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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읽다] 존박 "느끼하지 않은 심야DJ 어떠세요"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7.01.03 14:00 / 기사수정 2017.01.03 11:36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라디오:읽다] 코너를 통해 일상 속에서 언제나 먼저 말을 걸어와주는 라디오 너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어느덧 한달이 흘렀다. 잠이 오지 않는 늦은 겨울밤, 시크한 듯 하지만 은근히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머물고 있다. 존박이다.

존박은 지난 11월 말부터 SBS 파워FM '존박의 뮤직하이'(연출 구경모) DJ로 매일 밤 찾기 시작했다. 오전 1시부터 오전 3시까지. 팬이 아니라면 듣기 쉽지 않은 시간대지만 고정 팬층이 벌써부터 상당하다. 그의 팬들은 '꿀'떨어지는 목소리에 졸린 눈을 비벼가며 듣고 있다. 존박은 끝까지 함께 해달라는 이야기 대신 졸리면 자야한다고 쿨하게 조언하는 색다른 심야DJ다. 오글거리는 멘트도 스스로가 견디질 못한다. 

'존박'이라는 새로운 DJ의 가능성을 포착한 것은 지난 8월이다. 리우올림픽로 장예원 아나운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장예원의 오늘 같은 밤' DJ로 출격하며 선보인 그의 매력에 라디오국도 매료됐다는 귀띔이다.

존박은 "예전부터 너무 하고 싶었는데 딱 원하는 시간대에 DJ를 할 수 있어서 '이번이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굳게 마음을 먹고 임하게 됐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심야DJ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라디오에 대한 그의 애정은 상당하다. 그는 "라디오를 짧게 하고 싶지는 않아 신중하게 생각을 해왔다"며 "잘리지만 않는다면 최대한 길게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 존박은 'DJ'라는 자리가 마냥 익숙하지만은 않다. 존박은 "이제 좀 익숙해지는 단계인 것 같다"며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고 톤을 찾아가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그가 DJ 제안을 받고 하게됐다는 말에 절친한 김동률은 '하면 좋겠다'고 격려해줬고, 이적은 '애매하게 할 거면 하지 말라'고 그에게 매일 청취자를 찾는 자리에 대한 '책임감'을 이야기하며 조언을 건넸단다. 

파워FM에는 컬투, 김창렬, 김영철, 박소현, 이국주 등 뚜렷한 캐릭터를 지닌 DJ들이 많다. 어떤 스타일의 DJ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음에 잠시 고민한 그는 "심야방송 치고는 담백하고 시크하게 가보고 싶다"며 "그래야 내가 좀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 좋은 밤입니다'하고 느끼하게 가면 느글 거릴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대신 존박은 "좋은 선곡 위주로 흘러가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클로징 멘트 공모 당시 '자장자장', 존꿈꿔요', '오빠갈게' 등의 멘트가 많았다. 존박은 "그게 너무 힘들었다. 작가님은 너무 좋다고 했는데 내가 안되겠다고 했다"며 "피디님도 무뚝뚝한 남자분이라 조금 더 담백한 멘트를 찾기로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심야 라디오는 평소 모습 같지 않은 그런 퍼스낼러티가 있는데, 나는 그렇게 못할 거 같다"며 심야 라디오 특유의 다정하고 간지러운 멘트와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존박의 뮤직하이' 방송 초기 그와 절친한 곽진언을 비롯해 토마스쿡, 선우정아 등이 다녀갔다. 으레 듣는 질문이겠거니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를 묻자 가장 오랜 시간 고민을 했다. 자신의 라디오와 잘 맞은 좋은 뮤지션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한참을 고민하던 존박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싶다"고 신중하게 대답해다.

그는 "'뮤직하이'는 음악 위주의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상대적으로 낮에 하는 방송들은 성향상 앨범과 관련된 인터뷰도 하더라도 깊고 심도있게 음악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뮤직하이'에서는 그런 대화들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히 말을 꺼냈다. 존박은 "음악을 만드는 비하인드들이 있다. 왜 그런 곡을 쓰게 됐고, 가사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뮤지션, 싱어송라이터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며 "자기 곡을 쓰는 사람들과도 많이 뵙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심야에 만난 청취자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내기 DJ의 눈에 비친 청취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존박은 "그 시간대에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근,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고 아이를 재우고 어머니들이 휴식을 취한다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그런 청취자들을 위한 선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담당PD와 함께 논의해 너무 신나는 댄스음악이나, 어울리지 않는 음악은 가능한 배제하고 팝이나 가요 등 분위기 있는 곡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 그의 방송을 듣다보면 해외에서 방송을 듣는 이들도 상당수다. 존박은 그들과 함께 추억과 시간을 공유하며 밤을 채워나가고 있다. 

자칫 녹음 방송을 진행할 떄는 심야 라디오를 낮에 녹음하게 돼 '새벽 두 시' 감성이 살지는 않지 않을까 우문도 던졌다. 이에 존박은 "나는 낮에도 항상 느긋하게 다운되어 있는 편이다. 새벽에 방송을 하든, 낮에 녹음을 하든 내게는 항상 똑같다"고 담백한 현답을 들려줬다. (인터뷰②에 이어)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뮤직팜
[라디오:읽다] DJ 존박이 밝힌 #선곡 #본인곡 #힙합 (인터뷰②)
[라디오:읽다] DJ 존박의 플레이리스트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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