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사임당' 이영애가 딸 매창을 위해 가시밭길을 자처,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 22회에서 사임당(이영애 분)은 시대적 한계와 여성이라는 굴레를 넘어 중종(최종환)의 어진화사가 되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사임당의 당찬 기질을 꼭 닮은 매창(신수연)은 도화서 화원을 뽑는다는 방을 보고 남장을 한 후 시험에 응시했다. 어머니의 재능까지 닮은 매창은 실력으로는 남자들을 앞섰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쫓겨났다. 낙심한 매창은 "꿈은 어찌 남자들만의 것이어야 합니까. 불공평합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사임당은 "조선에서 여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답답하고 불공평하다 느껴지겠지만 언젠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겠느냐"고 매창을 위로했다.
세자(노영학)는 중종(최종환)의 기력 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어진 수행을 결정하고 이겸(송승헌)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어머니는 진정 행복하셨냐"는 매창의 물음에 깊이 고민하던 사임당은 어진화사 공모 방을 보고 고민 끝에 이에 응시했다. 탁월한 그림실력으로 어진화사에 발탁됐지만 도화서 화원들과 조정 대신들의 반대, 사대부들의 상소에 부딪쳤다. 사임당의 발탁을 끝까지 밀어붙인 이겸의 도움을 받은 사임당은 꿋꿋하게 반대를 이겨나갔다. 결국 사임당은 탁월한 실력만으로 어진 수행에 가장 중요한 용안을 그리는 주관화사가 됐다.
최종장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사임당'은 3막에 접어들면서 예술가 사임당의 면모와 그녀의 그림을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유민들을 규합해 고려지 경합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양민들을 이끄는 사임당의 면모에 예술적 소양이 더해지면서 더욱 다채로운 재미가 펼쳐지고 있다.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족쇄가 됐던 시대에 화원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사임당의 모습은 그 과정만으로도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에 과거의 악연으로 엮인 중종이 있는 궁으로 들어가면서 긴장감도 더욱 높아졌다. "터럭 한 올이라도 잘못 그리면 죄를 물을 수 있다"는 중종의 협박 아닌 협박에도 말이 아닌 실력으로 존재가치를 입증하는 사임당의 강단은 감탄을 자아냈다.
탁월한 재능을 타고났으나 시대적 한계로 이를 발휘할 수 없었던 사임당과 매창의 고뇌는 시간을 넘어 시청자들에게도 공감대를 선사했다. 왜 여성은 상소를 올릴 수도, 금강산에 갈 수도 없느냐고 묻던 사임당과 남장을 하고 도화서 시험에 응시한 매창의 당돌함은 닮아있었다. 꼭 닮은 두 모녀가 꽃길 앞에서 나눈 대화는 서로에게 위로였으며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했다. "어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꿈을 포기해야 합니까"라며 눈물짓는 매창의 질문에 사임당은 당당히 실력만으로 어진화사가 되는 모습으로 답을 했다. 사임당과 매창의 고뇌가 섬세하게 그려졌기에 어진화사가 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한편, 극적으로 중종의 어진화사가 된 사임당이 숱한 반대와 방해공작에도 성공적으로 어진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양으로 컴백한 민치형(최철호)과 휘음당(오윤아)은 왜의 장수와 약조한 병선도감을 입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양에 다시 모여든 악연 주인공들의 사연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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