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11 18:33 / 기사수정 2008.04.11 18:33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세계 유일 입식타격기 메이저단체 K-1의 무제한급대회가 13일, 오후 3시부터 일본 가나가와현의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다.
올해 K-1은 MAX(-70kg) 일본(2월 2일)/유럽(2월 17일)/아시아(2월 24일) 예선과 16강(4월 9일), 무제한급 유럽예선(2월 9일), 종합격투기대회 드림 1(3월 14일)을 개최했으나 무제한급 본대회는 처음이다. 요코하마 대회는 토너먼트가 아닌 단판으로만 진행된다.
이번 대회 제8경기로는 레이 세포(62승 1무 17패)와 바드르 하리(63승 1무 6패)가 격돌한다. 하리는 현 -100kg 챔피언이나 세포는 +100kg로 뛰고 있기에 타이틀전과는 무관한 대결이다. ‘슈거풋’이란 별칭의 세포는 유년기 중국무술인 영춘을 배웠고 이후 무에타이를 수련하며 본격적인 입식타격에 입문한다.
1995년 K-1 진출 후 2000년 요코하마대회 3위, 8강 토너먼트 준우승(2000)/3위(2002)가 구체적 성과의 전부지만 프로복싱 5승 1패, 킥복싱 -87/-98kg 뉴질랜드 챔피언, ISKA -81/-93kg 챔피언, WMTF -79/+86kg 챔피언, WKBA/WKBF +95kg 챔피언, 1992년 킥복싱 -87kg 남태평양 챔피언, 1993년 킥복싱 -93kg 홍콩 챔피언 등 복싱/킥복싱/무에타이로 상당한 성과를 냈다.
180cm의 세포는 챔피언경력체급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래 +100kg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단계적인 증량으로 무제한급인 K-1에서도 강자로 군림한 것은 어떤 칭찬도 아깝지 않다. 신체조건의 열세를 극복하고자 사용하는 일명 ‘부메랑 훅’은 접근전을 선호하는 세포의 강력한 한방으로 유명하다. 2005년 K-1의 종합격투기대회 히어로스 2에는 김민수(3승 6패)와의 종합데뷔전을 KO로 이겼다.
그러나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역으로 신체능력이 건재해야 가능하다. 1971년생으로 어느덧 40대를 바라보는 세포는 지난해 K-1 3연패로 생애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페터르 아에르츠(91승 1무 26패)/세미 스휠트(26승 1무 3패)라는 전·현직 챔피언에게 패한 것은 그럴수있다해도 본선에서 이렇다 할 경력이 없는 비외른 브레기(32승 13패 1무효)에게 진 것은 이변이었다. 202cm 114kg이란 브레기의 체격을 생각하면 세포도 이제 한계라는 비관이 나올만하다.
세포가 지는 해라면 하리는 K-1 20대의 간판이다. 네덜란드(출생지)/모로코(출신지) 이중국적자로 '골든보이'와 '뱀'이라는 상반된 별칭이 있다. 7세부터 킥복싱을 수련한 하리는 네덜란드의 유명지도자들에게 K-1 토너먼트 우승경력의 아에르츠/브란코 치카티치(92승 1무 5패)의 재능을 겸비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전업선수 이전에는 미성년자매춘을 알선하는 포주로 일하는 등 유럽 비주류로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았고 악동이미지로 유명하나 음주/흡연을 거의 하지 않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모로코인 래퍼 아파와 함께 '스탑 마르 인 더 링' '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라는 네덜란드어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2002년 네덜란드 무에타이 챔피언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입식타격선수로 활약한 하리는 2003년 6월, 네덜란드 격투기 대표무대인 쇼타임 대회에 당시 K-1 차기챔피언으로 주목받던 알렉세이 이그나쇼프(74승 14패)의 상대로 출전했으나 KO패 했다. 애초 이그나쇼프의 상대는 무제한급이 아닌 86-95kg으로 주로 뛰는 멜빈 만후프(34승 3패)였으나 불과 며칠 전 하리로 대체됐다. 당시 하리는 준비부족으로 스타와 상대하긴 역부족이었다.
네덜란드 무대에서 안토니 하동크(K-1 2승 1패, 현 UFC/종합 6승 4패)와 게리 터너(26승 3무 9패/종합 4승 1무 1패)를 이긴 하리는 2005년 K-1 이탈리아대회를 통해 메이저무대에 입성했다. 2005년 6월, 쇼타임대회에서 종합격투기 외도를 끝내고 입식으로 복귀한 스테판 레코(61승 1무 14패/종합 3패)에게 뒤돌려 중단차기로 KO 패한 하리는 K-1 8강 예비선수결정전에서 레코와 160일 만의 재회, 뒤돌려 왼발 높이 차기로 KO승 하며 강한 인상을 줬다.
