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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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대조되는 두 거포의 행보, 라미레스와 오티스

기사입력 2008.04.18 18:16 / 기사수정 2008.04.18 18:1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초반에 부진했던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전통의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를 7-5로 제압함으로써 10승 7패를 기록, 드디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순위에서 1위로 올라섰습니다.

양키스의 백전노장 에이스인 마이크 무시나를 무너트린 타자는 역시 매니 라미레스였습니다. 라미레스는 무시나를 맞아 솔로 홈런과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최근의 경기의 타격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라미레스는 현재 0.343리에 18개의 타점, 그리고 홈런을 5개나 때려냈습니다. 타격과 홈런, 타점 부분에서 모두 아메리칸리그 10위권(타점 1위, 홈런 2위, 타격 9위)에 들어가는 호성적을 올리며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부진을 말끔히 씻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 시즌에서 라미레스를 제치고 팀 내에서 MVP급의 호성적을 올렸으며 보스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타자인 데이비드 오티스는 0.111의 믿어지지 않는 빈타를 보이고 있습니다. 홈런도 단 1개에 그치고 있고 타점 역시 4개에 불과합니다. 레드삭스의 플랑코나 감독의 배려 하에 지속적으로 3번 타순에서 출장하고 있지만 중심타자의 위력은 현재까진 상실하고 있습니다.

보스턴이 지닌 타순의 장점은 현역 최고의 중심타자 원투펀치라는 오티스-라미레스 콤비의 영향력이 막대합니다. 게다가 5번 타순의 케빈 유킬리스가 올 시즌 들어서 눈부신 화력을 내뿜고 있습니다. 만약 오티스마저 예전의 기량을 다시 되찾는다면 보스턴의 클린업 트리오는 리그 최고로 평가받을 만합니다.

라미레스는 ‘타점머신’이란 닉네임답게 주자가 루상에 진루한 상황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상황에서 더욱 강해지는 ‘클러치 히팅 능력’은 바로 라미레스와 오티스가 모두 지니고 있는 최고의 장점입니다. 벌써 18타점을 쓸어 담으며 또다시 타점왕에 도전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라미레스는 전성기 시절의 스윙 스피드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으며 나쁜 볼과 좋은 볼을 제대로 구분해내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티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받은 무릎 수술로 인해 타격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모두 슬럼프를 겪고 있습니다. 하체 중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니 타격 폼이 전반적으로 흐트러져 있고 볼을 골라내는 인내심과 선구안도 확연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오티스가 위치한 3번 타순은 레드삭스 타선 전체의 구멍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타순의 흐름으로는 가장 중요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오티스의 부진으로 인해 타선의 연결과 흐름이 순식간에 끊기며 그만큼 다음 타순인 라미레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라미레스는 최고의 컨디션과 타격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티스가 못하면 내가 한다.’라는 특유의 넉살과 배짱으로 동료를 다독한 라미레스는 자칫 잘못하면 중심타선의 붕괴가 있을 위기의 상황에서 팀의 타선을 이끌고 있습니다.

오티스도 워낙 좋은 타자이고 몸의 상태가 서서히 완성되어서 자신이 가진 장점들이 하나 둘씩 되찾아 나간다면 언제라도 불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타자입니다. 그러나 현재 오티스가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점을 본다면 이른 시간 안에 회복하는 것은 무리가 많습니다.

초반에 잠깐 동부지구에서 최하위로 떨어졌을 때, 디펜딩 챔피언의 징크스를 겪는다는 예측도 나돌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는 투타의 완성도와 지난해와 그리 달라지지 않은 전력을 생각한다면 단연 이번 시즌에서도 우승후보 1순위로 꼽을 수 있는 팀입니다.

특히 보스턴의 에이스인 조쉬 베켓이 등판한 18일 경기에서는 레드삭스가 경기에서 승리하는 가장 좋은 공식을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8이닝 동안 3실점에 5개의 삼진을 잡고 호투한 베켓과 9회말에 등판해서 멜키 카브레라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리기는 했지만 뒷문을 단단히 잠근 조나선 파펠본의 활약은 레드삭스 마운드가 가장 자랑하는 카드입니다.

여기에 타점 제조기인 라미레스가 두 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3타점을 올려준 것이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점차 투타에서 완성도를 찾아가고 있지만 오티스의 부진은 레드삭스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수술의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없어질 것입니다. 또한, 그와 함께 흐트러진 타격 폼과 볼을 보는 시야도 점차 좋아질 가능성은 큽니다. 오티스의 기량회복 여부는 레드삭스 초반의 전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 (좌부터) 라미레즈, 오티스 (C) 보스턴 레드삭스 홈페이지 (boston.redsox.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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