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09 06:20 / 기사수정 2008.06.09 06:20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NBA의 정규시즌은 팀당 82경기로 단연 세계 최장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도 16강부터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니 결승이 되면 양팀 선수 중 부상자가 없는 것이 신기할 것이다.
셀틱스는 결승 1차전에 임할 때만 해도 바로 이 ‘신기한 경우’에 속한 팀이었다. 그러나 1차전에서 스몰포워드 폴 피어스(팀공헌지수 리그 10위), 센터 켄드릭 퍼킨스가 각각 무릎과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모두 주전이다.
1차전에서 셀틱스는 이에 대해 포워드 제임스 포지와 포워드/센터 피제이 브라운의 기용이란 대안을 제시했다. 포지와 브라운은 1차전에서 각각 16.7%와 25%의 야투에 머물렀지만,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포지는 22분 48초동안 2리바운드 2가로채기를 기록했지만, 출전 중 득실차가 3에 불과했다. 반면 브라운은 21분 12초 6리바운드 2도움 1블록슛으로 출전 중 득실차 10을 기록했다.
포지와 브라운은 이번 시즌으로 각각 NBA 경력 8년과 15년을 맞이하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지만 정규시즌에는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9.7, -11.5로 조직력에서 기대 이하였다. 게다가 브라운은 시즌 절반이 훌쩍 지난 2월 27일에야 셀틱스와 계약을 맺고 합류했으니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이라고 해도 정규리그에서 완벽한 조직이해를 보이긴 어려웠을 것이다.
정규시즌 포지는 조직과 겉돌았고 주 위치인 스몰포워드뿐 아니라 203cm 98.4kg의 체격으로는 다소 버거운 파워포워드를 겸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슛의 정교함은 일품이었다. 포지의 정규시즌 조정야투정확도(3점슛에 가중치른 준 조정통계)는 스몰포워드 56.8%, 파워포워드 53.6% / 점프슛 53.2%, 골밑슛 59% / 공격시간 21초 이후 49.7%로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단기전에서 포지가 정규리그의 슛 감각을 이어간다면 좋겠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포지는 경기당 21.2분 야투 40.2% 3점 34.8%에 머물고 있다. 피어스가 부상을 무릅쓰고 남은 결승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포지의 슛 부진이 지속한다면 셀틱스의 전력약화는 자명하다.
브라운은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12.3분 2.4점 2.2리바운드 야투 48.7%를 기록했다. 조직이해는 일정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1차전 같은 팀 기여를 앞으로도 기대할만하지만, 경기당 26.8분 6.9점 6.6리바운드 1.3블록슛 야투 58.1%를 기록한 주전 센터 퍼킨스의 공백을 앞으로도 대신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물론 퍼킨스도 NBA 경력 5년 만에 경험한 첫 결승이란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출전을 강행할 예정이지만 몸이 성할 때만큼의 활약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정규시즌 셀틱스 최고의 센터수비수이자 골밑 공격력이 좋았던 글렌 데이비스를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인의 한계 탓인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7분 42초 야투 40.6%에 불과하고 결승 1차전을 포함, 5경기에는 단 1분도 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의 경기당 13.6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전시간을 늘리는 것은 여러모로 불가피해 보인다.
셀틱스가 결승 1차전에서 주전 2명의 부상으로 난감해졌다면 레이커스는 이미 부상을 안고 경기하고 있다. 최고 공격/수비수인 코비 브라이언트(팀공헌지수 리그 6위)는 2월 14일 손가락 인대파열, 5월 12일 등 통증을 입었으나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손가락 인대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며 등도 완치되지 않았다.
