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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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김하늘 "'로망스' 당시, 이런 선생님 연기할 줄 알았을까요?"

기사입력 2017.01.05 16:58 / 기사수정 2017.01.05 16:58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배우 김하늘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여교사'로 돌아왔다.
 
김하늘은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에서 자신의 정교사 자리를 치고 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 분)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의 약점을 잡게 된 효주 역을 맡았다. 김하늘은 '여교사'에서 그 동안 보여왔던 청순한 이미지와 달리 독하면서도 섬뜩한 모습을 그려냈다.
 
김하늘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영화를 본 지인들이 "너 좀 무서워. 낯설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김하늘의 남편은 멋있다며 그를 응원했다고.
 
김하늘이 연기한 효주는 보는 사람까지 안타깝게 느낄 정도로 자존감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하늘 역시 효주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김하늘은 효주를 연기하며 느낀 감정에 대해 말했다.
 
"촬영 시기에는 되게 사랑 받고 있었던 시기였어요. 고맙게도 그 부분이 연기에 도움이 됐죠. 작품을 선택하며 아무래도 효주의 감정에 이입되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습니다. 아무래도 20년 동안 사랑 받는 역할을 해왔는데 효주는 열등감 뿐 아니라 모멸감까지 드는 대사가 많거든요. 그런 것을 상상하며 대본을 읽으니 기분이 상해 못할 것 같다고 했는데 효주를 연기하며 잡아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만약 촬영 당시에 나쁜 컨디션이었다면 감정적으로도 힘들었겠지만 좋은 컨디션과 상황이었기에 몰입하기 좋았습니다."
 
김하늘의 말처럼 효주는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캐릭터였다. 학생에게 선생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는가 하면 운동장에서 후배에게 무릎을 꿇기도 한다. 김하늘은 효주의 상황이 주변에 있다면 외면하고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외면하고 싶은 캐릭터지만 배우로서 탐났던 효주에 대해 김하늘은 김태용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 수 있었다.

 
'여교사'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담은 영화지만 자칫 원래 의도보다 교사와 제자의 사랑이나 자극적인 장면에 집중이 될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하늘은 자신만의 생각을 전했다.
 
"모든 캐릭터가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수도 있다는 겁이 들면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 때, 캐릭터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연기를 하면 관객들도 비슷하게 따라 와주시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하다보니 겁을 내기 보다는 확신을 믿고 관객들을 믿는 것 같습니다."
 
김하늘은 '여교사'에서 '거인' 등으로 충무로의 천재라는 수식어의 김태용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김하늘은 김태용 감독에 대해 굉장히 편했다며 많은 대화를 통해 수정을 하고 효주라는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고. 김하늘은 김태용 감독이 신예인 이원근을 신경쓰느라 자신을 많이 신경 쓰지 않아 서운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함께한 현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전했다.
 
극중 김하늘이 맡은 효주는 일에만 집중하고 활기 있는 삶을 사는 인물이 아니었기에 초반 무채색의 의상과 무미건조한 모습을 보인다. 그동안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일로 꼽혔던 김하늘과는 조금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김하늘은 이에 대해서도 환하게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감독님이 무채색 의상에 바지만 입는데도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화면을 보니 정말 안 예쁘던데요. (웃음) 제가 전에 갖고 있었던 이미지를 벗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을 보면 근데 너무 못생겼어요. 멜로였다면 감독님께 항의했을 것입니다. 하하. 그런데 그게 효주 같아서 더 좋았어요."

 
지난 1996년 데뷔한 김하늘은 어느덧 데뷔 20년의 배우가 됐다. 김하늘은 영화 '동감', '동갑내기 과외하기', 드라마 '로망스', '피아노', '신사의 품격' 등에 출연하며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 장르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그런 김하늘이 영화 '블라인드',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 이어 '여교사'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멜로를 넘어 다양한 장르와 폭넓은 스펙트럼의 연기 변신을 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많이 사랑을 받아 감사했죠. 지금도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경력이 쌓이며 연기적인 욕심이 많아지더라고요. 어쩌면 나이가 들 수록 뭔가 도전하는 것이 어렵고 겁이 날 수 있습니다. 도전하며 흥행 스코어가 조금 낮을 수 있지만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다른 부분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게는 용기가 필요했던 작품들이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주시니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더 용기를 내서 연기적으로 펼치고 싶은 캐릭터를 만났을 때 겁내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하늘은 그동안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 하며 "난 선생이고 넌 제자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던 대표작 '로망스'를 빼놓을 수 없었다. '로망스'에서도 그렇고 '여교사'에서도 선생님 역할을 맡으며 묘한 연결고리를 보였다.
 
그는 '여교사'를 촬영하며 '로망스'가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고. 김하늘은 '로망스' 당시 자신도 풋풋했으며 예쁜 역할과 연기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현재에 대해 이제는 풋풋함보다 디테일과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며 "'로망스' 때는 선생님 역할을 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제가 십몇년 후에 '여교사'와 같은 선생님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하늘은 자신의 용기와 도전, 그리고 많은 연구가 이어졌던 '여교사'에 대해 제목에 대한 선입견 보다는 다른 매력이 충분히 많은 영화니 입소문이 났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 = 필라멘트픽쳐스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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