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원조 드라마왕국 MBC에 위기가 닥쳤다. 과연 무너져가는 왕국을 재건할 영웅은 누가 될까. 가장 먼저 출격하는 건 '미씽나인'의 백진희와 정경호다.
MBC 새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표류한 9명의 극한 생존기를 통해 인간의 본성, 사회 각계각층의 갈등과 심리전을 치밀하게 그릴 작품이다. 유일한 생존자 라봉희(백진희 분)의 증언을 토대로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미스터리 장르물. 죽음을 맞닥뜨린 인간의 군상은 물론 국민을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컨트롤타워, 진실을 덮기에 급급한 정부 등 한국 사회의 뼈아픈 현주소를 짚어낼 예정이다.
백진희와 정경호는 각각 신입 코디네이터 라봉희와 밴드 그룹 드리머즈의 리더이자 생계형 연예인 서준오 역할을 맡았다. 라봉희는 해녀의 딸로 태어나 물고기 배도 거침없이 가르는 담력의 소유자고, 무인도에 표류했을 때도 잡초 같은 생명력으로 실종자 아홉 명의 구심점이 되는 인물. 반면 서준오는 '한때' 잘나갔지만 과거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인기를 잃은 한물간 연예인이다. 혼자서는 은행도 못가고 매니저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는 '극강의 무쓸모' 캐릭터다. 두 사람의 갑과 을의 관계가 무인도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생존이 제일의 과제인 곳에서 묘한 기류를 풍길 예정이다.
두 사람은 1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이 좋고 촬영 현장이 즐겁기 때문에 강한 경쟁작(SBS 새 수목드라마는 '사임당 빛의 일기'로, 이영애와 송승헌이 출연한다)의 존재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두 사람의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다. MBC는 지난해 '원조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저조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 KBS가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크게 두 번 웃었고 SBS도 '리멤버', '닥터스', '낭만닥터 김사부' 등으로 중박은 친 반면, MBC는 최고 기대작이었던 'W'가 13.8%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작품성과는 별개로 결과와는 인연이 없었다.
'미씽나인'은 MBC가 지난해부터 공들인 작품이다. '38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등 인기 장르 드라마를 집필한 한정훈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합류하면서 규모가 더 커지고 내용에 깊이감이 더해졌다. 비행기 추락사고와 무인도 표류 등이 보편적인 소재는 아니지만, 국내 드라마 팬들의 눈이 높아진 만큼 '미씽나인'도 작품성만 보장된다면 '대박 드라마'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BC의 정유년 첫 드라마 '미씽나인'의 성패로 한 해 농사를 가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주연배우 백진희, 정경호의 활약에 많은 눈과 귀가 쏠려있다.
18일 오후 10시 첫방송.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