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출연 영화만 100편이 넘는다. 안성기는 등장 이후로 줄곧 한국 영화와 함께했다.
안성기의 필모그라피 시작은 1957년이다. 김지미의 데뷔작인 '황혼열차'에서 안성기 또한 아역으로 등장하며 영화계에 등장한다. 이후 '10대의 반항', '하녀', '대지의 어머니', '지상의 비극', '어머님 안심하소서' '부라보 청춘', '얄개전', '젊은 느티나무'까지 오랜시간 아역배우로 활약했다. 그는 195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소년특별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그 재능을 인정받았다.
안성기는 한국외국어대 베트남어학과에 진학하면서 연기와는 잠시 멀어졌다. 학군 12기인 그는 포병 소위로 임관해 군복무를 마쳤고, 이후 '바람 불어 좋은 날'로 21회 대종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그의 시대를 알렸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부터 '만다라',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고래사냥', '무릎과 무릎사이', '이장호의 외인구단', '겨울 나그네', '황진이', '안녕하세요 하나님', '기쁜 우리 젊은 날', '깊고 푸른 밤', '철수와 만수'까지 1980년대는 그야말로 그의 시대였다.
1990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인상적인 연기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남부군' '그대 안의 블루', '그 섬에 가고 싶다', '투캅스', '태백산맥', '영원한 제국', '박봉곤 가출 사건', '미술관 옆 동물원', '아름다운 시절', '퇴마록',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매 영화에서 다른 인간 군상을 연기했다.
2002년 '취화선'에 이어 2003년에는 천만 영화 '실미도'를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그가 학군 출신임을 반영해 684부대장으로 분했다.
그의 모습이 돋보였던 것은 '철수와 만수',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박중훈과 다시 만난 '라디오스타'다. 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에서 한물간 스타의 매니저로 열연을 펼친 그는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5.18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화려한 휴가', 2007년 석궁사건을 다룬 '부러진 화살' 등에서도 열연을 펼쳤다.
거의 매년 한 작품 이상 꼬박꼬박 출연하며 한국영화를 빛내온 그는 자신의 역할에 한계를 두지 않았다. 코미디부터 멜로, 혹은 악역, 묵직한 드라마까지 능수능란하게 넘나들었고 한국 영화를 위해 배역과 비중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왔다. '무사'로는 제21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그 노고가 인정됐다. 더러 영화의 만듦새가 아쉬운 경우도 있었으나, 안성기의 연기가 아쉬웠던 순간은 없다.
지난해 액션스릴러 '사냥'을 선보인 안성기는 차기작으로는 '워낭소리' 감독의 '매미소리'로 다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서울남자'인 그는 '매미소리'서 무형문화재 다시래기꾼을 소화하기 위해 전라도 사투리 등을 선보인다. 그의 도전도, 전성기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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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