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MBC 주말극과 막장의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MBC 주말드라마는 막장이라는 키워드로 기억된다. 최근 작품에는 '불어라 미풍아', '가화만사성', '내 딸, 금사월'이 있다. 보통 막장드라마를 정의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 딸, 금사월'처럼 등장인물이 인륜에 반하는 자극적인 악행을 저지르거나, '가화만사성'처럼 스토리에 개연성이 없는 경우 막장이라는 오명을 쓰곤 한다.
4일 처음 방송한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전작인 '불어라 미풍아'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했다. 가짜 손녀 행세를 하는 박신애(임수향 분)와 마청자(이휘향)의 악행이 극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답답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감정선이 시청자의 화를 돋웠다. 하지만 슬프게도 막장 전개가 시작되며 시청률이 상승했다. 전형적인 욕 하면서 보는 드라마였던 셈.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과연 MBC와 막장의 오랜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1회에서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선 엄정화와 구혜선, 강태오 등 주말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기용이 눈에 띈다. 가족 단위의 이야기를 탈피하고 유지나(엄정화)와 정해당(구혜선)이라는 두 개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큰 변화다. 특히 톱스타와 모창 가수라는 관계 설정 역시 신선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한계 역시 뚜렷하다. 유지나가 버린 어린 아들 경수(강태오)가 박현준(정겨운)과 얽혀 있고, 박현준의 아버지인 박성환 회장(전광렬)은 유지나에게 팬심 이상의 마음을 품고 있다. 이렇게 버려진 자식이 갑자기 주인공 앞에 나타나면서 암초를 만나는 전개는 여러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다. 박현준과 박현성(조성현)이 재벌가의 후계 다툼을 벌이는 것 또한 새로운 일이 아니다.
막장과 막장 아닌 드라마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시청자가 공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다. 현실과 동떨어지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극적인 이야기만 추구한다면 시청자는 캐릭터의 이야기에 이입할 수 없다. 유지나와 정해당, 두 여자의 인생은 시청자에게 찰나의 자극이 아니라 긴 울림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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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