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허전함을 감출 수 없는 시상식이었지만, 무대에 오른 이들의 진심이 전해지던 순간들도 있었다.
27일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방송인 김병찬과 공서영, 배우 이태임의 사회로 열린 제53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 함께 한 이들의 이야기들을 모았다.
▲ 김희진 "칭찬 듣고 상도 받아, 생일 오늘로 바꿔야겠다"
올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활약한 김희진은 뉴라이징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진심 어린 수상소감으로 마음을 전한 김희진에 MC 김병찬은 "수상소감으로 영화 한 편 찍으셨어요"라며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이후 김희진은 이채은과 함께 시상자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채은은 김희진에게 "얼굴에 뭐가 없으시다. 영화에서 안경 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경이 없는 모습도 멋있다"고 칭찬했고, 김희진은 "오늘 칭찬도 듣고 상도 받았으니 생일을 오늘로 바꿔야겠다"고 재치있게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 조정래 감독 "감히 위안부 피해자 영령들 앞에 상을 바친다"
'귀향'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조정래 감독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뼈있는 이야기를 남겨 시선을 모았다. 조 감독은 "'귀향'이 상영할 때마다 타지에서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영령이 돌아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다. 감히 위안부 피해자 영령들 앞에 이 상을 바친다. 앞으로도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일본이 사과하고 배상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특별히 '귀향'이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국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졌는데, 동포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타지에서 힘들게 끝까지 대한민국의 뿌리를 잊지 않고 살아가시는 재일교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덧붙였다.
▲ 우민호 감독 "신기 있냐는 말 들어, 제가 무당도 아니고"
'내부자들'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이 아직까지도 회자된다. '감독이 신기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듣는데, 제가 무슨 무당도 아니고 신기는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윤태호 작가님의 원작 덕분에 가능했다"고 감사인사를 전하며 "부족한 글을 채워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다시 한 번 인사했다.
▲ 이병헌의 뼈 있는 한마디 "대종상, 불명예스럽게 없어지면 안돼"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은 대종상 시상식에 처음 왔을 때를 떠올리며 시상식을 향한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이병헌은 "대종상을 처음으로 받았던 게 20년 전 신인상으로 처음 대종상 무대에 섰던 기억이 난다.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그 무대 위에 서고 싶은 명예로운 시상식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참여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시상식에 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상을 받는 것이 너무 기쁜 일인데, 기쁜 마음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서는게 솔직한 마음이다"라고 토로했다.
"53년이라는 긴 명맥을 유지하고 명예로웠던 시상식이 불명예스럽게 이대로 없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한 이병헌은 "그 명예를 이전처럼 다시 찾는 것이 단시간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노력하는 순간에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대종상 영화제 중계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