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역시 예능은 캐릭터 싸움이다. 캐릭터가 자리잡은 SBS '일요일이 좋다-꽃놀이패'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최근 방송 중인 '꽃놀이패'는 각자의 캐릭터가 뚜렷해지기 시작하며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시청률도 점차 상승하고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도 심심찮게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반응이 좋아지고 있다.
'꽃놀이패'는 크게 꽃길과 흙길로 나뉘어 체험하며 오로지 환승권으로 본인 혹은 상대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꾸려진다.
지난해 9월 첫 방송 뒤 은지원과 이재원이 하차하고 위너 강승윤과 이성재가 합류하며 본격적인 6인 체제가 완성된 '꽃놀이패'는 시간이 흐를 수록 명확해진 캐릭터가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특성상 캐릭터가 잡히고 관계성이 보이기 시작할 수록 흥미진진해진다.
'꽃놀이패'의 설계자는 안정환이다. 안정환이 그리는 '큰 그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도 한다. 환승권을 갖고 있는 척 상대를 불안에 빠뜨리게 하는 것은 물론 아들 리환을 이용하는 등 전천후로 활약 중이다. '누구도 믿지 말라'는 것이 '꽃놀이패'의 기조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결정적인 순간 흙길로 보낸 사람에겐 반드시 복수한다.
'큰 그림'을 그리는 또 한 사람은 '서PD' 서장훈이다. 그는 프로그램의 그림이 어떤 방향으로 나와야 흥미로울 수 있는 지를 고려한다. 소문난 '깔끔남'임에도 조세호와 흙길 단골손님. 그런 서장훈의 캐릭터를 100% 반영해 최근 방송분에서는 서장훈의 집이 흙길 숙소로 정해졌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환복을 해야하고, 샤워를 위해 따로 시트지까지 다 붙여두는 등 자신의 집임에도 마음 편히 있을 수 없었던 서장훈의 모습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조세호와 유병재는 예능적 재미를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인물들이다. 조세호는 환승권을 자주 뽑지 못하는 흙길 전문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유병재는 '꽃놀이패'의 책략가로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하고 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모습이지만 구구단 김세정에게 보여줬던 삼촌팬의 순정은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강승윤과 이성재는 이들과 호흡을 맞춘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새로운 멤버. 이들은 빠르게 프로그램에 녹아들었다. 강승윤은 젊은 피 답게 항상 활발하고 유쾌하게 게스트들과 어우러지며 활력소가 되어준다. 이성재는 '게임 마니아'. 다양한 게임에 대한 의욕이 넘치는 아재로 활약 중이다.
멤버들의 명확해진 캐릭터와 더 복잡해진 환승권은 재미를 배가 시킨다. 본인을 포함한 누군가를 보낼 수 있는 금색 환승권, 타인을 보낼 수 있는 은색 환승권을 기본으로 최근에는 2인 환승권, 팀 환승권 등도 등장하며 더욱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 게스트로 비가 나왔을 당시에는 첫 날 환승권 대신 각자의 운명을 정하는 운명팀장이 등장하는 등 여러 변화를 주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꽃놀이패'는 막강한 고정 시청층을 갖고 있는 MBC '일밤-복면가왕'과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맞붙으며 뛰어난 시청률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캐릭터와 환승권의 개념이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해지기 시작한 만큼, 재미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일 것으로 보인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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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