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올해를 정리하며 돌이켜보니, 나영석 PD 걱정은 정말 시간 낭비이자 기우에 불과했다. 나 PD는 누가 뭐라든 자기의 길을 갔고, 시청자는 이에 응답했다.
tvN의 예능 프로그램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나영석'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나 PD는 올 한해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를 시작으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신서유기 2', '삼시세끼 고창편', '삼시세끼 어촌편3'까지 그야말로 쉬지 않고 일했다. 시청자와 함께한 릴레이 세계여행인 '80일간의 세계일주' 총책을 맡기도 했다.
'꽃보다 청춘' 시청률이 부진하며 나 PD 사단의 능력에 의문을 품는 여론이 일었다. 나 PD를 향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PD는 '신서유기2', '삼시세끼 고창편'과 '어촌편3' 등 장소와 멤버를 바꾸는 모험을 흥행이라는 과녁에 적중시키며 모든 의심을 잠재웠다. '신서유기2', '삼시세끼 고창편'의 막내 안재현, 남주혁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활약으로 tvN을 함박웃음 짓게 했다. 현재 방송 중인 '어촌편3'에서는 이서진을 바다로 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에릭, 윤균상과의 호흡이 잭팟을 터뜨리며 순항 중이다.
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인 Mnet '슈퍼스타K'는 여덟 번째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청률, 화제성 모두 잡지 못했다. 한때 국내 예능계를 장악했던 음악 오디션 포맷의 쇠퇴과 함께 시청자의 관심도 뚝 떨어진 것. 또 하나의 장수프로그램인 tvN 'SNL 코리아' 역시 시즌 후반 벌어진 성추행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무뎌졌던 사회 비판의 칼날을 날카롭게 갈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많은 예능이 생겼다 사라지는 가운데,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내 귀에 캔디', '노래의 탄생', '소사이어티 게임' 등은 성공의 가능성과 과제를 남긴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비교됐는데, 리얼리티와 픽션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오히려 그 경계를 흐려 몰입도를 높였다. '내 귀에 캔디'는 진짜 소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비밀 친구와의 색다른 관계로 설렘을 안겼고, '노래의 탄생'은 프로 중의 프로들의 불꽃 튀는 경쟁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큰 기대 속에 시작한 '소사이어티 게임'은 1% 미만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 방송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험적 포맷이기에 조금 더 두고 볼 가치가 있는 문제작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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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