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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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대한항공의 '힘겨운 2위 수성'

기사입력 2008.02.06 16:31 / 기사수정 2008.02.06 16:31

조훈희 기자
<외국인 선수 보비와 같은 31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장광균. 하지만 1승의 댓가 치고는 대한항공은 너무 많은 것을 지불해야만 했다. 출처:kovo포토갤러리>

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설 연휴 첫날에 벌어진 NH농협 2007~2008 V리그 서울 중립경기에서 대한항공이 장광균과 보비의 맹활약으로 2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현대캐피탈에게 5세트 20점을 넘기는 듀스 역전의 위기까지 허용하며 세트스코어 3:2로 간신히 승리하며 2위자리는 벼랑끝에서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1세트부터 대한항공의 장기인 강서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현대캐피탈의 서브리시브가 대한항공의 손에 착착 감기는 강서브에 흔들리며 높이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느려진 스피드를 발빠른 장광균이 종횡무진 휘저으며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을 무력화시켰다. 김호철 감독은 송병일을 교체투입하며 반전을 시도했지만 10득점을 올리며 스피드로 코트를 휘저은 장광균의 활약을 막을 수는 없었다.

보비,장광균,강동진의 강한 서브공세를 받아내기 급급한 후인정과 송인석은 급격한 체력저하로 공격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고, 주상용,임시형의 교체멤버들을 활용하며 블로킹으로 승부수를 띄우려는 현대캐피탈은 보비까지 후반 공격에 가세한 대한항공의 조직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V리그가 시작한 이래 이정도로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압도적으로 밀어붙였던 경기가 또 있었나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대한항공의 파상공세는 현대캐피탈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2세트를 압도적인 기세로 따낸 대한항공은 3:0으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전력을 쥐어짜내며 승부수를 띄웠다. 주전 선수들의 공격을 총동원하며 밀어붙인 대한항공. 하지만 너무 성급했을까. 2세트 내내 통했던 서브가 3세트에 안정감을 잃고 범실을 양산했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공격이 빗나가면서 제대로 경기를 풀지 못했다. 추격의 여지를 찾은 현대캐피탈은 주상용,하경민,임시형등의 교체선수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내며 3세트를 따냈다.

김호철 감독이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며, 체력을 아껴 장기전을 준비했던 반면 조급한 심리에 발목잡힌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과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현대캐피탈의 경험과 여유가 빛을 발하고 베테랑 후인정,송인석이 살아난 데 반해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은 계속 흔들렸고, 끝내 4세트를 내주며 3:0 쾌승을 노렸던 경기는 순식간에 승부를 알 수 없는 2:2의 경기가 되었다.

유독 올시즌 뒷심 부족으로 5세트 경기가 많았던 대한항공. 그래서인지 추격을 허용하면서 5세트에 왔지만 선수들의 동요는 없었다. 이미 한차례 5세트까지 가는 극한승부에서 현대캐피탈에 이겨본 대한항공은 보비를 앞세워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였고, 지친 현대캐피탈의 공격수들을 마크해서 유리한 기회를 잡았다.

13:9까지 벌어진 점수차.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뒷심은 무서웠다. 송인석이 맹활약하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 추격에 성공하며 14:14 듀스가 되었다. 이젠 정말 종이 한장 차이의 승부. 정말 치열하게 벌어지는 듀스승부, 하지만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이선규의 속공 미스가 20점대까지 치닫던 5세트 승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장광균이 31득점에 70%가 넘는 공격성공률로 최고의 활약을 했지만, 3:0으로 밀어붙이려던 대한항공의 조급한 경기운영과 마인드로 인해 경기를 패배 직전까지 내줄뻔 했던 운영의 문제는 또다시 고민거리로 남을 것이다.

조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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