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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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女風②] '비정규직 특수요원', 코믹 넘어 사회의 쓰린 축소판

기사입력 2017.03.16 10:23 / 기사수정 2017.03.16 11:0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에는 제목에서 보이는 '비정규직'이라는 단어 외에도 다양한 키워드들이 영화 곳곳에 자리한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국가안보국,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까지 대한민국 최고 기관들이 보이스피싱에 줄줄이 털렸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영화에는 보이스피싱, 비정규직, 청년실업, 고용불안 등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들이 녹아있다.

국가안보국의 실세로 불리는 박차장(조재윤 분)은 보이스피싱으로 국가안보국의 예산을 한 순간에 날린다. 사건을 은폐하는 것이 최우선인 그의 눈에 띈 인물은 비정규직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으로 일하던 장영실(강예원). 박차장은 영실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시키고, 영실은 이 곳에서 지하철 소매치기 사건에 물불 안가리고 달려들던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형사 나정안(한채아)을 만나게 된다.

조직에 잠입해 임무를 완수하면 정규직으로 취업시켜준다는 박차장의 말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만년 아르바이트 인생의 장영실과 불의의 온상인 보이스피싱 조직의 우두머리를 어떻게든 잡아내겠다는 의지의 나정안이 만나 서로 다른 목표 속에 공조를 해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것을 적재적소에 녹여내며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배우들의 몫이다. 박차장 역의 조재윤, 보이스피싱 조직 사장 민석 역의 남궁민,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세 양실장 역의 김민교가 힘을 보탰다.

국가안보국 차장이라는 고위직에 있으면서도 제 살길 찾기에만 급급한 것은 물론 보이스피싱 범죄에 허무하게 당하며 현실 속국가 고위층들의 뻔뻔함과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박차장의 모습은 웃음을 더하는 큰 요소 중 하나다.

여기에 영실을 향해 "시작이 비정규직이면 끝까지 비정규직인거야"라고 냉정하게 내뱉는 말에서는 비정규직이 받는 설움을 고스란히 내보이며 씁쓸함을 자아낸다.

민석은 보이스피싱 회사 직원들을 향해 특유의 부드러운 어조로"우리는 이제 가족이니까요"라고 서슴없이 얘기한다. 깔끔한 외모와 매너로 영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절대 그 속내를 온전히 내보이지 않은 채 내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민석이 영실을 향해 마지막에 털어놓는 속내는 청년실업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을(乙), 또 약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결국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비단 비정규직 뿐만이 아닌,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보통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그럼에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언더커버 첩보 코미디'라는 장르가 주는 재미와 함께 여러가지 시선으로 다양하게 생각할 거리를 함께 던져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이수C&E, ㈜스톰픽쳐스코리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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