이를 감수하고도 레이커스의 정규리그/플레이오프 서부콘퍼런스 우승을 이끈 것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선정될만한 선수임을 입증하고도 남지만, 과연 언제까지 정신이 육신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즉 1차전 야투 34.6%의 부진이 남은 결승 이어진다고 해도 이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히 레이커스에는 정규시즌에도 팀 경기시간의 31%를 소화했으며 플레이오프에도 경기당 21.9분을 뛰는 슈팅가드 사샤 부야치치라는 좋은 교체요원이 있다. 정규리그 부야치치는 슛 전문가이면서 수비까지 좋은 이상적인 교체선수였다. 그의 조정야투정확도는 슈팅가드 57.7% / 점프슛 57.3%, 골밑슛 60.7% / 공격시간 21초 이후 58.1%, 상대 슈팅가드에 허용한 PER은 14.9로 공격과 수비 모두 무결점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야치치는 경기당 21.9분 야투 39.4% 3점 40.7%를 기록 중이다. 여전히 3점슛은 뛰어나지만, NBA 경력 4년째의 한계인지 전체적인 슛 정확도는 부진하다. 물론 부야치치가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단기전의 특성상 브라이언트가 뛸 수 있음에도 결장하는 일은 없겠지만, 휴식시간을 조금이나마 늘리고 출전 중 경기에 임하는 강도를 다소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정규시즌 레이커스 스몰포워드 증 최다출전시간의 루크 월턴도 4월 7일부터 햄스트링 이상이 있음에도 수술하지 않고 출전 중이다. 이 여파로 플레이오프에선 한 번의 선발출전도 없이 경기당 18.8분을 소화하면서도 6.9점 3.2리바운드 2.2도움 야투 47% 3점 45%로 시간 대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결승 1차전까지 플레이오프 3경기 연속으로 야투 40%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역시 출전강행이 한계가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볼 만하다.
정규시즌 두 번째 스몰포워드였던 블라미디르 라드마노비치가 월턴을 대신하여 플레이오프에서 전 경기 선발출전하며 경기당 23.1분 8.1점 3.5리바운드 1.6도움 야투 46.1% 3점 35.7%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결승 1차전에서 5반칙으로 17분 3초밖에 뛰지 못하며 210cm의 장신으로 셀틱스를 상대로 신체조건의 우위보다는 운동능력의 열세가 두드러지는 난감한 상황이다.
레이커스 센터 중 정규시즌 최다시간출전의 앤드루 바이넘은 무릎수술로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파워포워드/센터의 교체요원을 겸하는 로니 튀리아프는 4월 22일 인후염에 걸린 후 아직 완치가 되지 않았으며 본래 심장이상으로 출전시간이 제한적인 선수다.
2006년 세계선수권 최우수선수와 NBA 올스타의 영예를 함께한 센터 파우 가솔은 시즌 도중인 2월 1일 레이커스에 합류했음에도 빠른 조직이해와 적응으로 정규리그/플레이오프 서부콘퍼런스 우승 공신으로 빼놓을 수 없는 활약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전 경기 선발출전에 경기당 40.2분 17.6점 8.9리바운드 4.2도움 2.4블록슛 야투 53%를 기록 중이다.
남은 결승에도 레이커스의 주전 센터로 활약하겠지만 바이넘의 공백과 정상이 아닌 튀리아프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레이커스의 최고 파워포워드/센터 수비수이자 골밑슛 조정야투정확도가 61.8%에 달했던 튀리아프는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당 9.8분 야투 35.5%에 머물고 있다.
세계최고리그 NBA에서 플레이오프 결승이란 한 번의 경험도 장담할 수 없는 꿈의 무대다. 하지만, 부상이란 돌발변수는 이런 상황과는 무관하게 선수와 팀을 찾아와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결국, 어떤 팀이 부상의 최소화라는 행운을 누리면서 대체요원이 제 몫을 해주냐에 승패는 상당 부분 좌우될 수밖에 없다.
남은 결승에도 있을지 모르는 부상이나 몸의 이상에도 출전을 강행하는 선수는 안타깝지 그지없지만 이에 따른 셀틱스, 레이커스 양팀의 대응능력의 우열을 가늠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사진(C) NBA 공식홈페이지]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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