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분명히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였다. 하지만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후반부로 갈수록 땅을 찾기 위한 사채업자와의 갈등에 집중하며 메인 커플의 사랑이야기가 사라져갔다.
김영광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시청자들이 난길이가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할까봐 걱정됐다"며 "난길(김영광 분)이가 나리(수애)에게 하는 행동의 이유가 불확실해 보일 수 있었다. 특히 난길이가 마지막에 다다금융에 쳐들어가는 신을 찍을 때는난길이가 착한애인지 나쁜애인지 나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떻게보면 가만히 있는 금융 기업 하나를 무너뜨린건데"라며 "난길이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난길이도 검찰에 소환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난길의 마지막을 설명했다.
로맨틱코미디라는 극의 장르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았다. 로코 남자 주인공으로서 김영광은 "나는 로코적인 요소를 좀 더 길게 끌었으면 했다. 난길이와 나리가 가까워지는 것도 더 늦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찍 사랑을 시작한 만큼, 연기할 때 생각할 게 더 많아졌다"며 어려웠던 점을 밝혔다.
이런 자신의 생각을 연출이나 작가에게 제시해보진 않았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하겠다'가 아니라, '이렇게 해도 되는 거 맞느냐'라는 어떤 질문을 많이했다. 하나의 장면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의 모두가 같은 해석을 따르지 않으면 혼선이 올 것 같았다. 수애 선배님이랑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시청자분들이 보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답했다.
우리 집에 갑자기 나타난 연하 새 아빠와의 로맨스. 처음 드라마를 홍보할 때 공개된 줄거리와는 많이 다르게 흘러갔다. 출연 배우들도 전체적인 틀을 알고 들어간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는 "후반부에는 대본을 늦게 받으면서 했다. 주변에서 '너는 대체 뭐 하는 애냐', '아픈 거 맞냐', '죽냐' 등 후반부 전개에 대해 많이들 물어봤는데, 나도 몰라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주어지는 대로 감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 다만 어떻게든 쉽게 보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고충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에 사는 남자' 시청자들에게 고난길은 '역대급 남자 주인공'이라는 반응이다. 여자주인공을 향한 인생을 바친 '직진로맨스'는 판타지 그 자체였기 때문. 김영광 역시 이번 작품으로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칭찬 받으며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전까지는 칭찬을 많이 받아본 적이 없다며 쑥스럽게 웃던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싸우다가 의자로 맞는 장면이 있었다. 합을 맞추고 촬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손발이 안맞아 제대로 맞았었다. 맞고나니 반나절동안 머리가 띵하더라. 아파서 기억에 남는다. (웃음)"고 답했다. 로맨틱한 명대사와 명장면을 기대했던 기자에게는 의외의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여성시청자들을 사로잡아야하는 로맨틱코미디 남자 주인공으로서,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나왔어'라고 생각하는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상반신 탈의 신"이라며,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시청한 사람들에게는 뇌리에 콕 박혀있는 그 장면을 꼽은 김영광. 정확히는 "탈의를 하기 전 전화를 할 때, 조명으로 얼굴 반을 나눠주셨는데 그 장면이 멋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의 탈의 신'에 대한 비화도 전했다. 드라마 촬영 초반, 영화 '원더풀 라이프'(가제) 촬영과 겹치며 바쁘게 촬영했다는 김영광은 "영화를 찍으면서 살이 많이 쪘다. 원래는 영화 촬영을 마치고 바로 다음 날 상반신 탈의 신을 찍어야 했는데, 더 멋진 장면을 위해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물과 맛밤만 먹으며, 몸을 만들었다. 촬영 후 집에 오면 아무리 피곤해도 꼭 한시간씩 운동을 했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장면이다"고 시청자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문제의 상의 탈의 신에서 잘 만들어진 그의 몸만큼이나 시선을 강탈했던 문신에 대해서는 "고를 수 있는 문신의 종류가 한정적이었다. 분장실에 데려가서 판박이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데 못 고르겠더라"며 "오히려 큰 문신 하나가 등 전체를 휘감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되물었다. 아쉬웠던 점 뒤에, 꼭 하나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책을 덧붙이는 모습이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을 짐작게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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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