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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더 높이 날아올라라, 윤예지

기사입력 2008.05.30 10:19 / 기사수정 2008.05.30 10:1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의 뒤를 이어 한국피겨의 미래를 짚어지고 가려는 유망주들에 관심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아직 피겨 유소년들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금 활동하고 있는 가능성이 농후한 어린 선수들을 살펴보면 한국피겨의 앞날에 희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현재, 미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곽민정(평촌중)과 함께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바로 윤예지(14, 과천중)입니다. 이미 국내에서 치러진 모든 대회를 휩쓸면서부터 윤예지는 김연아 이후에 나온 선수들 중, 가장 촉망받는 피겨선수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러한 윤예지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4월 4일, 2008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 노비스(만 13세 이하)부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부터입니다. 김연아도 2002년에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었는데 한국피겨선수로서는 두 번째로 세계 노비스 대회에서 우승한 쾌거의 주인공은 바로 윤예지가 됐습니다.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 우승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윤예지는 지난 17일과 18일에 목동 실내링크에서 벌어졌던 ‘페스타 온 아이스’ 공연에도 참가해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에서 선보인 윤예지는 지난해보다 몇 단계는 성장해 있었습니다. 윤예지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에 있습니다. 너무나 유연하고 아름다운 콤비 스핀은 윤예지만의 장점이며 이 스핀의 구사능력만 놓고 본다면 어린 시절의 김연아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석적인 트리플 살코와 트리플 토룹을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윤예지만의 최대 장점은 피겨 자체를 다른 선수들보다 더 즐긴다는 것이고 피겨 연습이건 안무 연습이건 간에 연습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노력파이기도 합니다.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배의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은 결과로 반드시 나타나게 됩니다. 이번 아이스쇼에서 나타난 윤예지는 스피드도 빨라졌고 자잘한 표현력 역시 많아졌으며 전체적인 기술과 표현력을 연결하는 경기운영능력도 발전하였습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에서 목격한 윤예지의 표현력은 시니어 선수들과 견주어 봐도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윤예지는 김연아의 전담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의 눈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오서코치는 페스타 온 아이스에서 윤예지가 보여준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윤예지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측근 중 한 명은 김연아의 가장 가까운 코치이자 어머니인 박미희씨입니다.

박미희씨는 윤예지의 어머니인 양진희씨에게 김연아와 함께 캐나다에서 합숙을 하며 훈련을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지만 처음엔 김연아에게 짐을 될 것 같아 이것을 정중하게 거부하고 미국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서코치에게 잠재력을 인정받은 이상, 이 최상의 선택을 거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윤예지는 29일, 김연아의 해외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곳에 머물면서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닌, 일종의 전지훈련으로서 올 여름 동안은 이곳에서 많은 땀을 흘릴 예정에 있습니다.

윤예지에겐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월드 주니어대회를 준비하는 초석이 됩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말처럼 현재 윤예지에게 시급한 것은 힘과 체력입니다. 피겨선수로서 갖추어야 할 최상의 유연성을 지닌 윤예지가 체력과 힘, 그리고 스피드를 갖춘다면 보다 난이도 높은 점프 기술을 구사할 수 있으며 연기 후반에 가서도 지치지 않는 집중력을 얻게 됩니다.

지금 윤예지가 전념하고 있는 훈련은 트리플 룹과 트피플 러츠 점프입니다. 이미 살코와 토룹을 트리플로 정착한 윤예지에게 남은 목표는 룹, 플립, 러츠 점프인데 우선적으로 룹을 트리플로 뛰기 위해 전념하고 있습니다. 

또한, 월드주니어대회에서 상위 입상권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 중 하나는 바로 토 점프(스케이트의 앞날에 톱니바퀴처럼 생긴 부분을 빙판에 찍고 도약하는 점프) 중 가장 난이도가 있는 점프인 트리플 러츠입니다. 비단 주니어대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세계무대에서 통할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 점프의 구사 여부는 매우 중요해 집니다.

그리고 김연아의 안무 코치인 데이비드 윌슨에게도 피겨에 필요한 여러 가지 표현 동작을 배우게 됩니다. 자신의 연기를 한층 살려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연기와 표현력 등을 데이비드 윌슨에게 체계적으로 배운다면 표현력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윤예지의 장점은 더욱 상승곡선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토론토 전지훈련은 지금까지 윤예지가 걸어온 피겨 인생 중에 가장 중요한 시점으로 여겨집니다. 그동안 과천 빙상장과 안양 빙상장을 오가며 이른 아침과 늦은 심야 시각에 훈련하는 고충을 겪어왔는데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으로 살릴 기회가 윤예지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전지훈련은 결코 달콤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체력 훈련은 웬만한 정신력을 가지고선 버틸 수 없는 매우 힘든 훈련이고 점프 훈련과 연기 훈련에 대한 과정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일 것입니다.

이제 14세의 윤예지는 스스로 트리플 5종 세트 점프를 모두 마스터하고 표현력을 배가시켜서 월드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는 꿈과 목표가 있습니다. 어린 선수가 특정한 목표를 세워놓고 무궁하게 전진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우승이란 목표에 얽매이지 말고 언제나 즐겁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마음가짐과 습관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고질적인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어린 선수들에게 있어 여러 가지 기술의 습득과 체력의 증진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건강한 몸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김연아에게 가장 안타까운 점은 어린 시절부터 열악한 환경 탓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스케이트로 인한 부상을 안고 연습을 해야 했던 점입니다. 또한, 연습하던 빙판의 빙질이 좋지 않던 탓에 이로 인한 부상도 감수하며 성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좋지 못한 대물림이 윤예지와 곽민정을 비롯한 많은 유망주에 지속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항상 꾸준하고 남들보다 한발 앞선 노력으로 인해 자신의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윤예지가 스스로 흘린 땀으로 얻어낸 이 좋은 기회를 충분히 살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사진=윤예지 (C) 엑스포츠뉴스 장준영,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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