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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투자' 엘롯기, 사상 첫 동반 가을야구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7.01.26 06:02 / 기사수정 2017.01.25 18:17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KBO리그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2017년,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시즌이 될 수 있을까.

지난 시즌 LG와 KIA는 리빌딩 추진과 동시에 가을야구까지 경험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엿봤다. 성적이 나오자 투자도 과감해졌다. 이번 FA 시장에서 LG와 KIA는 통 크게 지갑을 열었다. LG는 선발투수 차우찬을 4년 95억에 영입했고 KIA는 4년 100억에 외야수 최형우를 데려왔다. 페넌트레이스 8위로 혼자 뒤쳐졌던 롯데는 얼핏 내부 FA 황재균에만 집중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며 큰 움직임이 없었지만 거취를 고민하던 이대호에게 진정성을 보이며 그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했고, 4년 150억에 계약을 체결하며 프랜차이즈 스타의 복귀를 이뤄냈다.

FA 영입으로 LG와 KIA는 2017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는 허프, 소사, 류제국, 차우찬으로 구성된 4선발을 완성했고, 5선발 자리를 두고 임찬규, 이준형, 신정락 등 영건들의 경쟁이 예고됐다. 외야는 지난해에 이어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돼 리빌딩이 진행 중이며 내야는 보상선수로 영입한 최재원이 가세하며 더욱 치열해졌다. 안방은 정상호와 유강남이 주축을 이룬다. 김지용-임정우 필승조가 버텨주고, 진해수, 윤지웅 등이 받쳐준다면 불펜도 안정적이다.

내부 FA였던 나지완, 양현종을 잔류시키고 지난해 타격왕에 올랐던 최형우를 영입한 KIA는 최고의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헥터 노에시-양현종 원투펀치는 올해도 가동되며, 안치홍과 김선빈이 키스톤 콤비로 본격 나서며 한층 탄탄해진 내야를 기대케한다. 철벽 수비를 보여주는 중견수 김호령과 와일드카드 2차전 '미친 호수비'를 보였던 노수광 등 원석에서 보석으로 거듭나고 있는 자원들도 즐비하다. 김기태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인 만큼, 벤치에서도 높은 성적을 향해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출혈이 생겼지만, 이대호의 복귀로 분위기 전환과 취약점으로 꼽혔던 1루 보강에 성공했다. 손아섭과 강민호, 최준석은 FA를 앞둔 만큼 올해 커리어하이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했고, 파커 마켈을 새로 영입하며 외인 선발진을 꾸렸다. 토종 선발로는 박세웅, 박진형의 성장이 기대를 모은다. 변수가 있다면 제작년 FA로 이적해 온 윤길현-손승락의 선전과 5선발 후보로 꼽히는 송승준, 노경은의 부활 여부다. 투수진이 선전한다면 충분히 4강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됐다.

프로야구 역사에 세 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을 치렀던 시즌은 없었다. 지난 2015년 가을야구에 동반 탈락하며 조롱 섞인 비난도 들었다. 성적과 상관없이 리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세 팀이기에,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이 실현된다면 프로야구 흥행은 보장된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와 KIA가 맞붙었고, 잠실구장 연이틀 매진과 더불어 최고의 명승부로 꼽혔던 2차전 시청률은 7.6%(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양 팀 팬들의 가을야구 열망이 증명됐다. 

전력 보강이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17 시즌 시작 전, 세 팀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승패마진 -14를 극복하고 5할 승률을 이뤄낸 LG는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성공하며 가을을 만끽했다. 5위에 안착한 KIA는 시즌 중반부터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꾸준히 경쟁력을 과시했고, 벼랑 끝 승부였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담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본 두 팀인 만큼 올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2년 연속 정규시즌 8위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쳐져있던 롯데는 재부흥기를 이끌었던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컴백으로 다시 한 번 잘해보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완전한 전력'은 아니지만 스포츠는 흐름에 분명 영향을 받는다. 구단의 투자와 선수들의 마음가짐,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맞물린 이번 시즌이다. 오프 시즌의 분위기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져,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엘롯기 동반 가을야구'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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