레코에게 설욕한 이후에도 하리의 인기에 한몫한 것이 바로 '패배 후 승리' 공식이다. 2006년 2월, K-1 유럽담당의 아내가 스토킹을 당함을 알자 범인을 폭행하여 구속된 하리는 정상참작으로 석방됐지만 3월 5일로 예정된 피터 그레이엄(54승 1무 11패)과의 오세아니아예선 8강전 준비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그럼에도, 대회전일 기자회견에서 그레이엄과 난투극을 벌이며 악동으로 낙인이 찍혔고 경기에서도 상대특기인 ‘롤링 선더’에 턱이 부서지며 KO패, 구급차로 병원으로 직행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레이엄과의 2차전은 -100kg 챔피언에 오른 후 첫 경기인 지난해 K-1 아시아예선 초청경기에서 열렸다. 하리는 518일 만의 설욕전에서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판정승하며 설욕했다. 하리와 함께 K-1 대표신예로 꼽힌 루슬란 카라예프(160승 9패)와도 2006년 K-1 16강전의 KO패를 지난해 요코하마대회에서 155일 만에 KO승으로 갚아줬다. 악동이지만 97cm 94kg의 날렵하고 매끈한 외모, 패배는 설욕하는 근성/노력을 보여준 하리는 미워할 수 없는 인기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우승경력자 레미 본야스키(62승 14패)와의 8강전은 100kg 안팎의 선수도 경량급 못지않은 빠르기/기술/화려함을 보여줄 수 있음을 입증한 명경기였다. 그러나 결국 경기운영의 미숙으로 판정패한 것은 하리였고 아직 무제한급의 우승경력자에겐 한 수 아래라는 평을 받았다.
우승경험은 없지만 토너먼트 2위/3위 경력의 세포와 대결은 하리에겐 무제한급 강자에게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할 기회다. 반대로 세포가 하리를 꺾는다면 지난해 부진을 단번에 털 수 있다.
피차 승리를 위한 접전이 예상되나 하리가 5월 31일, K-1 MAX(-70kg) 스칸디나비아예선 초청경기로 무라드 부지디(K-1 1승 2패)와 경기하는 것이 변수다. 다음 경기를 생각하여 하리가 신체조건의 우위를 살리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한다면 세포로서는 근접전이 불가피하다. 젊음/운동능력에서 단연 K-1 최고수준인 하리의 움직임을 세포가 따라잡을 수 있다면 경기내용과 상관없이 부활을 기대할만하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레이 세포 : 바드르 하리
레이 세포
별칭: 슈거풋 (Sugarfoot)
생년월일: 1971년 2월 15일 (만 37세)
신체조건: 180cm 103kg
국적: 뉴질랜드
기본기: 영춘(유년기)/무에타이/킥복싱/복싱
입식: 62승 1무 17패 / 주요승리 - 멜빈 만후프, 아젬 막수타이, 루슬란 카라예프, 프랑수아 보타, 까오클라이 깬노싱, 게리 굿리지, 아마다 히로미, 마빈 이스트먼, 밥 샙, 페터르 아르츠, 마르틴 홀름, 힐버르트 이벌, 마이크 베르나르도, 마크 헌트, 애덤 와트, 마이클 맥도널드, 시릴 아비디, 무사시, 스테판 레코, 제롬 르바네
종합: 1승
주요경력: 프로복싱 5승 1패, 킥복싱 -87/-98kg 뉴질랜드 챔피언, ISKA -81/-93kg 챔피언, WMTF -79/+86kg 챔피언, WKBA/WKBF +95kg 챔피언, 1992년 킥복싱 -87kg 남태평양 챔피언, 1993년 킥복싱 -93kg 홍콩 챔피언, 2000년 K-1 요코하마대회 3위, K-1 8강 토너먼트 준우승(2000)/3위(2002)
비고: 2005년 7월 6일 히어로스 2에서 김민수에게 KO승(종합격투기 데뷔전)
바드르 하리
별칭: 골든보이 (The Golden Boy) / 뱀 (The Snake)
생년월일: 1984년 12월 8일 (만 23세)
신체조건: 197cm 94kg
국적: 네덜란드/모로코
기본기: 킥복싱(7세부터)/무에타이
입식: 63승 1무 6패 / 주요승리 - 더그 바이니, 피터 그레이엄, 루슬란 카라예프, 파울 슬로빈스키, 스테판 레코, 게리 터너, 안토니 하동크
종합: 1패
주요경력: 2002년 WPKL 무에타이 네덜란드 챔피언, 2007년 K-1 -100kg 챔피언
비고: 2006년 2월 폭행혐의로 투옥(정상참작으로 석방), 모로코인 래퍼 아파와 함께 네덜란드어 노래 《스탑 마르 인 더 링》(링으로 향하는 발걸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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