으로 제 기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진단결과 50대의 허리를 가졌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수술 대신 재활을 통해서 기나긴 V리그의 일정을 소화해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올림픽예선전에도 주전선수로 참가해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이경수의 장래를 생각할 때, 이번 월드리그의 투입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될 문제입니다. 당장 뛰기에도 힘든 몸을 이끌고 올림픽예선전을 치렀다면 이제 이경수에게는 휴식을 줘야 할 시간이 온 셈입니다.

현재 올림픽예선전의 탈락으로 월드리그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배구 팬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월드리그 대회의 명분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 국제적인 배구의 흐름을 직접 겪어보면서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올림픽예선전에서 이경수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허리 부상을 안고 지난 V리그와 올림픽예선전을 휴식 없이 연속적으로 치렀던 이경수는 이제 개인의 앞날은 물론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재활과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재 34세의 나이로 선수생명이 짧다는 배구선수로서 장수를 하고 있는 후인정(현대캐피탈)은 자신의 철저한 몸 관리로 인해 많은 나이를 가지고도 현역 선수로 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단들과 김호철 감독의 신중한 배려가 이루어졌고 국내리그와 국제대회의 무리한 대회 출전을 지속적으로 강행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몸 상태와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30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경수도 후인정만큼 오래도록 선수로 뛰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철저하게 몸 관리에 치중하고 부상을 무릅쓰고 무리한 대회 출전을 강행하면 안 됩니다.  

프로구단들의 이기주의로 인한 대표팀 거부 문제가 많은 배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이경수의 경우는 그것과는 다릅니다. 이경수 개인에게나 한국 남자배구를 생각할 때 부상을 안고 계속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방법입니다.

이번 2008월드리그에서 한국은 세계배구의 강호 중의 강호들인 러시아와 쿠바, 그리고 이탈리아와 한 조에 속해있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전패를 당하며 또다시 배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지는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배구에 있어서 월드리그의 의의는 어디까지나 국제경험을 쌓는 것이고 수준 높은 배구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데 있습니다.

허리부상으로 고생 중인 이경수를 대신해 새로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합리적인 처사로 여겨집니다. 50대의 허리를 가지고 V리그를 소화해냈으며 올림픽예선전까지 쉼 없이 치른 이경수가 전 세계를 돌면서 치르는 월드리그까지 강행한다면 선수생명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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