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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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쇼, '싸게 많이?' , '비싸고 적당히?' 이것이 문제로다

기사입력 2008.05.20 10:14 / 기사수정 2008.05.20 10:14

김주연 기자


▲멋지게 피날레를 장식하는 선수들

[엑스포츠뉴스=김주연 기자] 17,18일 양일간 팬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막을 내린 ‘2008 KCC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가  한국 피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피겨 강국에서는 이런 투어들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고 프로선수 아마추어 선수 할 것 없이 같이 어울려 비시즌엔 투어에 다닌다.

우리는 항상 김연아가 세계적인 선수라는 데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런 김연아가 고국 무대에서 이런 갈라쇼를 할 수 있는 것은 일 년에 고작 한두 번이다. 모든 피겨 팬들, 나아가 피겨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단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틀간 1만 3천 명의 사람이 다녀갔다는 이번 ‘페스타 온 아이스’, 하지만 공연의 마지막 날인 18일엔 생각 외로 빈자리는 곳곳에 보였다. 현재 김연아의 인기가 거의 사회적인 현상일 정도로 피겨=김연아라는 생각을 다들 하고 있는 가운데 페스타 온 아이스를 ‘김연아 온 아이스’처럼 행사를 진행했는데 빈자리라니!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번 쇼에서 빈자리가(크게 많지는 않았지만) 보였던 이유는 두 가지로 들 수 있다.
 

일단 티켓 값이 너무 비쌌다.
 

3층 제일 싼 곳이 66,000원 그 다음 2층이 88,000원 그리고 1층이 무려 110,000원이었다. 물론 세계적인 선수들을 초대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티켓가격은 감수하는 것이 보통이나 이 정도는 모든 사람들이 즐기기엔 조금 과도하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기자의 친구도 기자가 취재를 간다는 얘기를 듣고 김연아의 공연이 있다면 자신도 가고 싶다며 바로 티켓을 알아봤다가 너무 비싼 티켓 가격에 학생의 용돈으로는 도저히 갈 수가 없다며 포기하겠다는 말부터 했다. 

피겨라는 스포츠를 누구나 취미로 즐기기는 어렵지만 보는 것도 누구나 즐길 수 없어서는 안 된다.
 

김연아의 활약으로 피겨 스케이팅의 인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피겨 계와 함께 모두가 항상 피겨계의 저변 확대에 대해 외쳐왔다. 티켓 가격에 대한 기사에는 국내 피겨 발전과 저변 확대를 위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할 것이라고는 하나 저 정도는 조금 높은 감이 있다. 

두 번째는 홍보가 잘되지 않은 것에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는 이번에 있었던 ‘페스타 온 아이스’에 자국 선수가 3명이나 출전하는 것에 대해 2~3개월 전부터 미리 티켓 예매를 시작하고 투어 상품까지 만들어 판매하는 등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는 불과 2~3주 전부터 예매를 시작했다. 김연아에 대한 기사는 쏟아져 나왔지만 예매나 이런 것에 대한 정보는 굉장히 작았다. 

홍보를 좀 더 오래전부터 하고 주최 측에서 호텔이나 숙박업체 또는 여행사 측과 함께 지방에서 올라오는 팬들을 위해 투어 상품을 만드는 등 그런 적극적인 홍보 자세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와서 경기를 본다는 건 그리 간단히 마음먹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럴 때 티켓+숙소 할인 패키지 같은 상품이 있었다면 더욱 결정하기 쉬워 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취재를 하기 위해 링크에 찾아가는 길에도 ‘페스타 온 아이스 목동 아이스 링크장 가는 길’이라는 팻말을 달아 줬으면 좋았을 텐데 초행길인 사람들은 모두가 길을 헤매다 목동 아이스 링크의 지붕이 보이는 곳을 발견하고는 그 방향으로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비교적 길이 복잡하지 않았기에 찾아가는 길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단기성 이벤트에는 '찾아가는 길' 정도의 푯말을 붙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길을 헤매다 경기장에 늦게 도착해서 공연에 늦게 된다면 그 안타까움은 이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대회는 비교적 굉장히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참가한 선수들도 공연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소감에 대해 일제히 “팬들의 성원이 정말 너무 뜨거웠다.”라고 밝히고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는“스케이터들이 이곳에선 꼭 락스타가 된 것만 같았다!” 라고 할 정도였다.

이번 쇼에 온 팬 여러분은 선수와 관계자들이 말했던 것처럼 매우 열광적이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다. 팬들은 이처럼 열광적으로 반응해 주었지만 아직 준비하는 데 있어 미흡한 점이 있어 보인다. 이런 투어 쇼를 더 많은 사람이 즐긴다면 더욱더 쇼가 발전하고 규모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피겨뿐만이 아니라 어느 종목이나 ‘싸고 많은 관중’, ‘비싸고 적절한 관중’이라는 딜레마는 있기 마련이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는 얻기 힘든 게 사실 이지만 조금 더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하고 홍보를 발 빠르게 나서준다면 더 많은 관중이 모이는 건 사실이다. 

앞으로 진행과 홍보에 있어서의 면면들을 더 많이 신경 써준다면 이런 아이스 쇼들이 더욱 발전하고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보인 모습들은 그 가능성을 충분하게 했다. 물론 제2, 제3의 김연아 같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여 관중의 이목을 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은 곳 저변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양적으로 먼저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적인 성장은 수준을 높여준다. 외국의 여러 선수를 초대해와 쇼를 여는 것뿐만이 아닌 팬의 입장에서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준다면 앞으로 더욱 멋진 쇼들을 개최할 수 있을 거라 의심치 않는다.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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