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3.26 12:28 / 기사수정 2008.03.26 12:28
[엑스포츠뉴스=전호경 기자] 대구 오리온스와 외국인선수를 포함한 3:3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는 서울 SK, 창원 LG와 29승 25패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세 개팀 이상 동률이 나올 경우 관련 팀간 상대 전적으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는 KBL 규정에 따라서 7위가 됐다. 팀 역대 최다승률(전신 대우 제우스-신세기 빅스-SK 빅스 포함)을 기록하고도 2003~04시즌 이후,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서울 SK와 희비가 엇갈렸다.
시즌 막바지에 상위권 팀들을 떨게 한 8위 부산 KTF 매직윙스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6승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또한 원정경기에서 7승 20패로 너무 약했던 것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원인이 됐다. ‘슈터’인 양희승의 영입도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대구 오리온스의 탈꼴찌 경쟁에서는 6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한 울산 모비스가 9위를 지키며,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비록 최하위는 벗어나지 못했지만, 오리온스는 12승 가운데 4승을 4위팀 안양 KT&G를 상대로 챙기는 작은 소득이 있었다. 인천 전자랜드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전정규도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하며 시즌을 마쳤다.
-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29승 25패, 7위)
: 3-6(1R, 공동 8) → H(1-2) / A(2-4)
: 6-3(2R, 공동 6) → H(4-1) / A(2-2)
: 5-4(3R, 공동 5) → H(5-1) / A(0-3)
: 4-5(4R, 7) → H(2-2) / A(2-3)
: 6-3(5R, 6) → H(4-1) / A(2-2)
: 5-4(6R, 7) → H(3-1) / A(2-3)
※ H(19-8) / A(10-17)
팀 역대 최다승률 기록을 세우고도 아깝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로 열린 6라운드 첫 경기에 패하면서 흐름이 좋지 않았는데, 방성윤이 복귀한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도 패했고, 부산 KTF에게마저 덜미를 잡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1.5경기 차로 앞서며 다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전에 뒀지만, 끝내 탈락하고 말았다. 서울 SK, 창원 LG와 동률을 이루고도 떨어졌는데, 최하위인 대구 오리온스전 패배와 서울 SK에 지면서 상대전적 2승 4패가 된 것이 뼈아팠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이지만, 대구 오리온스의 3:3 트레이드 이후의 인천 전자랜드는. 전보다 강해진 것은 맞지만, 특히, 외국인선수 전체 1순위인 테런스 섀넌과 리온 트리밍햄의 콤비플레이를 통해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했던 만큼 나오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여전히 테런스 섀넌만 고득점을 올리는 경기가 더 많았으며, 전정규를 보내고 데려온 빅맨 주태수가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주태수의 부진에, 그간 잘해주고 있던 한정원이 동반으로 부진하며 인천 전자랜드는 더욱 어려워졌다. 김성철과 조우현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부상의 장기화로 인해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고, 아쉽게 시즌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 이후에도 수비는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과, 원정만 가면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차기 시즌의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럼에도, 김성철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 이한권과 신인 정영삼은 팀에 큰 힘이 되었고, 팀은 몇 차례 짜릿한 버저비터로 승리하는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는 오르지 못하게 됐으나, 그 어느 시즌보다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고, 또 보답한 인천 전자랜드였다.
- 부산 KTF 매직윙스(24승 30패, 8위)
: 4-5(1R, 공동 5) → H(2-2) / A(2-3)
: 5-4(2R, 공동 6) → H(3-0) / A(2-4)
: 2-7(3R, 8) → H(2-2) / A(0-5)
: 3-6(4R, 8) → H(2-2) / A(1-4)
: 4-5(5R, 8) → H(4-3) / A(0-2)
: 6-3(6R, 8) → H(4-1) / A(2-2)
※ H(17-10) / A(7-20)
인천 전자랜드보다 심한 원정 승률을 기록한 팀이 여기 있으니, 바로 부산 KTF 매직윙스다. 최하위를 기록한 대구 오리온스(5승) 다음으로 낮은 원정 승률을 기록했다. 울산 모비스(8승)와 함께 원정에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지 못한 팀으로 기록됐다.
황진원과 옥범준을 안양 KT&G에 내주고 야심 차게 영입한 양희승이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고, 송영진도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렸다. 임영훈도 부진했지만, 신인 김영환과 박상오에 후반부터는 역시 신인인 허효진까지 자신감을 얻으면서 시즌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젊은 포워들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안양 KT&G와 마찬가지로 슈터의 부재가 너무도 뼈아픈 시즌이었다. 최민규와 추철민은 신기성의 부담을 제대로 덜어주지 못했다.
