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채정연 기자] 대한항공 점보스의 우승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 우승 소감을 전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풀세트 끝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점을 획득한 대한항공은 6년만에 리그 정상에 올랐다.
우승 후 가스파리니는 "너무 행복하다.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모두 집중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학민은 "6년 전 우승은 다소 편했는데 올해는 어렵게 갔다. 챔프전 올라갔을 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챔프전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고, 한선수는 "기분이 정말 좋다. 우승보다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하자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잘 된 것 같다. 선수들이 모두 하나가 돼 이룬 성과로 본다. 챔프전도 선수들 모두 잘 할 것이라 믿는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전 시즌까지 조직력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었었던 대한항공이었다. 이에 대해 한선수는 "우승에 대한 부담이 컸다. 기존 시즌을 보면 우승후보로 언제나 꼽혔고, 이에 대해 강박관념이 생겼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부담도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한 경기만 열심히 하자, 한 경기만 생각하자 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선수들이 단합해서 똑같은 생각으로 시즌을 치렀다"고 답했다.
가스파리니는 대한항공에 대해 "다른 팀 선수로 한국을 떠날 때는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대한항공을 미워했다. 다시 한국에 와서 대한항공 선수가 됐을 때는 잘됐다고 생각했다. 팀의 스타일이 나와 잘 맞고, 코치들과 대화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코치와 소통이 안됐을 때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잘 이루어져 좋다"고 전했다.
과거 챔프전 진출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못한데 대해 한선수는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마음을 비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챔프전은 중압감이 있는 경기다. 얼만큼 실력을 발휘하고, 자신감있게 하는지 여부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학민 역시 "선수들이 얼마나 부담을 덜어내고 하는지가 중요하다. 3번만에 우승을 확정했는데,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챔프전 중압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학민은 "우리 팀은 가족적이다. 다른 팀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혜택도 많이 준다"며 "분위기가 좋다. 가족같은 선수들과 우승하고픈 마음도 컸다. 꼭 한번 우승해보자는 의지가 모였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운동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부담을 많이 가졌다면 이제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한선수는 "우리는 이제 몸관리가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대해 가스파리니는 "압박감을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우승후보라고 이야기하니, 우승으로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승점 하나하나 열심히 쌓았고, 결과로 보여줬다. 물론 우승이 쉽지는 않다"고 답했다. 한선수는 자신에게 종종 쏟아지는 거센 비난에 대해 "세터는 힘든 자리다. 그러나 힘든 만큼 결과가 나오면 뿌듯하다. 세터 자리가 좋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박기원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도 이어졌다. 가스파리니는 "고령이지만 경험이 많다. 한국만의 스타일과, 외국의 스타일을 잘 융합해 팀을 운영한다. 코칭스태프와 많은 회의를 거쳐 이것을 잘 적용한다. 물론 화를 자주 낸다. 그러나 화를 내는 것이 선수단이 느슨해지지 않게 하려는 뜻이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선수들과 감독님과의 거리가 가깝다. 미팅할 때도 선수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자율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생각할 시간이 충분했다"고 밝혔다.
합숙 대신 자유로운 출퇴근을 하는 것 역시 박기원 감독의 특징이다. 김학민은 이에 대해 "솔직히 숙소에서 오래 지내면 지친다. 집에 가면 더 잘 쉴 수 있다. 감독님이 처음 오셨을 때보다 우리에게 많이 묻고, 의견을 들어주려 하신다. 선수들의 건의사항도 시즌 중반 이후 잘 들어주셨다. 덕분에 체력 조절도 잘 됐다. 감독님이 화를 내시기 전에 내가 먼저 (후배들에게) 화를 냈다. 그러면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웃으며 이야기하셨다. 그만큼 소통이 잘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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