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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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양키스

기사입력 2008.03.26 17:50 / 기사수정 2008.03.26 17: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MLB를 논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팀은 바로 뉴욕 양키스입니다. 얼마 전, 뉴요커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02명 중 27%가 뉴욕에 연고지를 가진 모든 프로팀과 아마추어 팀들 중, 양키스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양키스는 가장 폭넓은 팬을 지닌 ‘전국구 구단’입니다. 영화배우인 잭 니콜슨과 빌리 크리스탈, 덴젤 위싱턴, 탐 크루즈, 제니퍼 로페즈등의 연예인들과 저명인사들에게도 가장 사랑받는 팀이 바로 양키스입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월드시리즈의 단독 중계권이 있는 폭스TV는 내심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주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바로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 오르면 시청률에 따른 광고 단가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AL 동부지구의 최강 팀은 더 이상 양키스의 몫이 아닙니다. 오히려 숙적인 보스턴 레드삭스가 2000년대에 넘어와서 두 번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새로운 MLB의 강팀으로 부상했습니다.

또한, 양키스는 시즌이 끝나고 난 뒤, 몸값이 비싼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데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팀이었습니다. 뉴욕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구단이 지니는 막대한 자본을 이용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가며 FA에 나온 거물급 선수들을 싹쓸이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2007 시즌이 끝난 뒤 나온 FA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투수와 타자인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와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지 않았습니다. 양키스를 네 번이나 우승시켰던 명장인 조 토레 감독은 서부 끝자락인 LA 다저스로 떠났고 FA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거물급 선수 영입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개막전이 시작된 이번 시즌을 전망하는 전문가들 중, AL 동부지구 우승팀은 거의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점수를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레드삭스도 변수는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1선발인 조시 베켓이 부상으로 DL 명단에 포함됐으며 마무리 조너선 파펠본의 부상 논란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또한,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한 베켓과 커트 실링의 역할을 제대로 보완하려면 2선발인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활약여부가 레드삭스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레드삭스에 비해 양키스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선발진을 보면 1선발인 왕젠밍이 지난해와 같은 활약을 해준다 할지라도 그 뒤를 잇는 나머지 투수들의 불안은 적지 않습니다.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를 네 번이나 제패할 시절,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투구를 보여준 앤디 페티트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이제 노쇠기에 접어든 마이크 무시나도 예전의 강한 포스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양키스는 모처럼 팀 자체에서 키워낸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투수가 바로 조바 체임벌린과 필 휴즈입니다. 이들은 운 좋게도 양키스란 팀에서 FA 특급 선수들과 트레이드 대상이 아닌 선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올 시즌 내내 풀타임 선발로 뛸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이들이 상반기 동안 어느 정도의 투구를 해주느냐 따라서 양키스의 명암은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타격에서는 지난해와 큰 변동은 없습니다. 단지 현재 호세 칸세코의 약물 스캔들 발언과 증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팀의 중심타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고 자신만의 타격 감각과 스윙 폼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또한,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클리블랜드에 패할 당시에 보여준 양키스의 타선은 짜임새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1번 타자 중 한 명인 자니 데이먼은 간결하고 실속 있는 스윙을 하지 못했으며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의 연결도 그리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양키스가 잘 나갈 당시의 타선은 대형거포는 부족했지만 1번부터 9번까지 출루율과 타점, 그리고 장타율을 고르게 기록한 선수들이 다양하게 포진하며 한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연타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신임 조 지라디 감독의 수완입니다. 과연 전임 조 토레 감독과는 다른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새로운 팀 컬러를 만드느냐에 따라 양키스는 10년이 넘게 출전한 포스트시즌에서 처음 탈락하는 수모를 겪을 수 있고,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시즌은 양키스에겐 특별한 시즌입니다. 바로 야구역사의 산 현장인 양키스타디움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양키스타디움이 처음으로 개장한 1927년에 양키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습니다. 과연 양키스타디움의 시작과 끝을 우승으로 장식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자못 궁금해집니다.

[사진(C) newyork.yankee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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