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병헌이 8년 만에 악역으로 돌아왔다.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에서 희대의 사기꾼 진현필 회장 역을 맡아 다양한 모습과 감정으로 천의 얼굴을 표현한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
이병헌은 자신이 연기한 진현필 캐릭터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출연을 결정지은 이유도 진회장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이병헌은 "조의석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조희팔 이야기를 쓰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 때만해도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비밀로 했을 정도였다. 뭔가 어두운 영화가 탄생하지 않을까 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영화의 톤과 많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결과적으로는 '범죄오락액션'이라는 장르의 역할에 충실한 재미가 이병헌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이병헌은 "'마스터'를 오락영화로 놓고 보면 그 낢대로의 재미와 흥미가 있었다. 특히 진회장은 상황, 사람에 다라서 모습과 감정을 전부 달리하지 않나. 그런 모습을 재미있게 그리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사기꾼 진현필과 그를 쫓는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 분), 이 둘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를 하는 박장군(김우빈)까지, 각자의 존재감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배우들의 활약 속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이병헌의 존재감은 단연 눈에 띈다.
원네트워크 회원들을 상대로 화려한 언변을 뽐내며 연설을 하는가 하면, 다양한 정·관계 인맥으로 법의 테두리를 교묘하게 피해가며 야비한 사기꾼의 얼굴을 드러낸다.
이병헌 스스로도 캐릭터 자체를 이해하고, 설득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던 시간이었다.
이병헌은 "영화를 보러 오시는 관객 분들은 제가 사기꾼으로 나온다는 걸 알고 오시지 않겠나. 그렇지만 첫 신에서 연설로 원네트워크 회원들을 설득시키는 것처럼, 관객들에게도 제 역할을 설득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관객들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또 저를 쫓는 김재명의 입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실제 연설 장면을 위해 조의석 감독이 연설문 수정에만 한 달 가까운 시간을 쏟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해 겨울 개봉한 '내부자들' 이후 올해 열린 각종 연말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건재함을 자랑한 그다. 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주목받는 '마스터'의 중심에 서 있는 지금도, 항상 자신의 영화를 볼 때면 "객관성을 찾기 힘들어 어렵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광해'나 '내부자들'도 그랬다. '마스터'도 사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좀 힘들더라. 주변 사람들에게 연기, 영화에 대한 평을 계속해서 물어보곤 한다. ('마스터'를 관객 입장에서 보니) 러닝타임이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보기 전에 화장실을 꼭 들렸다 가면 좋지 않을까"라며관객들에게 관람 팁을 전해 웃음을 함께 안겼다.
이병헌은 올해만 할리우드 영화 '미스 컨덕트', '매그니피센트7'을 비롯해 주연만큼이나 높은 관심을 받았던 '밀정'의 특별출연, '마스터'까지 한 해를 꽉 채운 활약을 이어왔다. 다가오는 다음 해에도 당장 '싱글라이더'의 개봉까지, 이병헌의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계속해서 이어질 예정이다.
할리우드에서의 활동을 떠올린 이병헌은 "아직까지는 수많은 작품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입장이 아니다.(웃음) 그렇지만 액션 배우로의 이미지가 굳어지기 전에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면서 할리우드에서의 활동 청사진을 함께 그리기도 했다.
이병헌은 진현필 역을 "소중한 캐릭터다"라고 설명하며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 범죄오락액션 장르인만큼 누구나 유쾌하게, 신나게 즐기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는 부분도 있다. 이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지도 궁금하고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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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