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20 11:07 / 기사수정 2008.05.20 11:07
[엑스포츠뉴스=김주연 기자] 기자는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대표팀을 굉장히 좋아했다. 태어나서 처음 접한 월드컵인 90년도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독일을 좋아했지만 그 다음 92년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계기로 현란한 패스로 상대팀을 장악하는 스페인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 다음부터 스페인 국가 대표팀이 팬이 되었고 스페인 축구의 팬이 되었다.
라울을 처음 봤을 때 느낀 것은 '골 냄새를 맡는 후각이 발달한 사람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기가 막히게 골을 넣었다. 그리고 자기 혼자만의 플레이를 고집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잘 조화를 이루면서 공격을 하는 점 또 지능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라울은 94년도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뷔를 했다. 데뷔 당시 최연소 기록을 세운 것을 시작하여 데뷔한 이듬해부터 두 자리 수 골 수를 기록하고 그는 스페인의 새 희망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레알 데뷔 후 2년 만인 96년 라울이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고 국가 대표 데뷔 이후 라울은 스페인 A팀 대표로서 98년 월드컵을 시작으로 모든 국제 대회에 빠짐 없이(98.2002.2006년 월드컵, 2000,2004유로) 참가하게 되었다.
그가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없는 국가 대표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언젠가부터 스페인에서 흔한 이름인 라울 이지만 등에 ‘RAUL’이라는 4글자를 새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라울이 은퇴하지 않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레알에서 큰 활약을 하던 그는 국제 대회에서는 많은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뒤를 따랐었고. 그는 국제 대회에서 부진하다는 오명을 2002월드컵에서는 씻는듯하였으나 유로 2004에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2005년에는 ‘전성기의 폼이 떨어졌다.’, ‘예전의 그 라울이 아니다.’ 등의 비난을 들었다. 05/06시즌은 그에게 있어 아마 최악의 시즌이었을 것이다.
그 후 2006 독일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 줬던 페르난도 토레스의 등장,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다비드 비야의 등장으로 인해 그의 자리는 위태위태해진다. 이러자 스페인 내에서도 ‘이러다 라울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는 거 아니냐’, ‘무슨 소리냐 그래도 라울이다’ 등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여차저차 독일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한 라울.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이때 어리고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을 대표팀에 대거 기용하였다. 그는 부상에서 방금 회복된 탓도 있었으나 그는 16강이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선발 출장을 하게 된다. 해설자들도 라울이 옛날 폼이 떨어졌다. 너무 어릴 때부터 시작한 터라 이미 노쇠했다. 등등 많은 말이 있었다. 얼마 후 결국 그를 국대 에서 볼 수 없었다.
나는 굉장히 놀랐다. 왜 라울이 국대에 떨어졌지? 하지만, 단순히 아이콘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속 기용할 감독은 없다. 라울이 없어도 국대는 잘 돌아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06/07시즌 그는 시작은 별로 좋지 못했다. 하지만, 옛 스승 카펠로와 만난 그 시즌 후반기부터 회복되는 모습을 모여 주었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챔스의 사나이’의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 주었다.
06/07시즌 언젠가 라울이 오랜만에 골 침묵을 깨고 골에 성공하였을 때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반지키스 세러모니를 하지 않고 그의 두 손을 뒤로 넘겨 그의 백넘버인 7을 가리켰다. 왠지 그것은 ‘나를 봐봐 나는 라울이야, 나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는 점점 살아났고 레알은 몇 년 만에 리가에서 우승을 했다.
하지만, 매번 모든 사람의 기대에 빗나가게 아라고네스 감독은 라울을 뽑지 않았다. 이젠 많은 사람이 그가 없는 빨간 유니폼의 그들이 익숙해 졌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의 소집이 가까워지면 많은 사람, 신문들이 ‘이번엔 라울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가 이슈가 된다.
이번 라트비아와의 경기 전에도 페르난도 토레스와 세르히오 라모스, 카시야스 등 여러 선수가 아라고네스 감독에게 라울의 발탁을 제안을 한 것이 스페인에서 이슈가 됐었다.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유로 2008에 참가하지도 모를 것만 같은 불안감에 어쩌면 정신적 지주격인 선수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독은 “그를 여전히 주시하고 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결국, 그는 없었지만 스페인은 승리를 거두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스페인의 국가대표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레알의 아이콘이자 스페인의 아이콘이다. 현재 07/08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는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레알과 함께 그도 순항 중이었다. 리그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레알은 지난해에 이어 31번째 우승도 했다.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돌아올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전 발표된 유로 2008의 출전할 스페인 대표팀의 선수명단에는 라울의 이름이 없었다. 라울은 아마 라울 대신에 들어간 다른 젊은 선수들보다 노쇠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라울’이다. 이말 이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다시 그가 돌아와 레알과 무적함대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기를 바라며 이글을 영원한 나의 무적함대 까삐딴에게 바친다.
[사진=라울 곤잘레스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realmadri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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