부산 KTF 역시 외국인선수로 인해 고전했는데, 대체선수로 들어온 제이미 켄드릭과 칼 미첼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에 적응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한편, 부산 KTF는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5년 만에 여수(부산 KTF는 여수 코리아텐더의 현신이다)에서 개최했는데, 승리까지 거머쥐며 여수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 울산 모비스 피버스(14승 40패, 9위)
: 2-7(1R, 10) → H(1-3) / A(1-4)
: 1-8(2R, 공동 9) → H(0-5) / A(1-3)
: 4-5(3R, 9) → H(2-2) / A(2-3)
: 4-5(4R, 9) → H(2-1) / A(2-4)
: 1-8(5R, 9) → H(1-4) / A(0-4)
: 2-7(6R, 9) → H(0-6) / A(2-1)
※ H(6-21) / A(8-19)
6라운드 대구 오리온스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9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케빈 오웬스가 일찌감치 퇴출당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에릭 산드린이 들어왔지만,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고 부상으로 다. 키나 영이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뛰면서 성실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어필했다. 시즌 전부터 예상은 되었으나, 양동근에 김동우까지 빠진 울산 모비스의 전력은 생각보다 많이 떨어졌다. 서울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형수와 김두현을 데려왔는데, 이마저도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지난 시즌 '마당쇠'라 불리우며 궂은 일을 많이 했던 우지원이 다시 많은 시간을 뛸 수밖에 없었고, 국내선수 가운데 현역 최고참인 이창수 또한 출전시간이 늘어났다. 출전시간과 함께 부담감도 커졌다.
대구 오리온스 못지않게 어려움이 많았던 울산 모비스지만, 유재학 감독은 김효범에게 신뢰를 보냈다. 믿음을 줬고, 또한 함지훈이라는 거물 신인을 키워냈다. 함지훈은 유 감독이 1라운드에서 마지막으로 지명한 선수였다. 함지훈은 전 부문에 걸쳐 맹활약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조금은 일찍 접었지만, 울산 모비스는 당장 보다 나중을 더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함지훈 외에도 박구영(2라운드 1번-전체 11순위)이 잘해줬다.
- 대구 오리온스(12승 42패, 10위)
: 3-6(1R, 공동 8) → H(1-5) / A(2-1)
: 0-9(2R, 공동 9) → H(0-3) / A(0-6)
: 1-8(3R, 10) → H(1-3) / A(0-5)
: 2-7(4R, 10) → H(2-3) / A(0-4)
: 3-6(5R, 10) → H(1-3) / A(2-3)
: 3-6(6R, 10) → H(2-3) / A(1-3)
※ H(7-20) / A(5-22)
김진 감독을 서울 SK로 떠나보낸 대구 오리온스는 창원 LG의 초대 감독이기도 했던 이충희 감독과 계약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오랜만에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도 대구 오리온스 특유의 공격농구를 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개막 2연승을 달렸지만, 김승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은 꼬이기 시작했다. 곧바로 5연패를 당했고, 어렵게 끊었지만 또다시 긴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결국, 이충희 감독은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이후에는 지난 시즌 안양 KT&G에서 감독대행을 맡은 경험이 있는 김상식 코치 체제로 시즌을 꾸려나갔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대구 오리온스=김승현'이었다. 김승현이 빠지면서 김병철은 거의 매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고, 시즌 중후반부터 체력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오용준과 이현준은 드문드문 터졌고, 정재호의 포인트가드 역할은 미덥지 못했다.
이번 시즌 최다인 11연패를 두 차례나 당한 대구 오리온스는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 당시 6강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던 인천 전자랜드와 의견이 맞아떨어져, 3: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마찰을 빚고 있던 리온 트리밍햄과 카멜로 리를 맞바꾸고, 이어서 주태수와 정재호를 보내며 전정규와 백주익을 데려왔다. 주태수는 인천 전자랜드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전정규는 3점슛의 적중률을 높이며 새로운 팀에 잘 적응했다.
신인 포인트가드 김영수도 떠난 정재호와 부상으로 빠진 김승현의 공백을 비교적 잘 메웠다. 이동준도 시즌 막판부터 자신 있게 득점을 올렸고, 리바운드도 잘 잡아내는 등, 변화된 팀에 잘 적응했다. 지난 시즌 4강에서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안양 KT&G와의 대결에서는 4승 2패로 앞서 프로 구단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 6개월의 대장정을 마감한 2007~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는 오는 29일부터, 대망의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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