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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서바이벌②] '쇼미더머니'→'고등래퍼', 힙합 어디로 가나

기사입력 2017.03.09 12:40 / 기사수정 2017.03.09 12:08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2017년 현재, 음악 장르로서 힙합은 그야말로 '대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Mnet이 있다.

Mnet은 2012년 '국내 최초 래퍼 서바이벌'이라는 제하에 '쇼미더머니'를 선보였다. 2012년은 MBC '나는 가수다'로 시작된 음악 예능프로그램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때였기 때문에 '쇼미더머니'는 그런 시류에 탑승한, 수명 짧은 예능이 될 거로 관측됐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쇼미더머니'는 올해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쇼미더머니' 6년의 결과, 힙합은 일상에 완벽히 스며들었다. 예전엔 어렵거나 특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발라드나 댄스 같은 장르일 뿐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힙합을 듣고, 힙합을 말한다. 래퍼들의 활동 반경도 넓어졌다. 무대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일상을 공개하고 ('나혼자산다' 도끼), 개그맨들과 컬래버레이션('무한도전' 위대한 유산)을 하기도 했다. 더 많은 래퍼가 대중에게 주목받을 수 있다는 건 Mnet이 일군 성과로 평가된다. 

이런 부분들이 Mnet이 만들어낸 힙합 열풍의 빛이라면, 힙합신을 욕 먹인 논란이라는 그림자도 있다. '쇼미더머니'에 참가한 신인 혹은 인디에서 활동하는 래퍼의 과거가 재조명되며 힙합퍼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게 대표적이다. 블랙넛이 방송 출연 전 만든 믹스테이프에 강간, 살인 등이 묘사돼 있어 충격을 줬다. 방송에서 선보인 무대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룹 위너 송민호가 경연을 위해 쓴 가사('산부인과처럼 다 벌려')가 문제였다. 이를 문제 삼지 않은 제작진도 비판받았다.

두 사건 모두 시즌4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쇼미더머니'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무거운 논란이었다. 이 사건은 힙합을 하는(듣는) 사람과 힙합을 모르는 사람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었다. 또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힙합신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또 '쇼미더머니'는 '힙합=돈, 명예, 스웨거'라는 공식을 주입했다. 힙합 전문 미디어 '리드머'는 "스웨거 같은 특정 요소가 힙합의 전부인 것처럼 유행하게 된 것도 '쇼미더머니'의 아쉬운 점"(2016년 4월 18일 "한국 언더 힙합과 힙합 상업화, 그 사이의 부정교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Mnet은 정확히 말하면 힙합이라는 장르를 부흥시킨 게 아니라, 힙합의 상업적 측면을 더욱 극대화했다고 보는 게 옳다.

Mnet이 힙합을 살린 건지, 혹은 힙합을 착취하며 배를 불리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마치 닭과 달걀의 선후관계를 따지는 일처럼 어렵다. 그러나 Mnet이 힙합을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언프리티 랩스타'로 남성 MC 위주였던 한국 힙합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지난달 선보인 '고등래퍼'는 여전히 논란거리가 많지만 힙합 유망주에게 자신을 세상에 선보일 기회를 주고 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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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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