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빛나는 조연'은 많이 경험해봤다. 이제는 당당히 주인공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가 됐다. 핀 조명을 위해 NC 다이노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확실한 토종 선발 카드다.
2011년 창단 이후 NC는 해를 거듭할수록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1군 진입 두 해째 만에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 NC는 이듬해 2위에 올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았다. 그리고 2016년에도 2위를 마크했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성공했다.
FA 박석민을 영입한 NC는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일명 '나테이박' 중심타선을 구축했고, 이는 그야말로 리그 최강을 자랑했다. 마운드에서는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 두 외인이 원투펀치로 나섰고 이재학, 최금강 등이 활약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NC는 신생팀에도 불구하고 강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하지만 시즌의 마무리는 너무도 허무했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NC는 정규시즌 1위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의 맛을 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야했다. '나테이박'의 침묵도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믿을 만한 토종 선발의 부재였다. 당시 이재학은 승부조작 혐의에 연루돼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최금강과 장현식은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도 애를 먹었던 부분이었다. 이재학도 기복이 있는 상황에서 이태양이 승부조작으로 방출됐고, 이민호는 선발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구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이후 계속 대체 선발들로 로테이션을 막았다. 그 와중에 최금강과 장현식을 발견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해커와 스튜어트라는 외인 원투펀치를 보유했음에도 이들의 힘만으로는 NC가 우승에 다다르기는 어려웠다.
그마저도 NC는 시즌 종료 후 스튜어트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아직 그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새로 KBO리그에 올 외국인선수의 적응력과 능력은 시즌을 치러봐야 알게된다. 이재학의 경우 승부조작 혐의는 벗었지만 두산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시효는는 만료됐으나 KBO의 징계 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할 수 없다.
희망을 걸어볼 부분들은 분명 있다. 작년 11승을 올린 최금강은 올해에도 선발진 합류가 유력하고 장현식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미 정규시즌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구창모는 우완 일색의 NC 마운드에서 균형을 잡아줄 기대주다. 지난해 데뷔한 구창모는 9경기 4승1패 4.95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배재환, 정수민도 기대받는 NC 마운드의 미래다.
2016년 NC는 승부조작 및 은폐, 음주운전 등 각종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다. '치렀다'고 표현하기에 일정 부분 자초한 부분도 있지만 어찌됐든 구단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다. 또다시 우승에 실패한 김경문 감독은 NC와 3년 재계약을 맺으며 대권 재도전에 나선다. 테임즈의 공백 등 NC의 올해 전망이 지난해보다는 어두운 것은 사실이다. 2017년, 과연 NC는 모든 오명을 씻고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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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