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불어라 미풍아’가 예상된 결말로 막을 내렸다.
2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마지막회에서 미풍(임지연 분)과 장고(손호준)는 재결합을 바랐지만 영애(이일화)와 덕천(변희봉)의 반대에 부딪혔다. 다행히 대훈(한갑수)이 미풍의 든든한 지원자가 된 덕에 두 사람은 새 출발했다.
신애(임수향)와 청자(이휘향)는 감방 동기가 됐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옥중 워맨스를 형성했다. 희동(한주완)은 유진(이한서)과 외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냈고, 금실(금보라)은 절에 들어갔다.
‘불어라 미풍아’는 초반과 중후반의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처음만 해도 따뜻한 가족극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다. 마카오에서 만난 어린 북한소녀 승희의 풋풋한 우정과 러브라인이 청량했다. 순수한 아이들과 달리 이념 앞에서 편견을 가진 부모들의 모습도 비추며 풍성한 이야기를 보여줄 거로 예상됐다.
사회적 편견을 겪는 새터민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함께 남남북녀의 사랑을 통해 화해와 성장을 그리는 따뜻한 드라마가 될 듯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개연성 없는 자극적인 드라마로 변질했다.
신애의 악행은 막장 전개의 주축이었다. 탈북 과정에서 미풍 가족의 돈을 훔쳐 달아났고 덕천의 손녀 행세를 하기 위해 영애의 반지를 훔쳤다. 이후 사기 결혼, 납치, 도둑질, 횡령, 누명 씌우기 등이 연달아 일어났다. 후반까지 신애의 악행이 밝혀질 뻔하다가 이를 모면하는 과정이 무한 반복됐다.
하연(한혜린)과의 억지스러운 삼각관계와 금실의 비상식적인 시집살이도 거들었다.
앞서 한 출연진은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사회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향민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소재를 과감히 썼지만 실향민의 아픔보다는 자극이 난무하는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고구마 전개의 끝을 보여줬고 종영을 앞두고야 사이다 한 모금을 들이켰다. 물론 권선징악이라는 뻔한 공식에서 벗어나지진 않았지만, 철저한 인과응보로 마지막에는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자극적인 전개가 절정에 다다를수록 시청률은 웃었다. 51회에서 26.6%까지 껑충 뛰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남는 데는 성공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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