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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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박철민, B급 배우라 행복한 최고의 신 스틸러

기사입력 2016.12.18 14:00 / 기사수정 2016.12.18 11:43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신 스틸러'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나 독특한 개성으로 주연 못지 않게 주목을 받은 조연을 의미한다. 배우 박철민 만큼 '신 스틸러'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이는 없다. 박철민은 그렇게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빛나게 해주고, 주연보다 더 빛나는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박철민은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에서 철구 역을 맡았다. '커튼콜'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 극단이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며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 상황 속에 무대를 완성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철구는 과거 유행어를 가진 개그맨이지만 아직도 자신을 보고 자꾸만 웃는 사람들 때문에 무대에 대하 트라우마가 있다.
 
박철민은 장현성과 함께 '커튼콜'을 오롯이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박철민은 '커튼콜'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영화의 코미디적이 상황이 그대로 살려지며 잔가지들은 정리가 된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에로 극단이 꿈에 드리던 '햄릿'을 도전해보고 실수와 소동으로 관객들이 떠나기는 하지만 완주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완주를 한다는 것, 그런 인생은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대로 담긴 것 같아 만족하고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박철민은 '커튼콜'의 시나리오를 받고 누구나 한번 쯤 지나왔던 어려웠던 시간을 담은 것이기에 공감을 느꼈다. 배고팠고 추웠지만 설레고 행복했던 시절을 영화로 만드니 궁금하고 색달랐기에 영화로 만들어 질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장현성이라는 든든한 동생이 자리잡고 전무송을 비롯해 연극에서 유명한 배우들이 함께 한다는 이야기에 흔쾌히 출연에 응했다.
 
철구는 박철민과 닮은 구석이 많다.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개그맨 출신의 철구는 연기를 하고 싶지만 무대에 올라가면 대사를 외우지 못하고 엉뚱한 애드리브만 펼친다. 박철민은 최근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코믹 연기 전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 박철민의 솔직한 고민이 드러난 것이기도 했다.
 
"예상치 못했던 통곡을 해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하하. 망신을 당했지만 그 부분도 저였고 배우 박철민의 모습이었어요. 가슴앓이 했던 것이 북받치듯 나와서 어색하고 당황스러웠지만요. 제가 대중에게 사랑 받는 계기가 됐던 것도, 지적 받았던 것도 애드리브를 하는 철구의 상황과 묘하게 겹쳐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오버하는 모습도 연기의 한 축이지만 절제하고 생각하는 것도 연기에 깊이를 줄 수 있는 방법이었거든요. 그런 것을 깨달았던 과정이기에 눈물이 났습니다."
 
이처럼 박철민은 코믹 연기 전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웃기는 역할도 했지만 웃기지 못한 적도 있었던 그였기에 부담이 남달랐던 것이었다. 박철민은 악역이나 다른 캐릭터를 만나니 신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다양하게 자신이 신나서 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말했다.
 
"앞으로도 좀 더 절제하고 여백도 주는 캐릭터도 만나고 싶습니다. 어떻게 되든 제 몫이겠죠. 그 어느 곳보다 B급이 필요한 곳은 바로 여기인 것 같아요. B급의 역할이 채워져야 A급이 빛나죠. 늘 달라지고 나아지는 박철민이란 느낌을 계속 가질 수 있다면 제게는 너무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철민은 '커튼콜' 이후에도 계속해 작품을 소화할 예정이다. 바쁘지만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박철민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가 정말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많은 역할을 해봤던 그지만 세상에서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미운 악마 같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박철민은 요즘도 '이 재밌는 일을, 행복한 일을 제대로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가 자신의 화두라 밝혔다. '두껍고 짧게'라는 생각보다 '길고 가느다라게' 배우를 할 수 있다면 행복하다 말한 그는 앞으로의 생각에 대해서도 말했다.
 
"배우라면 화두나 걱정이 비슷하지 않을까요. 최고의 배우들은 다르겠지만. (웃음)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이 걱정되고 그래요. 죽는 날까지 연기를 한다면 그보다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 돈은 더 벌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 것보다 더 생기거나 너무 여유로워지면 안돼요. 맛있는 안주를 먹고 우리 딸들 등록금을 줄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좋지요."
 
true@xportsnews.com / 사진 = 봉봉미엘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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