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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美 속 현실감…'너의 이름은.', 마니아 넘어 대중 사로잡은 힘①

기사입력 2017.02.09 16:40 / 기사수정 2017.02.09 16:2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국내 개봉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1위 기록을 남기고 국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섬세하고 유려한 영상에 빠져들었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지난 1월 4일 개봉한 '너의 이름은.'은 8일까지 358만 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으며 열풍의 중심에 섰다. 이는 이전까지 국내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 기록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 5165명)을 훌쩍 뛰어넘은 기록이다.

'너의 이름은.'의 흥행은 지금까지 주로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중적으로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일본에서 1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너의 이름은.'은 개봉에 앞서 지난 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팬들을 먼저 만났다. 당시에도 예매 오픈 수 분 만에 일찌감치 티켓이 예매되는 등 심상치 않은 기운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본 개봉 후 이 같은 흥행은 예견하지 못했던 바다. 영화계 관계자는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 흥행을 했을 때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기대가 있던 작품이었다"면서도 "개봉하면 잘 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350만 관객까지는 사실 예상하지 못한 수치였다. '100만 명 정도면 잘 된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흥행에는 입소문도 한 몫 보탰다. 마니아를 넘어 '혼모노 족(族)'이라고 불리는, 극장 상영 중 영화의 스포일러를 누설하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일부 극성팬들의 모습이 드러날 정도였다. 이들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면서 '도대체 이 영화가 뭐기에?'라는 궁금증을 불러 모았다.

이렇게 관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작품성도 함께 인정받았다. 꿈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등으로 은은하게 그려졌다.

'너의 이름은.'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실제로 거주 중인 일본 도쿄 신주쿠 일대를 배경으로 하는 등 사실감 있는 영상으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도 함께 불러일으켰다. 실제 이런 열풍 속에 여행사에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일본 테마여행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순례 투어'라고 불리는, 영화 속 배경이 된 히다 후루카와역을 비롯해 미술관, 도서관, 신사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유머러스한 코드를 더하며 대중성을 확보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손꼽힌다.

지난 2011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을 쫓는 아이'의 홍보 마케팅을 담당했던 관계자는 "예전 작품들을 보면 영상을 예쁘게 잘 만들긴 했지만, 조금 철학적인 면이 많았다"며 "이번 작품은 일부 마니아만 즐길 수 있는 진지한 코드를 넘어 유머러스한 부분을 많이 가미한 점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일반 관객이 보기에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너의 이름은.'의 흥행은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라며 "무엇보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인정을 받으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은 "꿈속에서 몸이 바뀐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과거와 현재의 대비, 유쾌한 해피엔딩, OST 등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분위기를 더하는 완성도가 인기의 핵심"이라며 "워낙 정교하고 사실성이 높다 보니,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보다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런 이미지의 사실성은 물론, 동일본 대지진을 삽입한 것도 현실성을 높이는데 일조하며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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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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